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정의 시대가 엊그제 같은데

 

2010-2011년 사이 우리 증시를 주도한 것은 이른바 “차화정”이었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그리고 정유사였다.

 

그런데 이제 그 중 하나인 (석유)화학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특히 기초제품인 에틸렌 생산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최근 들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롯데그룹 부도설의 진앙지가 되었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놓으면서 유동성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유독 롯데케미칼이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과는 달리 타격이 더 큰 까닭은 에틸렌과 같은 범용 화학제품의 매출 비중이 근 70%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석유화학이라 하면 에틸렌 생산이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기도 하는 에틸렌의 대표제품은 폴리에틸렌과 EVA이다. 이들로부터 거의 모든 석유화학 제품들, 가령 도시락 용기와 장난감, 비닐봉투, 랩, 필름, 신발밑창이나 텐트 등이 만들어진다.

 

이에 우리 석유화학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의 거대한 수요를 기반으로 고성장 고수익을 올려왔는데 이제 그게 끝난 것이다.

 

중국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석유화학 공장을 대규모로 증설하면서 에틸렌과 같은 범용제품은 공급 과잉 상태가 되었고 이에 밀어내기 수출까지 강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동 산유국들이 원가가 더 저렴한 방식의 에틸렌 공급에 가세하면서 사실상 우리 석유화학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롯데캐미칼은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거액을 들여 배터리 소재 사업을 인수했으나 이 또한 최근 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당장은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예전엔 막연한 걱정이었는데 

 

 

예전에 그러니까 30년 전에 일본 석유화학 업체들은 우리와 대만의 맹렬한 추격에 떠밀려 가혹하리만큼의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일본 정부의 주도로 진행된 통폐합의 결과 일본의 석유화학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쪽으로 옮겨가면서 살아남았다.

 

나 호호당은 일본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 나중에 우리도 저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진 않을까? 하고 은근 걱정도 했었는데 이젠 그게 현실이 되었다.

 

우리 정부 또한 최근 일본의 구조조정 성공사례를 집중 연구하면서 우리 석유화학의 살 길을 모색해가고 있지만 독과점 규제 등의 한계로 인해 일본처럼 정부가 주도하기에는 나름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통폐합해가는 가운데 정부가 그를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갑자기 모든 게 어려워지고 있기에 

 

 

앞에서 차화정을 얘기했는데 10년이 조금 지난 오늘에 와서 석유화학만이 아니라 자동차와 정유까지, 즉 차화정 모두가 앞날을 보장하기가 어려운 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현재 우리의 주력분야가 되고 있는 배터리 쪽도 사실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자동차 역시 중국의 비야디(BYD)가 가성비 좋은 전기차를 생산 수출하고 있고 금년에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한다고 하니 은근히 걱정이다.

 

반도체의 경우 그간 절대지존이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동시에 미국의 중국 견제로 인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한은의 기습적인 금리인하

 

 

어제 한은이 갑자기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부동산, 아파트가 급등할 것 같아서 금리인하를 쉽게 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던 한은 이창용 총재였다. 그런데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렸다. 참으로 심상치 않은 일이다.

 

그러더니 오늘은 증시가 거칠게 하락했다. 오르는 업종이나 종목이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불과 3-4년 사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약해져버렸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나 호호당의 경우 거의 해마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여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대략 3년 전부터 여수의 분위기 즉 여수산단의 분위기가 무거워져가고 있음을 느꼈는데 이제 그게 노골화되었다.

 

 

순식간의 일이로구나!

 

 

아,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는구나! 하고 탄식을 하는 하루였다.

 

올 해 2024년은 甲辰(갑진)년, 전부터 늘 얘기해왔지만 우리 국운 60년 운세순환의 바닥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10월은 甲戌(갑술)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 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롯데그룹 위기설이 터지면서 조짐이 등장하고 있다.

 

나 호호당은 내년 6월 壬午(임오)월이 되면 우리가 처하게 될 어려움의 전체적인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쩌면 부동산 하락이 본격화되는 시기도 그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