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운명에 대해 예전만큼의 관심과 흥취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 나 호호당은 운과 명 즉 운명이란 것에 대해 예전처럼 호기심이 많지 않다. 웹(web)이란 것이 생겨난 이래 정보는 넘쳐났고 그 덕택에 상담만이 아니라 웹상의 무수한 자료들을 통해 진저리가 날 정도로 연구해보았고 그 결과 알만큼 알고 있으며 반대로 어떤 일정한 한계, 내 혼자만의 머리와 노력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기에 그렇다.

 

물론 나 호호당이 운과 명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이나 상상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머진 또 다른 이들이 더 연구해서 알아내리라 여긴다.

 

얼마 전 넷플릭스를 보다가 다시 한 번 운명의 묘한 이치를 절감케 해주는 흥미로운 사례를 만났다. 야, 이거 참 신박하네! 이래서 운명에 대한 연구를 그만 둘 수가 없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운이 한창 좋을 때 황액을 당했지만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어느 젊은 검사가 운전 중에 마피아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마피아들 입장에서 협박이 통하지 않자 일종의 처형을 단행한 것이다.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 1990년 9월 21일이었는데 그로부터 30년이 흘러 2020년 12월 1일자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복자로서 승인했다.

 

이로서 검사는 사후 30년 만에 가톨릭교회 準(준)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검사의 이름은 로자리오 라바티노(Rosario Livatino), 38세의 나이였다. 생일을 살펴서 운세 흐름을 확인해보았다.

 

1952년 10월 3일생이고 생시는 알려져 있지 않다. 壬辰(임진)년 己酉(기유)월 壬午(임오)일이다. 생시를 모르는 까닭에 확신할 순 없지만 이 검사의 입추는 1982년이라 본다. 따라서 1990년은 60년 순환에 있어 秋分(추분)의 때였다.

 

한 해의 순환에 있어 9월 20일 경의 추분은 가을 수확이 시작되는 때, 따라서 추분의 운 또한 이제 바야흐로 모든 면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는 때이건만 이 좋은 운에 라바티노 검사는 마피아들에게 졸지에 살해당하면서 비명횡사하는 厄(액)을 당했다.

 

하지만 이 대목이야말로 나 호호당으로 하여금 무릎을 치면서 감탄하게 만들었고 또 글을 쓰게 만들었다.

 

 

세상이치와 셈법이 절대 허술하지 않아서 

 

 

사람들을 마피아의 횡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용감하게 수사를 지휘하던 정의의 검사가 한창 좋은 운에 비명횡사를 했으니 그간의 노력은 도대체 무엇이며 나아가서 正義(정의)란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관념에 불과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이런 대목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과정을 떠나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 것일까? 선악이란 그저 헛된 관념인 걸까? 어쨌거나 돈을 벌고 성공만 하면 되는 것일까? 하는 질문 말이다.

 

학교를 다니는 청년 시절까지는 도덕과 선악, 정의와 불의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사회에 진출하고 현실을 경험하고 또 그 속에서 시달리다 보면 그런 문제는 점차 별 것이 아니란 생각과 회의도 들기 마련이다. 심지어 어쨌거나 먼저 먹고 잘 먹는 놈이 장땡! 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현실의 세계는 ‘셈법’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고 기준도 애매하다. 객관적인 셈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같다.

하지만 나 호호당이 운명을 오래 연구하면서 알게 되고 느껴서 절감하게 된 바, 세상의 가치와 셈법은 절대 허술하지 않다는 점이다.

 

 

죽어서 부활한 라바티노 검사

 

 

사람의 운세는 60년 순환에 있어 秋分(추분)부터 小雪(소설)까지 10년간이 최전성기이고 그간에 성취한 것이 쌓이고 누적되다 보면 冬至(동지)의 운까지 15년간 무난하게 영광을 누린다.

 

하지만 로사리오 라바티노 검사는 그 어떤 영광도 누리지 못하고 망각되어 질 법도 했으나 세상 이치가 그렇지 않은 법, 지역 가톨릭 교회 주교가 나서서 그의 의로운 행동에 대한 자료들을 적극 수집했고 이에 마침내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르 2세로부터 “정의의 순교자”란 평을 받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가 죽은 지 30년이 지난 2020년에 와서 마침내 교황으로부터 福者(복자)로서 시복을 받게 되었다. 이를테면 라바티노 검사는 죽은 지 30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그가 피격당한 것은 날은 1990년 9월 추분의 운이었고 시복이 승인된 것은 2020년 12월이었으니 이는 라바티노에게 있어 봄이 되어 다시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의 운이었다. 해가 짧아졌다가 새해가 되어 다시 길어지는 자연의 순환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라바티노 검사가 세상을 떠난 뒤 시칠리아 현지에선 분위기가 많이 변해서 오늘날에 이르러 시칠리아 마피아는 그 세력과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다 보니 이탈리아와 또 지역 정부도 마피아를 몰아내는 끈질긴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세상의 셈법은 엉성한 듯 하나 정확하다는 얘기

 

 

이처럼 세상은 공이 있으면 포상을 받을 것이요 덕을 베풀면 언젠가 돌려받기 마련이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 우리가 세간에 시달리며 살다 보면 회의가 들기 마련이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간의 상담과 연구를 통해 검증해왔기에 이런 글을 올린다.

 

넷플릭스에서 “믿음의 미스터리”란 다큐 4회차 내용에서 라바티노 검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