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학교가 고시엔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지난 금요일 일본 고시엔 고교야구대회에서 재일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우승을 했고 그 바람에 한국어로 된 校歌(교가)가 고시엔 야구장에 울려 퍼졌고 또 시합을 중계한 NHK 국영방송을 통해 일본 전역에 송출되었다.

 

그런데 워낙 뜬금없이 특이한 일이라서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미디어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교포단체가 만든 학교로 시작했는데 그 이후 학생 수가 줄어서 겨우 70명 정도가 되자 폐교를 막기 위해 1999년 야구부를 신설했다. 그 바람에 한국 일본 국적 가리지 않고 야구를 하겠다는 학생이면 받아들여서 야구특화국제학교가 되었다.

 

 

K-팝의 위력

 

 

그래본들 학생 수는 160명, 야구부원은 61명, 대부분 일본아이들이고 여학생의 경우 K-팝을 좋아하는 바람에 입학한다고 한다. 이에 교가가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학생 대다수가 한국이 좋아서 입학했는데 왜 교가를 일본말로? 하는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그냥 한국어 교가가 이어진다고 한다.

 

그런 작은 학교가 그런데 무려 3,400개 넘는 고등학교들이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나오는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교토 시민들,  처음 맛본 우승을 자축하는 분위기

 

 

여태껏 일본의 문화 古都(고도)인 교토시에서 고시엔 대회 우승을 해본 고등학교가 없었기에 교토 시민들은 엄청 반기고 또 자랑스러워 하고있다.

 

이번에 우승한 야구부원 역시 재일교포는 적고 거의 모두가 일본 학생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무튼 한국계 학교가 고시엔에서 우승했으니 한일 우호 증진에 있어 대단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호호당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어제 토요일 저녁 오사카 거주 재일교포이자 종종 메일로 연락하며 지내는 지인이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보낸 메일을 보고 알았다. (이 친구 한국어는 좀 어눌하지만 한국어 문장 실력은 대단히 훌륭하고 격조도 있다.)

 

그리고 오늘 일요일 아침 포털 뉴스를 보니 도쿄국제고의 우승 소식이 올라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국내 언론사들 간에 일본 내 혐한감정의 정도를 놓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답장을 겸해서 일본의 지인에게 현지 분위기를 물어보았다. 일본의 나이든 계층에선 일부 혐한이 남아있긴 하지만 40대 이하의 젊은 세대들은 전혀 그런 감정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K-팝 때문에 한국을 엄청 좋아한다는 얘기였다. 정말 K-팝의 위력이 대단하다.

 

보통의 일본인들은 교토국제고를 그냥 한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어 고등학교이자 야구 특화 학교 정도로 알고 있으며 대다수 교토 시민들의 경우 반감보다는 처음 맛본 우승인지라 엄청 자축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에 교토시 당국자들이 나서서 들뜬 축제 분위기를 혹시라도 혐한 정서가 망칠까봐 대단히 경계하고 있다고 한다.

 

전부터 일본의 지인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인들의 정서, 재일교포들의 생각 등을 종종 물어보고 답을 들어왔던 터라 금방 납득이 갔다.

 

 

교가의 노랫말이 마음의 줄을 건들어 놓으니 

 

 

이에 동영상 자료를 찾아보니 우승한 뒤 교토국제고 야구부 학생들의 교가 합창을 시청할 수 있었다. 첫 소절이 정말이지 가슴 뭉클하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가사를 어느 분이 지으셨을까! 참으로 훌륭하다.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먼 옛날 한반도에 살던 우리 조상들은 또 다시 해가 떠오르는 동해 바다 저편을 동경했을 것이고 또 건너가면 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또 다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반도에서 열도로 길게는 천년에서 짧게는 여러 백년에 걸쳐 동해 바다를 건너 이주해갔다.

 

열도에 자리잡은 우리 조상들 또한 서로 경쟁을 했을 것이고 결국 해상왕국이었던 백제가 열도를 본격 경영했다. 그러다가 한반도의 백제가 망한 뒤 열도의 백제세력들은 즉각적으로 나라를 세웠으니 바로 일본이다.

 

백제가 멸망한 것이 660년이고 일본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686년이다. 그 이전까지 열도 백제는 한반도의 백제를 종주국으로 하고 있었지만 부흥운동이 실패하자 어쩔 수 없이 나라를 세우고 독립한 것이다.

 

사람들은 모른다, 역사학자들도 모른다, 하지만 나 호호당은 알고 있다. 日本(일본)이란 국호의 뜻은 남쪽의 부여(백제), 즉 ‘남부여’란 뜻이다. 원 발음 또한 부여가 아니라 ‘부르’, 즉 해를 뜻하는 말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일본 천황가는 姓(성)이 없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사실은 있다. 바로 부여이다. 백제왕들의 성씨 부여와 같다. 즉 ‘부르’인 것이다. 성을 밝히면 즉각적으로 일본 천황 가문의 유래가 밝혀질 것이기에 비밀로 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알 만한 일본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니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란 노랫말이 옳고 또 옳다. 그래서 감탄한다.

 

 

알고 보면 그렇게 먼 사이가 아니건만 

 

 

1945년 광복 이후 우리는 지금까지 친일이다 항일이다 반일이다, 하면서 치열하게 정치싸움을 하고 있지만 나 호호당의 눈에는 그건 그저 지역갈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와 일본은 생각처럼 그렇게 먼 사이가 아니란 점에서 그렇다.

 

근대사의 콤플렉스로 해서 지나치게 大國(대국) 强國(강국)임을 강조하는 이웃의 중국과는 원만한 관계설정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긴 시간을 놓고 볼 때 동해 바다 건너 열도의 일본과는 한 때의 舊怨(구원)을 씻어내고 서로 친하게 지낼 필요성이 더 크다는 실용적인 생각 또한 지울 수가 없어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