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다. 새벽부터 벚꽃들이 이제 막 열심히 열고 있다. 양재천변을 따라 피어날 벚꽃들은 이번 주말이면 절정을 이룰 것  같다. 늘 보아왔지만 그럼에도 참 신기한 일이다. 병들었던 나 호호당의 몸도 이제 막 급격하게 좋아지고 있다. 개화 시기에 맞추어 늦지 않으려는 사람의 의지이고 올 한 해 제대로 살아보려는 안간 몸부림이다. 

 

 

아침 8시 8분, 산책을 나갔다. 발바닥 신경통과의 연이은 힘겨루기이다. 겨우내 싸웠다. 겨우내 몸 여기저기 여러 군데의 힘든 증세들과 상대해왔다. 이제 대충 마무리가 어디쯤인지 보인다. 물론 승리는 나 호호당의 것이다. 90 너머까지 힘차게 살기 위해 지금 이러고 있다. 꽃들아, 벚나무야, 너희들도 고충이 있겠지? 하고 물어본다. 살아있는 것치고 고통을 모르는 게 어디 있다더냐!  그래 같이 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