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更生(갱생)

 

거의 3주간 글을 올리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못했다”. 책 쓰는 일 때문이 아니라 어쩌다가 덜커덕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되어서 그랬다.

 

최근 2년 사이 이석증과 그로 인한 후유증 등으로 어지러운 증세가 날로 심해졌는데 우연한 계기에 이틀 정도 담배를 참아보니 상태가 한결 좋아졌다. 이에 어렵사리 담배를 끊게 되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럴 때 쓰는 중국말이 있으니 하오뿌롱이, 好不容易(호불용이)가 되시겠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것, 너무나도 생경스러웠다. 이 행동에서 저 행동으로 넘어갈 때 으레 내 오른 손가락은 담배를 가져와 입에 물렸고 그러면 또 라이터를 더듬어서 가져왔다. 무의식적인 루틴이자 습관.

 

그런데 그걸 하지 않으니 모든 행동의 마디마다 어색함을 느낀다. 내 오른 쪽 손가락들이 허공에서 경련을 한다.

 

어떤 생각을 하기 시작하며 절로 담배 한 대, 생각을 하다가 어떤 결정을 내리면 또 한 대, 모니터 앞에서 글을 쓰다가 생각이 막히면 또 한 대, 이처럼 모든 행동의 마디, 이 일에서 저 일로 넘어가는 모든 이음새를 담배가 연결해주었는데 이제 그 절차가 없어졌다.

 

뇌세포의 작동이 멈춘 것 같은 뻑뻑함, 특히 뭔가 먹고 난 뒤의 입가심으로서의 담배는 거의 절대적이었는데 그걸 하지 않는다? 엄청난 허탈감과 상실감에 시달렸고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다.

 

어떤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도중에 일어나서 방안을 서성대거나 아니면 냉장고를 뒤진다. 그러다가 결국 포기한 글이 그 사이에 6개 꼭지는 될 것이다.

 

이에 이번 글만큼은 기필코 마무리해서 올려야지 하고 다짐을 하면서 쓰고 있다. 또 그만큼 금단증세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예전엔 늙어간다는 것이 그냥 나이가 들고 기능이 조금씩 약해지는 정도로만 여겼는데 그게 아니란 사실, 노화와 함께 이런저런 탈이 생기고 생각하지 않은 통증과 문제점이 수반된다는 기초적인 사실을 전혀 알지 못 했다.

 

이처럼 삶은 늘 새롭다. 하루하루는 어제와 비슷하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새로운 환경 속으로 들어가 있다. 새롭다는 것이 뭐 좋다는 게 아니라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 생각하지 않았던 경우와 만나게 된다는 얘기이다. 나이가 들었고 늙었지만 그럼에도 삶은 늘 初步(초보)이고 또 初行(초행)길이란 생각이 드니 참 묘하다.

 

암튼 담배를 끊은 것은 나 호호당으로선 엄청난 更生(갱생)의 노력이다.

 

 

#2. 적절한 죽음

 

 

푸틴에게 반기를 들었던 프리고진이 죽었다. 그런데 그 사망시기가 너무나도 적절한 타이밍이다.

 

1961년 6월 1일생이니 辛丑(신축)년 癸巳(계사)월 乙丑(을축)일이다. 그간의 경력을 보면 내후년 2025 乙巳(을사)년이 입춘 바닥의 운이다.

 

죽은 날자를 보면 2023년 8월 23일이다. 癸卯(계묘)년 庚申(경신)월 癸丑(계축)일이다. 에너지가 모두 빠져나간 大寒(대한)의 年運(연운)이고 달은 작년 5월 乙巳(을사) 바닥월로부터 15개월, 이제 힘든 흐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때, 사실 보통 이런 때 벗어나지 못하고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날은 8월 15일이 乙巳(을사)일 바닥 날인데 그로부터 8일, 아주 제대로 적절한 타이밍에 푸틴이 저승으로 보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푸틴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 날은 6월 23일이었는데 그로부터 사실상 60일이 지난 8월 23일에 죽임을 당했다는 점이다. 60일 최소 순환 단위를 더 살았을 뿐이다.

 

프리고진, 푸틴이 키웠는데 주인을 향해 덤벼드니 푸틴이 처리했다.

 

그리고 체면을 구긴 푸틴 또한 이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참고로 푸틴의 경우 입춘 바닥이 2036 丙辰(병진)년임을 밝혀둔다. 늦어도 올해로부터 10년 뒤인 2033년이면 사고가 나지 않을까 싶다.

 

 

#3. “중국의 40년 호황(boom)이 끝났다.”

 

 

며칠 전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선언적 진단이다. 이제 미국 쪽에선 중국의 호시절이 끝났다는 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그리고 1979년 초 미중간의 국교 수립 이후 이어져온 중국 경제의 놀라운 발전과 약진이 이제 멈추고 있다. 그러니 나름 感慨(감개)가 크고 또 크다.

 

그간 경제 방면의 수많은 道士(도사)들과 일류의 碩學(석학)들이 중국 경제의 붕괴를 예측했고 예언해왔지만 중국 경제는 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잘 굴러왔다.

 

나 호호당은 중국 경제가 진짜 어려워지는 때를 2026년으로 잡고 있다. 예전부터 나 호호당의 블로그를 봐 오신 독자라면 알 것이다.

 

올 해로서 중국의 좋던 시절이 끝났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이에 중국 정부 즉 중국 공산당이 갖은 노력과 대책을 쓰다가 결국 이거 안 되는구나 하고 대충 손을 드는 시점이 2026년이란 얘기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 본다.

 

중국 당국자들은 1990년 일본 경제의 붕괴 그리고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2001년 WTO 가입 이후 엄청난 무역흑자를 통해 달러가 쏟아져 들어왔으니 이에 중국 당국자들은 의기양양 자신만만이었다.

 

하지만 그게 결국 독이 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중국은 과감하게 엄청난 경기부양책을 실행에 옮겼다. 거대한 국토 전역에 도로와 다리 고속철, 비행장 발전시설 등등 엄청난 인프라를 깔았다. 인프라가 갖추어지자 덩달아 아파트 개발이 뒤를 이었다.

 

지금 중국이 안고 있는 모든 경제적 문제점들은 15년 전의 엄청난 부양책의 후유증이다. 무지막지한 부채로 인해 더 이상 중국식 경제시스템,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개발을 기초로 하는 경제가 돌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역시 더 이상 돈이 갈 곳, 즉 돈이 생산적으로 쓰일 곳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물론 중국 당국자들도 이 점을 잘 알고 그 대안으로서 내세운 것이 선진기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즉 “중국제조 2025”였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대응 특히 반도체 기술에 대한 미국의 단속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4. 교차로의 우리와 일본

 

 

중국 그리고 우리의 경우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일본은 성장세가 상당하다. 올해 2분기에만 1.5% 성장했다고 하니 이 추세라면 올해 일본의 성장률이 6%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나 호호당의 경우 오래 전부터 2023년 무렵이면 우리가 일본에게 추월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는데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니 그 또한 약간 신기한 감이 든다.

 

얼마 전 뉴스, 한국경제학회가 작성한 “한국경제 성장의 현황과 도전”이란 보고서 내용도 사뭇 심각하다. 반도체 이후 성장에 힘을 실어줄 혁신 산업이 부족해지며 2010년 이후 생산성이 급락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금년도 고용탄성치가 작년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성장도 어차피 저성장이지만 그에 앞서 취업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 국면이라 하겠다.

 

내년 2024년이 우리 대한민국 60년 사이클의 입춘 바닥인 까닭이다. 앞으로 15년 이상의 세월 동안 우리는 많은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반면 일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오랜 기간의 조정을 거쳐서 나름의 어떤 활력을 찾아가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의 국운은 60년 순환에 있어 2005년이 입춘 바닥이었기에 올 해 2023년은 이제 소만, 즉 초여름의 국면, 즉 前進(전진)의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