사람의 앞일은 정해져 있을까?
젊은이가 내게 물었다. 질문의 글자 수는 겨우 아홉 글자.
어떻게 답할까, 순간 머릿속이 분주해진다. 간단히 답하려면 1초면 충분하겠고 어느 정도 이해가 가게 하려면 3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다.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자네가 말하는 것은 사람의 “앞일이” 미리 정해져있는지, 뭐 그런 것이 궁금하다는 건가?
그러자 그 젊은이는 네, 대충 그렇죠 하고 답했다.
그런데 말이야,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말과 앞일이 정해져 있다는 말은 그 의미가 제법 다르거든, 뭐든 자세히 파고들면 복잡해지잖아.
그러니 간단히 답해보지. 사람의 앞일은 정해져 있지 않아, 그런데 운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해져 있어.
젊은이는 잠시 멍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금방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러니까 너무 따지고 들지 말자고.
그러면서 나 호호당은 약간의 보충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운명이란 단어는 운과 명이란 두 단어의 결합
운명이란 단어는 運(운)이란 단어와 命(명)이란 단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두 단어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지. 서양의 경우 흔히 운명을 'fortune'이라 부르는데 이는 運(운)에 해당되는 말이고 命(명)에 해당되는 말은 'destiny'란 단어가 있어.
따라서 운명이란 단어를 영어로 바꾸면 fortune and destiny가 되겠네.
오늘날엔 일반적으로 운명이라 부르지만 원래는 命運(명운)이란 말을 더 많이 썼어. 최근엔 힘을 주어 말할 때 가령 국가 또는 기업의 명운을 걸고 어떤 일을 추진한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약간 웃기지. 같은 말인데 말이지.
운이란 무엇인가?
먼저 運(운)이란 단어부터 얘기하지. 운의 뜻을 보면 움직이다, 옮기다, 이런 뜻이라 되어 있지만 그 외에 “갔다가 돌아온다”는 뜻도 있어. 실은 이게 원래의 뜻이야.
운이란 한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軍(군사 군)자가 결합한 모습이지. 군대가 적을 공격하기 위해 멀리 갔다가 돌아온다는 뜻이거든. 그래서 갔다가 돌아온다는 말은 결국 回轉(회전) 또는 循環(순환)을 뜻하고 있지.
우리가 살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순환이 뭐 있지? 하면 바로 한 해 사시사철, 계절의 순환이잖아. 그래서 운이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 바퀴 쭉 돌아오는 거를 뜻해.
서양에서 운을 뜻하는 fortune은 원래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fortuna라는 여신의 이름에서 온 거야. 위와 아래를 번갈아 돌아가는 수레바퀴, 오늘날로선 ‘대관람차’를 생각하면 되지. 그걸 타고 있으면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그렇게 반복하면서 즐기는 놇이기구잖아, 그게 바로 포르투나 여신이 돌리는 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왔어.
위로 올라가면 멀리 바라보면서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이고 밑으로 깔리면 고생하는 거지, 그렇게 돌고 도는 인생사가 바로 운이고 여신 ‘포르투나’가 돌리는 수레바퀴인 거지.
명이란 무엇인가?
그러면 이제 命(명)이란 말에 대해 얘기하지.
命(명)이란 궁궐에 앉은 왕이 명령을 내릴 때 함께 주는 信標(신표), 즉 증거물을 뜻해, 왕이 직접 준 것이니 가는 곳마다 보이면 따르도록 되어 있는 물건, 권위의 상징이지. 그런데 왕의 명령은 목숨을 걸고 완수해야 하기에 나중에 목숨을 뜻하는 의미도 담겼어.
과거 계급사회에서 命(명)은 일종의 신분제를 뜻하기도 해. 그리고 계급사회에서 하층민들의 반발을 누르기 위해 天命(천명)이란 단어까지 만들어진 거야.
그러니 명이란 단어는 넌 노비로 태어났으니 노비로 살다 죽어, 난 귀족이니까 귀족답게 누리면서 살고. 이런 의미가 담겼다는 말이지. 다시 말해서 貴命(귀명)은 높은 신분이고 賤命(천명)은 노비인 거지. 그렇기에 정해진 길, 서양의 경우 destiny와 유사한 면이 있지.
그런데 오늘날은 적어도 공식적으론 계급사회가 아니잖아. 그러니 명이란 단어는 적절하지가 않아. 따라서 사주와 운명을 따질 때의 명이란 타고난 유전적 소양, 즉 물려받은 DNA의 구성을 말한다고 볼 수 있지.
유전적 기질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결정되어 있잖아. 그런 의미에서 명은 정해져 있다고 말할 수 있지. 그리고 운이란 태어나는 순간의 생년월일시를 보면 운의 순환이 정해져 있어.
운의 순환을 처음으로 정확하게 규명해낸 나 호호당
사실 이걸 알아낸 최초의 사람이 바로 나 호호당이지. 기존에 중국에서 전해진 사주명리학은 정확성이 없어서 두루뭉술하지만 나 호호당이 발견해낸 것은 그야말로 정확해, 아주. 이로서 운명학은 비로소 근대화가 된 셈인데 언젠가 세상이 인정해주는 때가 올 거야.
그런데 말이지, 앞서의 얘기, 사람의 앞일이 전해져 있는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얘기가 되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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