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막 넘어간 초저녁, 아직 멀리까지 사물들이 다 보인다. 하늘엔 옅은 회보라 빛이 서렸고 물은 서늘해보인다. 장소는 남종면 분원리의 물가, 사진은 그림보다 더 밝을 때였지만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에 더 어둡고 차갑게 그렸다. 의식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우리는 감성의 존재인 까닭일 것이다. 이제 그림을 다시 시작한다. 몇 달 동안 유튜브하느라 고생했다, 이제 동영상 작업이 슬슬 루틴으로 들어간다. 그 바람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내 눈엔 군데군데 오랜만에 칠하는 것이라 밟힌다. 하지만 그거야 금방 능숙해질 것이니 관계없다. 비님아, 이제 좀 그쳐라, 가을에 가서 간간히 뿌려주면 더 고맙겠다. 즐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