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나무 그림자가 봄물에 비쳐 어룽대면서 추상화를 그려내고 있다. 비취 빛의 봄물이다. 범인은 살살 곱게 부는 바람이지 저 물이 아니다.  한편으론 바람과 물, 그리고 저 저녁빛이 공동의 범인들이다. 또 그걸 보면서 그렇게 느끼는 내가 범인이다. 이제 곧 사고가 날 것 같다, 한 해의 일들이 벌어지기 직전이다. 나는 그만 매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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