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났다.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끝과 시작을 잘 감지하지 못한다. 여전히 덥기만 한데 하면서. 하지만 나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보인다, 무척이나 점잖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뻗어갈 때가 아니라 서서히 뭔가 알갱이를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로 빠르게 피어오르는 저 뭉게구름, 늦여름의 정취가 아니면 무엇이랴! 한 해가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 기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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