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되기 시작한 일본의 변화와 개혁

 

 

일본이 이제 그간의 금융 경제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끝내고 정상 체제로 전환해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커다란 고통이 뒤따를 터인데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해보기로 한 것 같다.

 

아베 신조 총리가 2년 전에 피격 당해서 죽었고 그러자 자민당 내 아베 파벌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그런 과도기를 맡은 사람이 현 총리인 기시다 후미오이다.

 

기시다 총리는 우에다를 일본은행 총재에 임명한 뒤 이제 그 소임을 다한 아베노믹스, 즉 초금융완화 정책을 끝내라고 주문했다. 이에 우에다 총재는 금년 3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고 제로금리에서 탈피했다. 이어서 7월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

 

그러자 글로벌 증시에 패닉이 닥쳤으니 8월 5일의 증시 폭락이 그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라 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엔을 선물로 매도(short)했던 헤지펀드들이 엔화가 강세로 가자 부랴부랴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 즉 엔 숏 카버링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아니었다.

 

그간 일본 증시와 엔화는 반대 흐름을 보여주었다. 엔이 약세로 가면 일본 증시가 오르는 구조였는데 이는 엔을 선물로 숏을 친 세력들이 그와 반대로 일본 증시에서 매수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과도기를 이끌어온 기시다 총리

 

 

엔이 강세로 가자 일본 니케이 225가 폭락세를 보였고 이에 불만이 높아졌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더욱 곤두박질을 칠 수밖에. 이에 기시다 총리는 예정된 수순대로 자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고 총리직도 내려놓기로 하면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게 바로 일본식 사건처리 방식이다.

 

기사다 총리는 사퇴의 변으로서 “자민당의 변화를 보여줄 가장 이해하기 쉬운 첫 단계는 내가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란 발언을 했다.

 

하지만 우에다 일은총재는 본래의 임무, 즉 금리를 어느 선까지 정상으로 되돌리는 작업, 즉 금리인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본다. 기시다가 총대를 메고 물러났으니 말이다.

 

일본의 리딩 그룹들은 10년간 이어온 아베노믹스가 2021년경에 이르러 그 본연의 임무를 다 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마침 아베가 총격으로 사망하자 더 이상 눈치 볼 것도 없어졌고 이에 조용하게 일을 추진해왔다.

 

일본 당국은 2014년부터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밸류 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는데 이 또한 금융정상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특히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 있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국내외 증시 투자자들이 편하게 투자할 수 여건을 조성해온 것이다.

 

더욱이 이번 9월 27일에 있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등장할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일본의 새로운 진로를 좀 더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아베의 반대파였던 이시바 시게루냐 아니면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냐, 한 사람은 66세이고 한 사람은 42세. (웃기는 얘기지만 나 호호당은 젊은 고이즈미 신지로를 심적으로 밀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근본적인 조정

 

 

다시 돌아와서 어쨌거나 이제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함께 엔화 가치는 상승기조로 들어설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그간의 엔 캐리 트레이드에도 근본적인 조정이 발생할 것은 당연한 일이라 봐야 하겠다.

 

일본에서 저렴한 이율로 엔화 대출을 받아서 외화, 대표적으로 달러로 환전한 뒤 미국 국채를 사거나 증시 또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이 바로 엔 캐리 트레이드이다. 공식적으로 그 규모는 4조 달러라고 하지만 어떤 이는 여타 사항을 감안하면 많게는 10조 달러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

 

 

과연 얼마나 청산될 것인지?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은 금리를 올린다. 금리의 차이가 줄어들면 당연히 엔 케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불가피하다. 다만 문제는 과연 얼마나 청산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조정된다? 말이 쉽지 이건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다.

 

다시 말해서 미 증시에서 일본 돈이 얼마나 빠질 것인가? 증시는 결국 돈이 풍부하면 오르는 것이고 돈줄이 마르면 빠지는 것인데 과연 미국의 증시는 어느 선까지 조정 받을 것인가?

 

해외로 나갔던 돈이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즉시 상환될 수도 있겠으나 금리 상황에 따라 일본 시중에서 돌아다니면 시중통화량(M2)의 증가로 인해 즉각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일본의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어

 

 

일본 당국자들은 아마도 인플레이션 그리고 임금인상, 이렇게 끌고 나갈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적절한 인플레와 금리인상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활기찬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렇다.

 

그간 순종적인 일본 국민들은 정부의 지속적인 엔 약세 정책에 대해 고통을 감내하면서 참아왔다. 엔화가 너무 떨어져서 학교 급식 시간에 쇠고기를 줄 수 없다는 슬픈 소식도 얼마 전 있었다.

 

이제 그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한동안 복잡한 과도기를 거치고 나면 일본으로 되돌아온 돈들이 증시와 부동산으로 유입됨으로써 활황을 보이는 국면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낡은 SOC 또한 민자 사업을 통해 새롭게 수리될 것이며 기타 등등 여러 일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작업, 정부의 부채를 줄이는 작업이 남아있다. 금리가 오르면 국가가 부담하는 이자가 그와 더불어 커질 것이니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유발함으로써 당장의 이자부담이야 있겠으나 결국 부채를 줄이는 방법을 쓸 것으로 예상해 본다.)

 

더 많은 사안들이 있지만 이 글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축소조정에 따른 글로벌 머니 무브(Global Money Move)에 관한 것이기에 더 언급을 하지 않겠다.

 

 

글로벌 증시는 한 차례 크게 요동칠 것이니   

 

 

그런데 대개 이런 거대한 변화가 생겨날 경우 중시나 자산시장이 순탄하게 이어가진 않는다. 미국의 증시에 커다란 조정이 있을 수도 있고 기술주 중심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본 증시 역시 한 차례 조정을 받은 뒤 급상승 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글을 쓰는 것 또한 결국 우리들의 문제를 얘기하기 위함이다.

 

먼저 얘기할 것은 우리 증시인들 순탄할 까닭이 없다는 점이다. 잘 대처해야 하겠다.

 

 

일본의 복귀 

 

 

내년 2025년은 乙巳(을사)년이다. 일본의 국운 순환에 있어 乙巳(을사)는 입춘 바닥으로부터 20년이 경과한 때, 이제 활발해지는 때가 된다. 그래서 일본의 부활 또는 복귀가 시작되는 해라고 보고 있다.

 

동시에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좀 더 본질적인 발전의 계기가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

 

나 호호당의 전망인 즉 엔화는 달러당 130에서 125 엔 정도로 조정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슬슬 일본에 투자하는 것, 엔화를 사들이는 것,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것 등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는 얘기이다.

 

물론 당장 움직이란 얘기는 절대 아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한 차례 커다란 격변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급할 건 하나도 없다.

 

그리고 미국 달러는 언제나 유사시엔 강세를 보이는 통화란 점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염두에 둘 필요도 있다.

 

오늘 얘기는 굉장히 큰 사안을 다루고 있어서 디테일은 다소 부족하다. 나중에 천천히 풀어서 보충해갈 생각이다.

 

뜨거운 가을이 이어져가고 있다. 추석 또한 자칫 뜨거운 추석이 될 수도 있겠다. 이 글은 후다닥 읽어 넘기기 보다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차분히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시라는 차원에서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