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이 윤택해야 편한 법인데
며칠 전 올린 “썰물의 중국경제”란 글의 말미에 “이제 우리 문제, 우리 경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전망해볼 필요가 있겠다”란 말을 했는데 이 주제에 대해 며칠간 썼다 지우고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게 있다, 주변이 윤택하면 나도 덩달아 그 혜택을 본다는 거. 주변이 윤택하면 질시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건 뭘 몰라서 그런 거고 말이다.
중국, 의료보험이 취약해서 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지금 중국이 정체에 빠졌고 내수가 영 좋지 못하다. 사람들, 중국식 표현으론 인민들이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하기에 바쁘다 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교육비 그리고 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라 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엔 의료보험이 우리에 비해 굉장히 열악하다. 가령 직장인이라 하면 의료보험은 그 사람에게만 해당이 되고 나머지 가족은 해택이 없다. 혜택을 받으려면 가족 수만큼 곱해서 내야 하기에 우리보다 훨씬 비싸다. 이 경우 회사에선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병에 걸려 치료할 경우 그간 낸 돈만큼만 즉 충전된 금액만큼만 혜택이 있어서 그를 초과할 경우 별도로 더 돈을 지불해야 한다. 가령 10만원씩 5년간 납입했다면 600만원인데 암에 걸려서 치료할 경우 수 천 만원이 든다. 초과비용은 고스란히 다 지불해야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이게 무슨 의료보험인가 싶다.
중국?, 명색이 사회주의라 하는데 인민에 대한 복지와 사회보장이 저처럼 엉망이다. 쿠바 사회주의? 병원은 거의 무료지만 다만 문제는 약이 없다. 사회주의는 사회주의가 아니다.
그래서 코로나19 이후 중국 사람들은 혹시나 생길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저축하고 있고 그 바람에 내수는 엉망이다. 중국을 잘 아는 이철 박사의 말에 의하면 고급 요리집이 짜장면 집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은 미국이 좋아보이지만
몇 년 사이 미국 경제만 좋아 보인다. 성장률이 괜찮다, 작년 2023년의 실질성장률이 2.5%로서 우리의 1.4%(한은 발표)보다 훨씬 높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해 풀려난 돈의 효과라 하겠으며 멀지 않아 차기 미국 정부가 들어서면 오히려 그 비용을 치르지 않을까 싶다. (이 점에 대해선 나중에 별도의 글로 얘기하고자 한다.)
유럽 전체가 비틀거리고 있어서
그리고 현재 목하 유럽, EU와 영국 모두 엉망이다.
EU를 이끄는 독일과 프랑스 모두 극우세력이 엄청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 지지층이 누구냐 하면 노동계층이다. 노동계층은 원래 좌파 성향이어야 하는데 왜 우파도 아니고 심지어 극우일까?
여기엔 이민자들에 대한 경계와 혐오가 있다. 프랑스의 경우 북아프리카 이민들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갉아먹고 있고 독일의 경우 터키 이민의 2세대들이 그렇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극우강성이다.
EU를 만든 것이 독일과 프랑스인데 그들이 어설프게 이민을 대거 허용해서 저렴하게 부려먹다가 오늘날 저 꼴이 났다, 비싸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U 내의 상당수 사람들이 유럽연합을 깨고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 또한 극우세력에 포함된다.
독일의 경우 과거 나치즘(국가사회주의)의 재판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독일 연방의회라든가 지방의회에서 1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이고 최근엔 스웨덴도 그 비슷한 극우정당이 맹렬히 성장하고 있다.
EU 맹주 독일과 프랑스, 침체에 빠져들었으니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선 경제 상황 또한 독일과 프랑스 모두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독일 폭스바겐이 독일내 공장을 폐쇄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그게 그냥 공장 하나 없애는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폭스바겐은 공장 폐쇄와 관련해 고용안정 등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취소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식 고용과 노동 시스템이 뿌리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예전 일본이 잘 나가던 시절의 ‘종신고용’이 거품 붕괴 후 사라져버렸듯이 독일식 종신고용 또한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이 점에 대해 참 할 말 많지만 일단 분량 관계상 줄인다.)
작년인가 독일 GDP가 일본을 누르고 제2위를 차지한 적이 있지만 그건 일본 엔화가 너무 심하게 저평가된 바람에 생겨난 착시현상이고 독일 경제는 현재로선 답이 없다.
강소기업이 많은 독일 얘기는 대략 15년 전의 얘기이고 지금은 벤츠나 아우디, BMW, 폭스바겐 등등 대표주자들이 모두 부진하다. 특히 전기차에서 취약하고 중국 현지 공장을 많이 하다 보니 기술을 엄청 빼앗겨서 이젠 진짜 ‘별로’가 되었다.
프랑스 경제 역시 마찬가지, 분량 관계상 줄인다.
비상상황의 영국
영국? 두 달 전 7월의 총선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2019년 총선에서 전체 의석 650석 중에서 보수당은 365석, 노동당은 202석이었는데 이번 총선에선 노동당이 412석, 보수당이 120석을 얻었다.
노동당의 의석이 더블, 보수당은 1/3 토막이 났다. 잘 하면 영국 보수당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영국 역시 지금 상황이 엄청난 변화를 시도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다.
이 모두 중국이 갉아먹은 것이 크다
이 모두 크게 보면 중국이 미국과 일본 유럽의 산업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중국 현지 생산이 인건비 싸고 환경규제가 없어서 그간 이른바 “꿀을 빨았던” 그들이지만 이젠 비용을 치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역시 그런 점에서 일정 부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압력과 균열
그저께 20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 워싱턴 DC의 IMF 본부에서 행한 연설에서 “지금 세계 경제가 1920년대 불황 때와 비슷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가 경제 민족주의, 세계 무역 붕괴, 대공황을 초래한 1920년대의 압력에 버금가는 '균열'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였다.
미중간의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간섭, 유럽 제조업체들의 중국 철수 등등 많은 일들이 최근에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좋을 까닭이 없다. 오늘 글은 본격적으로 우리의 경제 나아가서 크게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얘기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고 보면 되겠다.
구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보는 가을 하늘 푸르고 아름답다. 정말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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