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급락했다가 4개월만에 원상 회복이 된 우리 증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것은 30번 확진자부터였는데 마침 그 날은 2월 18일, 절기상으로 雨水(우수)였다. 그 날을 시작으로 해서 증시는 3월 20일 춘분 전날까지 한 달 동안 엄청난 폭락을 보였다. 그 이후 반등해서 어제 7월 22일 小暑(소서)로서 2월 18일의 주가로 원상 복귀했다. 그간의 장세를 정리해보면 1달간의 가파른 하락 이후 4개월간 반등해서 원점으로 온 셈이다.

 

이를 두고 증시에선 V자 반등이라 하지만 1달 하락 후 4개월에 걸쳐 반등했으니 엄밀한 의미에선 그렇지 않다. V자의 오른 쪽 꼭짓점이 높이는 같아도 각도는 아주 완만하다는 얘기이다.

 

 

이제 정리해볼 시점이 되었으니 

 

 

지금쯤에서 이제 최근의 증시상황을 한 번 정리할 때가 된 것 같아서 글을 올린다.

 

글로벌 전체적으로도 그렇고 우리 역시 유례가 없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증시는 원상회복되었으나 실물 경제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에서 괴리가 발생한 것이고 따라서 지금의 증시 상황은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일종의 단기 버블 상황이라 볼 수 있겠다.

 

최근의 부동산 역시 유동성 공급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고 증시 역시 마찬가지라 볼 수 있다.

 

 

의미심장한 뉴스 하나

 

 

증시로 원점으로 복귀된 그제 7월 22일 小暑(소서)가 되자 뉴스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인 즉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한도가 소진된 바람에 당분간 대출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대단히 의미심장한 뉴스였다.

 

이제 거의 다 왔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대출 중단이 증시가 원상회복된 것과 시간적으로 일치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이건 우연의 일치일 수가 없다.

 

대출 한도가 소진된 것 자체가 참으로 오랜 만, 거의 수십 년만의 일이다. 1980년대 자금경색이 심하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 지금 유동성이 끓어오르는 현 시점에서 한도가 소진되었다는 것은 한도가 적어서가 아니라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신용을 지나치리만큼 끌어당겨서 썼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한도가 소진된 것은 정부의 은밀한 지시 같은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금융사들에 대한 위험관리 차원에서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 대한 대출 한도를 자기자본의 60-70%까지로 정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한도가 소진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증권사들의 금고가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증시가 원상으로 돌아온 날과 증권사의 대출 한도가 소진된 날이 겹치고 있다는 사실. 그 뉴스는 이제 증시의 반등은 여기까지! 이런 소리로 들려왔다.

 

 

신용 레버리지로 주식을 사들인 동학 개미들

 

 

증시가 하락을 시작한 2월 18일부터 그제 소서인 7월 22일까지 4개월간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합쳐서 27조 4,364억 원 어치의 주식을 매도했고 여기에 기관투자자들까지 합쳐서 38조 가량을 매도했다. 반대로 이 기간 동안 연기금 매수가 근 4조 가량이고 나머지는 죄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해서 34조 8,800억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의 대출이나 신용 액수가 실로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통계를 보면 주식담보대출이 현재 17조이고 신용대출이 13조 6천억에 달하고 있다. 물론 이 액수는 앞서의 기간 동안 즉 2월 18일부터 7월 22일 사이에 전적으로 생겨난 대출이나 신용은 아니고 그 이전부터 누적되어온 액수이다. 하지만 최근 5개월 사이에 신용과 대출이 엄청난 급증세를 보이면서 급기야 증권사의 한도가 소진되는 일이 발생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2월 18일부터 7월 22일까지 개인들이 34조 이상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40% 정도는 신용을 통한 매수 즉 레버리지 매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 여기에 포함되진 않지만 작전 세력들이 사채 시장을 통해 조달한 금액도 상당할 것이다.

 

따라서 동학개미들이 레버리지를 통해 그간 외국인과 기관들이 매도한 주식을 다 받아준 셈이다.

 

그러자 며칠 전인 7월 17일엔 대통령까지 나서서 개인투자자들을 부추기는 일도 있었다. 세법개정안 발표와 관련해서 개인투자자들의 힘이 상당하다는 것이 ‘동학개미운동’으로 증명되었다면서 금융세제 개편이 개미들의 의욕을 위축시켜선 아니 된다는 발언이었다. (대통령 역시 정치인인지라 지지율 관리를 위한 발언으로 이해할 순 있겠으나 그게 참 그렇다.)

 

 

실탄이 떨어졌으니 

 

 

이제 개인들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증권사들의 한도가 소진되었다. 다시 말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더 이상 증시에 돈을 부어넣을 힘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말이다.

 

게다가 또 한 가지 소식이 있으니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하락 장세에서 적극적으로 주식매수에 나섰던 국민연금 또한 이미 금년도 매수한도가 꽉 들어찼다는 점이다. 운용기금 중에서 국내 주식에 할당된 액수를 이제 최대한으로 채웠다는 얘기이다. 하반기엔 더 이상 매수 못 한다는 말씀.

 

따라서 그간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들이 이제부터 본격 매수에 나서지 않는 이상 국내 증시의 상승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 호호당은 저번 7월 6일자 글 “고민 중인 동학 개미들에 대한 하나의 힌트 또는 조언”이란 글을 올린 바 있다. 글 내용에 외국인들이 그간 싸게 판 주식을 이제 와서 비싸게 사주진 않을 것이란 얘기가 들어있다.

 

개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은 소진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하락 장세로 반전되면 그간에 누적된 신용매수와 신용대출로 해서 매도물량이 한도 끝도 없이 쏟아질 가능성이 극도로 커진 상태이다.

 

 

이제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갈 참이니 

 

 

따라서 이제 국내 증시의 반등 또는 상승은 이것으로서 마무리가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증시는 실로 무서운 곳이다. 바로 하락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증시는 참으로 영악하고 교활한 구석을 가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간 개미들의 매수에 힘입어 주식 작전을 펼친 세력들 그리고 수퍼 개미들로선 이제 슬슬 빠져나갈 기회를 만들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즉각 하락으로 변할 가능성보다는 이제 한 달 또는 두 달 정도에 걸쳐 증시를 떠받치면서 어쩌면 조금 더 상승하도록 장을 조성하면서 마지막 출구전략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이제 당분간, 아마도 한 달에서 두 달 사이에 증시는 횡보 국면 또는 조금 더 오르는 국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래야만 그간 망설이면서 지켜만 보던 개인들까지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니.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야, 당신 말이야,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증시에 뛰어들지 않으면 그야말로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게 될 지도 몰라!” 하고 강박적인 메시지를 던져올 것이라 본다. 그건 욕심의 충동이기도 하고 공포의 감정이기도 하다.

 

 

증시는 사람을 홀리는 무서운 곳이라서  

 

 

제 발로 자신의 페이스로 걸어가는 사람을 달려가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慾望(욕망)이고 또 하나는 恐怖(공포)이다. 욕망에 들뜬 자 이익이 있다 싶은 쪽으로 내달릴 것이고 공포에 질린 자 역시 냅다 달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은 천천히 걸어간다.

 

그런데 증시야말로 이 두 가지를 기가 막히게 믹스해서 부릴 줄 안다. 나 호호당이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보아온 증시는 늘 마지막 상투 국면에서 또는 마지막 하락 국면에서 엄청난 마법 또는 최면의 힘을 발휘해서 사람의 얼과 넋을 쏙 빼어 놓더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 호호당은 증시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이제 설거지 장세가 시작될 참.

 

 

이제 글을 정리할 시간이다.

 

증시는 이번 小暑(소서)로서 오를 만큼 다 올랐다. 하지만 바로 하락으로 가기 보다는 늘 그러하듯 이른바 “설거지 장세”가 시작될 것이라 본다.

 

그간에 잔뜩 재미를 봤다 하더라도 아직 그게 주식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니 조심해서 가급적 좋은 가격에 처분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일단 팔았다가 다시 조금 더 사들이고 이런 식의 작업을 펼치면서 일정 가격대에서 개미들로 하여금 안달이 나게 만들어 물량을 떠넘기는 과정이 펼쳐질 것이란 얘기이다.

 

최근 며칠 사이 특히 제약 바이오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마지막 상투장의 모습이 연출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제약 바이오 기업들 중에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를 진짜 만들어낼 수 있는 실력과 행운을 가진 기업이 몇이나 될까? 하나 정도는 될까?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과 바이오 기업들이 일제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글로벌 전체적으로 극히 소수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더 나아가서 끊임없이 변종을 일으키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그런 마당에 국내의 모든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죄다 들썩이고 급등하고 있으니 냉정히 보면 이건 알고도 속아주는 코미디나 다름이 없다.

 

임상2상이 내년 2월경에 완료된다는 소식 하나로 주가가 불과 얼마 전에 6천원 하던 것이 20배나 급등하고 있다. 그러니 최근의 제약 바이오 급등 현상은 그야말로 돈 내고 돈 먹기 양상이고, 나아가서 마지막 상투 장세의 모습이다.

 

 

모른 척 하고 따라는 가지만 여차하면 튀어야지.

 

 

나 호호당도 주식을 하고 있다. 그러니 재미도 약간 보았다. 증시 반등이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당분간은 모른 척 태연하게 따라가 줄 생각이다. 영화처럼 증시도 라스트 씬이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법이니 그렇다. 엑기스는 보고 나와야 하는 법, 하지만 아이쿠! 싶은 순간이 오면 즉각 꼬리는 떼어주고 도망 나올 준비를 해야 하겠다.

 

그 시점이 8월 처서가 될 지 9월 추분이 될 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동학 개미님들의 안녕을 빌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