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키 모멘트는 자연스런 일
하이먼 민스키는 자본주의 경제는 순환과정에 있어 때때로 극도의 히스테리를 부리는 순간이 온다는 얘기를 했던 것이고 이에 뒷사람들은 그 히스테리가 시작되는 시점을 민스키 모멘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실 이는 당연한 얘기이도 하다, 현대 경제는 자유시장, free market을 근간으로 하기에 으레 지나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서 “신자유주의”란 놈이 문제다 아니다 하는 논쟁이 있지만 그런 골치 아픈 얘기는 피하기로 하겠다. 나 호호당 생각에 이 세상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거대해서 하나의 이념이나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없다고 본다.
시장을 구제하는 게 더 문제가 아닐까?
가끔씩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은 붕괴한다. 하지만 1929년의 경우처럼 증시 붕괴가 경제대공황으로 연결되어 그 피해가 장기간에 걸쳐 이어지진 않는다. 왜 그럴까?
나 호호당 생각에 그 이유는 기축통화인 달러가 예전에는 금본위제라든가 여타 다른 것에 연동되거나 구속되어 있는 게 아니라 필요시 얼마든지 자유롭게 찍어낼 수 있는 통화, 디지털 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라 본다.
미 연준은 필요한 유동성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유동성 부족으로 경제가 연쇄적으로 무너질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면에서 민스키 모멘트가 닥쳐서 증시붕괴가 일어날 경우 적절히 대처할 경우 오히려 아주 저렴하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사모펀드와 같은 집단이 패닉에 빠져 투매함으로써 큰 손실을 볼 경우 사회 전체적으로 부의 재편성이나 이동이 이루어지는 순기능도 기대할 수가 있다.
진짜 문제는 양극화의 고착
부의 재편성이나 이동, 오늘날처럼 양극화가 심해지고 또 고착화되어가는 마당에 이는 사실 대단히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강조하고픈 것은 양극화가 왜 생겨나고 있으며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나 호호당이 보기에 거기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미 연준의 무절제한 통화량 공급
먼저 하나는 바로 민스키 모멘트 즉 자산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미국 연준이 취해온 조치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정작 두려워할 것은 민스키 모멘트가 아니라 증시나 자산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특히 미 연준이 취했던 조치들이 현재 야기하고 있고 또 앞으로 야기할 문제점들이다.
그간 연준이 했던 조치들, 대표적으로 양적완화, 심지어는 2020년 코로나 당시의 무제한 양적완화, 그리고 제로금리라든가 국채매입 등등의 조치는 결국 시중 통화량 즉 M2를 마구 사정없이 늘리는 조치들이었다.
통화량 증가인 즉 인플레이션이다. 그러면 중산층 이하 사람들의 생계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통화량 증가 또는 증발로 인해 자산시장, 즉 증시나 부동산과 같은 것들의 가격이 마구 오른다는 점이다.
물가상승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자산가격의 인플레이션이다. 왜냐면 그로 인해 자산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에 양극화가 생겨나는 까닭이다.
전 세계는 그간 저가의 중국산 생필품으로 인해서 서민층의 경우 그럭저럭 물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가지지 않은 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가난해져만 갔다. 그리고 이는 미국만이 아니라 전 글로벌이 겪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증시 붕괴를 막기 위해 연준은 양적완화릃 위시하여 사정없이 통화량을 늘려왔다. 그러자 트럼프의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통해 생필품 가격을 앙등시켰다.
그리고 이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연준의 파월은 무제한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그러자 결국 인플레이션이 생겨났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자산가격의 앙등으로 인한 양극화라 하겠다.
글로벌리즘으로 인한 양극화
더불어 또 하나 양극화를 가져온 것은 이른바 글로벌리즘, 바꿔말하면 아웃소싱이란 것이다. 복잡하게 설명할 것 없이 미국이나 여타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아웃소싱을 통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대거 생산함으로써 소위 글로벌 공급망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그 바람에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또 불안정해지면서 중산층 이하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생겨난 개념이 바로 프리케리아트. 즉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있는 비정규직이나 실업자의 일반화이다.
미국의 일방주의
1994년 이후 미국 주도의 글로벌리즘이 크게 성행한 배경에는 결국 1991년 말 소련의 급작스런 붕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 이전까지 미국은 소련과 대치하고 경쟁하는 냉전체제 하에서 이른바 동맹 또는 우방국들을 결속하느라 경제적 이해에 대해 어느 정도 양보하고 배려해줄 수밖에 없었는데 소련이 무너지자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글로벌리즘 또는 세계화라고 불리는 이 흐름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자본이 전 세계 어디든 돈이 되는 곳이면 흘러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글로벌리즘이 처음 생긴 일은 아니지만 소련이 무너진 이후의 상황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자 기업들 또한 전통이나 문화적 가치보다는 오로지 수익성, 즉 자기자본이익률 즉 return on equity, 줄여서 ROE 만을 중시하게 되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그러고 싶지 않아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내몰린 면도 상당히 있다.
그러자 아웃소싱이 일반화되고 더불어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아예 비용이 저렴한 다른 나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오프쇼어링이 일반화되었다.
흔히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좋은 일자리가 어떤 일자리인가? 하고 따져보면 우리의 경우 업무 압박이 적은 공기업이 그것이고 또 사기업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또는 강소기업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 이런 능력을 갖춘 기업이 사실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의 경우 청년층의 70% 이상이 대졸자이지만 실업자 절반이 대졸자란 글을 어디에서 접한 기억이 있는데 이게 모두 따지고 들면 글로벌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엔 AI가 등장해서 더욱 더 일자리 부담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는 오늘이다.
거품 붕괴는 크게 보면 순기능이다.
이제 정리해보자.
사실 자본주의 경제는 자유시장 경제이기에 과다신용과 부채가 쌓이면 때때로 붕괴해서 정리되는 자정기능도 갖고 있었다. 민스키 모멘트의 도래는 그런 면에서 시장경제의 순기능에 속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면서 그런 자연스런 과정이 막혀버렸다. 이게 오히려 문제라면 더 문제인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유행했던 말이 바로 大馬不死(대마불사)였다. 영어로 too big to fail, 큰 놈을 엎어지게 두자니 사회 전체적인 피해가 너무 커서 구제한다는 명분을 달았던 미국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월가를 점령하자”고 반발했고 이런 것들이 쌓여서 ‘트럼프’라고 하는 괴물이 만들어졌다.
아울러 ‘기본소득’이란 것을 주자 말자의 논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그런 것이 현실화될 경우 또 어떤 폐해를 가져올 지 그거야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상하게도 돈을 나눠주면 당장이야 좋지만 나중에 보면 결국 소수의 수중에 들어가 버리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스키 모멘트, 증시붕괴를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두려운 바가 있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그런 일이 없는 세상이 더 무섭다. 묵은 병폐를 한 번씩 털어내지 않는 시스템이 오히려 더 문제란 얘기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경우 작년부터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 또한 실은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본다. 증시의 순기능을 거꾸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 업 프로그램,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공매도만 막아놓고 있을 일은 아니라 본다.
알림: 주식학교 코스#1을 개강한다는 공지를 올렸더니 초보자분들의 질의가 많다. 그래서 얘기이다.
나 호호당 스스로 생각하길 이 강좌의 가치가 10억은 된다고 자부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나 호호당의 기법을 한 번 듣고 100% 습득하기란 쉽지 않다,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절반만 흡수한다는 자세가 더 좋은 것 같다.
어설프게나마 배운 뒤에 실전을 하다 보면 호호당의 기법이 가진 효용을 더 알게 되고 그 결과 나중에 다시 와서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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