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스치면서 그냥 착륙과정에서 꼬리 부분이 떨어져나갔고 그 과정에서 승무원 2명이 부상을 입은 줄로만 알고 이틀을 지냈다.

 

최근 아내의 중환으로 병수발에 살림 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또 연말이라 조용히 지내고 싶어서 며칠 사이 텔레비전이나 포털의 뉴스를 아예 보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메일과 날씨 확인만 했다. 정확히 말하면 오늘 30일 새벽 1시까지 그랬다.

 

피곤해서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아들이 지나가는 얘기로 승무원 2명만 살았다는 것이었다. 뭐라고, 2 명만? 그럼 나머진... 그러자 아들이 놀란 표정으로 아빠는 전혀 모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어제 저녁엔 그림도 한 장 그려서 올렸는데 새벽 시간 포털에 들어가 사고를 확인한 다음 한동안 망연자실했다. 이럴 수가! 이런 순간에는 하늘나라 운운, 명복을 빈다, 극락왕생 등등 종교적인 언사들이 그저 헛되고 빈말 같아서 맥이 빠진다. 그냥 입술을 질끈 깨물고 주먹을 힘차게 쥐어볼 뿐이다.

 

이에 내일 12월 31일, 말일까지 哀悼(애도)와 沈黙(침묵)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하지만 1월1일이 되면 그래도 새해이고 하니 글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