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가 무섭지만

 

 

올 여름 너무 덥다, 기억하기로 가장 더운 여름인 것 같다. 밤 12시에도 29도, 정말이지 식을 줄 모른다. 그런 판국에 거 봐라, 더 더워질 거다! 하면서 아주 신이 난 기상전문가들도 많다. 정말 짜증난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저 사람들 나라에서 돈 좀 주세요, 그러면 날씨가 조금 식어들지 않을까요?

 

온난화가 되어가는 거, 또 설령 백두산이 2025년에 터진다 해도 그건 우리가 뭐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돈이다. 돈이야말로 畏敬(외경)의 대상이다. 두려워하면서도 떠받드는 존재가 바로 돈인 것이다.

 

 

돈이야말로 무섭고 두려운 대상이란 사실

 

 

돈, 뭐 특별히 큰 부자가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대로 기본을 유지해가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가 절대 만만한 일이 아닌 까닭이다. (물론 어느 수준과 정도가 “기본”이 되는지 이게 어렵긴 하지만 말이다.)

 

자연순환운명학에 기초해서 상담도 하고 또 강좌를 하다 보니 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또 그런 가운데 각자의 살아가는 얘기도 무수히 접하게 된다.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하던 이가 서울 외곽 주유소에서 알바를 하며 지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최저임금 200만원을 받으면서 그게 진정한 자신의 몸값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한탄하고 있었다.

 

또 어떤 50대 가장은 권고사직을 받고 퇴직금을 받아 치킨집을 열었는데 한 달에 무려 400만원이나 벌고 있으니 성공한 셈인데 문제는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10시까지 14시간을 가게에서 보낸다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만 둬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는 친구도 있다.

 

미술 전공 후 지방대학 미대 시간 강사를 뛰다가 도저히 돈이 어려워서 라이더로 전향했는데 한동안 벌이가 괜찮았다, 그런데 사고가 나서 꽤 장시간 치료와 재활을 받고 지금은 절뚝이는 다리로 모텔에서 밤 시간 일을 봐주고 있는 60대 초반의 인생후배,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냐고 얼마 전 내게 전화로 투정을 부렸다. 살아야지, 이 사람아!

 

 

압력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50대 가장들

 

 

가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압력을 받고 또 견뎌야 하는 중심 세대는 50대가 아닌가 싶다.

 

상당수가 권고사직 아니면 정리해고로 밀려나오고 있고 여전히 자녀 학비 등등 부양책임도 크다. 대출 끼고 산 아파트 한 채가 있긴 하지만 그걸 건들 순 없고 퇴직금 얼마 가지고 편의점이나 치킨집 같은 사업을 해보자니 자신이 없고 다른 데 찾아본 들 써주는 곳도 없다. 보험 영업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6개월 안에 그만 둔다.

 

약간 여유가 있다 보면 일단 도서관 같은 데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상황을 살피기도 하지만 그래본들 결국 별 대책이 없다. 알바로 시작해서 서서히 경험의 폭을 넓히는 사람들도 있고 중소기업 들어가서 생전 해보지 않은 영업이란 걸 좀 하다가 충격을 받고 그만 두는 이도 많이 본다.

 

또 어떤 이는 가정에서 아내나 자녀들에게 무시당하는 바람에 멘붕이 된 이도 있다. 당신이 그렇게 무능한 줄 몰랐어! 하는 아내의 매정한 말에 순간 殺氣(살기)까지 느꼈지만 그래도 참고 그날 밤으로 간단히 짐을 싸서 집을 나왔다는 이가 있다. 정말 잘 참았다고 격려를 해주었지만 그 가정은 결국 해체되었을 것이다.

 

그 아내가 했다는 그 말, 무능하다는 말 정말 심했다. 이전에 그 친구가 대기업이나 좋은 직장에 있을 때 받던 급여는 사실상 그 직장이 더 얹어준 보너스 같은 것이고 그런 보호막이나 가림막 없이 그냥 날 몸뚱이, 그나마 건강해야만 받을 수 있는 능력급이 바로 최저임금이다.

 

 

노동의 가격

 

 

최저시급, 내년이면 시간당 9,860원이 되는데 이게 그냥 보통 사람의 몸값이다. 월급여로 환산하면 206만원,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특별한 연고나 능력이 없이 그냥 열심히 일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이다. 현재 집을 나온 그 친구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지내고 있는데 오히려 금전적으론 여유가 있다고 한다, 가정을 돌볼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자녀들은 어떤지 아내와는 이혼을 했는지 등등 자세하게 물어보지 않았다. 골치 아픈 얘기들, 나 호호당 또한 전혀 알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묻지 않아도 대충 짐작은 간다.

 

이처럼 우리 사회 50 대 가장들,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에 태어난 그들, 해마다 100 만명씩이나 태어나서 가장 숫자가 많은 그들인데 남녀 성별을 떠나서 그들이 받고 있는 압력, 금전적 압력은 실로 엄청 나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세대들은 어떨까? 살펴보면 간단하다. 빈곤층이 되었거나 때론 부양책임을 벗어나서 그런대로 편안하다.

 

 

아직은 낙관적인 40대 세대

 

 

그런가 하면 우리 사회의 40대를 보면 굉장히 소비성향이 높고 럭셔리한 경향이 보인다. 물론 잘 풀린 케이스일 경우 그렇다. 급여도 세게 받고 있고 이직도 흔하며 차도 외제차, 해외여행도 많이 다닌다.

 

그런데 저축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저축을 하느니 주식투자를 한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 보인다. 이른바 “경제적 자유”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용감하고 과감한 이 세대들이 아마도 최근 2차 전지 주식들의 열풍을 이끌어낸 주도세력들일 것이다.

 

 

재테크, 공부만으론 어렵다는 얘기

 

 

주식 또는 증시 얘기가 나왔으니 조금 해본다.

 

노후가 불투명한 세상이 되다 보니 사람들이 중시나 재테크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에는 증시를 좀 더 거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보려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

 

공부 좀 해가면서 유튜브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해설이라든가 미국 경제와 연준의 움직임에 대해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미 국채 10년물 가격의 동향이라든가 장단기 금리 갭, 소비자 물가지수(CPI)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이 대목에서 나 호호당이 해주려는 말이 하나 있다. 그런 방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가는 것은 물론 좋다. 그 결과 유튜브에 나와서 이런저런 주장을 하는 이들의 말뜻이나 미국 쪽에서 흘러나오는 보고서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지식 또는 상식을 가지고 증시의 향배를 예측하려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드린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증시의 폭락이나 폭등을 사전에 제대로 예측한 이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저 이럴 수도 있다는 정도의 우려나 기대가 나중에 뛰어난 예측을 했다는 식으로 포장될 뿐이다.

 

 

미국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 궁금하긴 하네

 

 

최근 흥미로운 논쟁이 하나 있다. 누구는 결국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거란 주장을 하고 있고 또 누구는 금리 긴축으로 인해 연말이면 침체가 올 것이라 주장하는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살벌하게 오를 것이란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장기채 국채금리가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긴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살 때란 주장도 있다.

 

모두 흥미로운 얘기들이다. 다만 이 점에 대해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 그 이유를 나름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지 그를 넘어서 어느 쪽을 택할 것 같으면 이미 그 순간 리스크를 안게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경제학과 글로벌 정치 경제에 관한 상식은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그게 주식투자와 직접적인 관련은 크지 않다는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얘기이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면서 

 

 

7월 14일에 글을 올리고 나서 거의 3주 만에 글을 올린다. 기간이 너무 길었다. 글을 올리지 못한 데에는 여러 변명이 있겠으나 역시 날이 너무 더워서 그렇다고 하는 게 가장 나을 것 같다.

 

날이 선선해지면 글도 자주 올릴 것을 약속하면서 이만 마친다. 오늘 글은 다소 무겁지만 그래도 그간의 안부 인사로 받아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