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생텍쥐페리의 운세

 

 

 

“어린 왕자”란 제목의 짧은 동화책이 잇다는 것을 들어보셨거나 어쩌면 읽어보셨을 것이다. 성인을 위한 동화책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나 호호당도 아주 오래 전 젊은 시절 국내에 처음 번역본이 나왔을 때 읽었는데 장미와 나누는 대화가 너무 아름답고 가슴이 저려서 그 이후로 다시 읽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그런대로 잘 기억하고 있다.

 

그 작가는 생텍쥐페리란 이상한 발음의 프랑스 사람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이름 앙투안(Antoine)은 영어식으론 앤써니(Anthony) 정도가 되겠다.

 

오늘은 이 사람의 운명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한다.

 

1900년 6월 29일 아침 9시 15분에 출생했다. 庚子(경자)년 壬午(임오)월 癸酉(계유)일 丁巳(정사)시가 된다.

 

태어난 해가 庚子(경자)라서 충분한 기운을 받고 있기에 기의 절정인 입추는 癸未(계미)년이 되겠다. 계미년은 1943년인바 그 해가 입추였다는 점은 그가 남긴 최고의 작품 어린 왕자가 바로 1943년 바로 그 해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된다.

 

그런데 그가 사망한 것은 1944년 7월 31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사망이 아니라 비행 임무를 수행하다가 돌아오지 않았으니 실종되었다. 예전에는 어떻게 운기가 한창인 입추 다음 해에 사망할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했다.

 

 

생텍쥐페리가 운세가 한창일 때 세상을 떠난 까닭은 

 

 

하지만 오랜 경험과 연구를 거친 지금에 이르러선 2차 대전에 종군 중이었으니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나아가서 그 속에 담긴 더 깊은 의미도 알고 있다.

 

어린 왕자를 읽어보면 소행성에 살고 있는 어린 소년이 어쩌다 지구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사막에서 한 송이 장미를 만나서 가슴 저리게 애틋한 사랑의 대화를 나눈 후 결국 뱀에게 물려서 원래 자신의 별로 돌아간다. 즉 이승에선 독에 중독되어 사막에서 쓰러져 죽는다.

 

생텍쥐페리 또한 운세가 한창일 때에 자신이 몰던 비행기의 추락으로 이승을 떠났다. 자신의 별로 돌아간 것이다.

 

독일군 전투기에게 피격을 당했는지 아니면 스스로 바다 속으로 비행기와 함께 다이빙을 했는지 그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그로서 그는 진짜 ‘어린왕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60년이 흘러 우리에게 되돌아온 생텍쥐페리 또는 어린 왕자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오늘 이 글을 쓰는 까닭이기도 하다.

 

1943년 그의 운세 입추의 해 4월에 어린 왕자가 영어판과 프랑스어판으로 출간이 되었고 그로부터 60년, 정확하게 60년 한 순환주기가 지나간 2003년 가을, 9월 27일에 그가 몰았던 비행기의 잔해가 지중해 바다 속에서 인양되었다.

 

60년 전에 실종으로 처리되었던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가 되어 되돌아온 것이다. 비행기의 잔해는 프랑스의 박물관에 보존되었다.

 

 

한 번밖에 읽지 않았으나 평생 가슴 속에 간직한 책

 

 

1943년에 출간된 어른을 위한 동화책 “어린 왕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 3,4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는데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보나마나 1등은 성경책일 것이고.)

 

어린 왕자, 젊은 날의 나 호호당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일러준 소중한 책이고 인연이었다. 두 번 다시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한 번밖에 읽지 않았지만 여전히 기억하는 몇 대사가 있다. 그 중에 하나,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란 구절이 그것이다.

 

우리의 삶은 사막이기도 하고 저마다의 샘을 찾아 헤매는 여정인 것도 같다. 물론 그 샘이 있는 오아시스는 신기루 속에서만 보이는 환상일 수도 있으리라.

 

 

사람은 가도 운의 순환은 그대로 이어져간다는 사실

 

 

사람은 죽어도 운세의 순환은 그대로 이어져간다. 1943년이 입추였던 생텍쥐페리는 60년이 흘러 2003년에 다시 입추의 운을 맞이했고 또 다시 2963년에 세인의 주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침 산책을 하면서 보니 청람의 하늘에 새털구름 높고 사뿐하게 떠있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허덕이다가 불현듯 더위 가시고 나니 이미 늦가을이다. 한 해가 다 갔구나 싶다. 그러니 우리의 삶도 어느 날 문득 다 살았음을 느끼는 것과 같구나 싶다.

 

이에 이 가을, 내 블로그의 글을 읽어주는 모든 독자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한다.

 

(주식강좌 내용을 준비하느라 며칠 글을 올리지 못했다. 다시 열심히 글을 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