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水(우수), 봄의 시작

 

 

새해가 시작되는 입춘을 지나 어언 다음 주 화요일이면 우수가 된다. 어둡고 추운 겨울의 憂愁(우수)로부터 벗어나는 雨水(우수), 청천강의 얼었던 물이 녹아서 흐르고 봄비가 내린다는 절기이다.

 

봄은 따라서 입춘이 아니라 우수로부터 시작된다, 해가 현저히 길어지니 그 밝고 따뜻한 빛을 받아 모든 것이 살아나고 꿈틀거리기에 이를 生氣(생기)가 인다고 표현한다. 남녘에선 고로쇠 물이 나올 것이다.

 

나 호호당은 해마다 우수 때가 되면 절로 찬탄을 한다. 질서정연하고 一齊(일제)하며 어김없는 대자연의 순환이 다시 한 번 새롭게 시작되고 있구나 하면서.

 

공자가 끊임없이 굽이치며 흘러가는 물가에 서서 제자들에게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멈추지 않는구나!” 하고 찬탄을 했다고 한다.

 

어려선 잘 몰랐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부단히 쉬지 않고 흘러가는 물이 “이와 같다”고 말한 것은 눈앞의 물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의 시간이기도 했구나 싶다.

 

시간, 세월, 그게 뭐라고. 그냥 흘러가는 것이지 달리 뭐 있나? 싶기도 하다. 어린 시절엔 그랬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세월은 한정이 있다. 그렇기에 물 앞에서 저처럼 찬탄을 하게 된다.

 

순간순간 한 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과 시간, 그러니 우리의 삶도 순간순간 한 시도 쉬지 않고 흘러서 어느 지점, 존재, 즉 有(유)에서 無(무)가 되는 때에 이를 것이다.

 

 

삶이란 두루마리 화장지

 

 

생각하기로 삶이란 두루마리 화장지이다. 처음엔 쓰고 또 써도 여전히 두툼해서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두께가 급속도로 쪼그라들면서 없어진다.

 

나 호호당이 50이 될 때만 해도 삶의 세월이 여전히 엄청 많이 남아있었다. 30년하고도 몇 년은 더 될 것 같아서 그게 어디 만만한 세월인가 했다.

 

그래서 신경 끄고 지냈는데 작년 초 2-3년간 아픈 몸이 여전히 잘 낫지 않으면서 불현듯 알게 되었다. 앗, 이거 다 살았구나! 하는 느낌, 아픈 覺醒(각성)이었다. 아니 뭘 어쩌다가 내가 그간에 뭘 한다고 20년간의 세월을 엄벙덤벙 다 보냈지?

 

이에 흘러간 과거 20년의 세월을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보니 운명에 대해 연구한다고, 그러니까 자연순환이 삶과 운명에 고스란히 액면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걸 이론화시켜서 “자연순환운명학”을 만들어내느라 세월 다 보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게 남는 장사였나?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그래 그게 아니라면 뭘 어떻게 했겠니, 호호당아’, 하는 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게다가 ‘그간에 이것저것 많이 즐겼잖니 너무 억울해 하지는 마’ 하는 소리도 붙어서 들렸다.

 

 

비밀의 문으로 들어갔다가 돌아 나오니 20년이 흘렀네! 

 

 

운명과 순환의 숨겨져 있던 비밀의 문으로 들어선 이후 경치는 그야말로 점입가경, 볼 만한 경치였다. 그간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기가 막힌 풍경을 따라 넋이 나간 채로 그냥 걷다 보니 나이 70이 되어 다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에 도끼자루 팍- 삭은 것이다. 헐!

 

그러자 좀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삶의 시간이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어느 순간 확-하고 쪼그라든다는 것을 일러준 책이나 말은 없지 않은가. 그간 읽은 그 많은 책 속에도 없었고 그렇다고 알려준 선배들도 없었다. 기껏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 정도가 전부인 것도 같다.

 

공자의 찬탄 또는 한탄 역시 흘러가는 물과 같은 것이 무엇이라 꼬집어서 얘기하진 않았다. 세월이 흘러가는 물과 같다는 말은 알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했을 뿐이다.

 

 

다시 시작되는 순환 그리고 운명

 

 

다시 돌아가서 얘기이다. 곧 우수이고 봄이 시작되며 한 해가 시작된다. ‘2025’란 코드가 붙은 한 해가 새로운 움직임, 운동 그러니 運(운)이 시작되고 있다.

 

사람의 운이란 게 다름 아니다. 저 자연의 움직임, 계절의 순환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사람 또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이 자신의 運(운)을 알고자 하면 운의 시작점을 알아야 할 뿐이다. 태어나는 연도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입춘 시점을 알면 되는 일이다.

 

운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순환한다. (물론 60개월 그리고 60일도 있으며 더 큰 360년의 주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60년의 순환이다.)

 

가령 나 호호당의 경우 1955년생이지만 입춘은 1997년에 맞이했다. 거슬러 가보면 태어나기 18년 전인 1937년에 입춘이었다. 따라서 나 호호당이 태어난 1955년은 운의 순환에 있어 여름이 시작되는 小滿(소만) 절기, 즉 양력 5월 20일 경이었다.

 

태어날 때 운의 순환이 소만인 사람은 초여름 기운을 닮아서 명랑하다. 나 호호당 또한 그렇다.

 

과거 20년 동안 구글이나 위키 검색을 통해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연구해보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실제 상담해오면서 자연순환운명학을 다듬고 보완해왔다.

 

 

이젠 연구보다는 보급

 

 

이젠 餘生(여생)이다. 연구보다는 알리고 펴는데 더 노력할 생각이다. 체력관리 건강관리에 최대한 신경을 써가면서 나 호호당이 저 비밀의 문으로 들어선 이래 보았던 기가 막힌 경치를 소개하고 재미있게 얘기해주어야지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속으로 은근히 자부한다, 나 호호당이 세상을 떠난 뒤 30년이면 자연순환의 이치와 운명의 이치가 전 세계로 퍼지고 알려져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아니? 이런 게 진짜 있었단 말인가, 하고 감탄을 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딱 10년 전에 운의 순환에 담긴 비밀을 밝힌 책 “당신의 때가 있다”, 이런 제목의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보냈다. 24절기의 비밀을 알면 인생과 운명의 비밀을 알 수 있다. 다시 한 번 독자님들에게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