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쪽 하늘이 환하지만 연무가 많이 서렸다. 양재천변을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어느새 봄빛이 완연하다. 쌀쌀한 공기, 봄의 공기이다. 며칠 뒤면 물가의 버들도 찰랑거리기 시작하리라. 왼쪽 상단에 새 한 마리가 멋지게 날고 있다.

 

 

돌아서서 반대편 벽을 보니 시계판 위로 봄빛이 장난질을 하고 있다. 8시 44분. 왼쪽 아래 일본의 비싼 사케 '다사이23'이 보인다. 원래 저런 술은 선물 받아야 먹을 수 있다. 저번 12월의 동지제를 지낼 때 올리고 남은 술이다. 봄이 가기 전에 맛을 봐야 할 터인데.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속의 가회동  (0) 2024.03.13
아련한 옛 자취  (0) 2024.03.10
쌀쌀한 초봄의 동네 공원  (0) 2024.03.03
봄 기운 완연한 연못 앞에서  (0) 2024.02.27
에메랄드와 오렌지  (0)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