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의 주제에 골몰하느라 올 봄은 벚꽃 구경을 별로 하지 않았다. 며칠 전 밤 생각에 빠져 있다가 문득 바람을 쏘이고 싶어서 과천 대공원 쪽으로 나갔었다. 대단하게 피어나고 있는 벚꽃이었다. 미안, 올 해는 미처 아껴주지 못해서. 오늘 밤 서쪽에서 비구름이 들어오고 바람도 분다고 한다. 내일 아침이면 말끔하게 다 지고 없어지겠지 싶다. 2023년, 삶의 어느 봄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긴 시간에서 보면 니나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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