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는 데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하는 형국



어제 4월4일은 淸明(청명), 늦봄의 하늘 맑고 밝은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소식부터 알아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2020년의 봄이다. 일요일 작업실로 나가는 길은 여전히 한산했다. 부는 바람에 벚꽃의 연분홍 이파리 분분 휘휘 휘날리는 것을 보니 분명 좋은 계절임을 새삼 확인케 된다. 


한 해에 있어 청명이란 절기를 하루에 비기면 아침 7시 30분이 된다. 따라서 청명절은 해가 한창 하늘로 솟는 아침과도 같다. 아침 이 무렵 보통의 사람들은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부산한 때이다. 출근 준비, 점포 문 열 준비로 바쁘다. 


그런데 올 해 봄은 그렇지가 않다. 이제 막 출근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마당에 갑자기 출근하지 말고 각자 집에서 나오지 말고 거리를 두라고 하니 하루 일과는 망친 셈이다. 따라서 올 한 해 우리 경제는 망쳤다. 우리만 망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체 경제가 망쳤으니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 또한 당연히 망칠 수밖에 없다. 일하러 나가기 직전 돌연히 비상 상황에 돌입한 셈이다. 



올 한 해는 이미 망친 셈이어서



나만 혼자 망하지 않고 모두가 망한다면 심정적으로야 그렇게 억울할 일 없다 하겠지만 현실이야 어디 그런가. 중소 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시방 죽을 맛이다. 비정규직 종사자들 또한 무기한 무급 휴가를 명받았으니 언제 일터로 복귀할 지도 모르고 그저 막연히 놀고 있다. 망하고 안 망하고를 떠나 먹고 써야 할 게 아닌가. 정부가 재난소득으로 100만원을 주겠다고 하는데 물론 고맙기야 하지만 솔직히 그 정도 액수론 펑크가 크게 난 소득을 도저히 메울 길이 없다. 


메르스로 인해 만들어진 방역 시스템과 높은 의료 수준, 그리고 세계 최고의 의료보험제도, 바이오 기업들에 의한 활발한 진단 키트 생산, 중국 황사 덕분에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마스크 생산 등등 모든 면에서 천만다행한 일이다. 


그 덕분에 우리 자체야 이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기미가 보이지만 글로벌 최강국 미국만 해도 트럼프의 말처럼 매우 치명적이고 험난한 국면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할 정도니 전체 상황은 매우 끔찍하다. 



우리만 극복했다고 능사는 아닌 것이니



이번에 보았듯이 유럽이나 미국 등등 모든 선진국들의 시스템은 전혀 효율적이지가 않다. 복지가 가장 좋기로 명성이 자자했던 스웨덴은 국민을 상대로 집단 면역을 실험했다가 결국 손을 들고 말았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네델란드는 아예 손을 놓고 있고 프랑스 또한 형편이 없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엉망진창이고 영국 또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옆 나라 일본은 대단히 소극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두 달 이상 쉬쉬 하다가 초대형 사고를 친 중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벌써 큰소리치고 있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제발 또 다시 확산되는 일만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에 너무나도 잘 보고 있듯이 수익성이 없는 바람에 죄다 인건비 저렴한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나 생산되던 마스크나 메타놀과 같은 물품들이 없어서 쩔쩔 매고 있는 소위 선진국들이다. (다행히 우리는 중국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생산이 많았으니 천만 다행이지만 말이다.) 


시장 원리에 따라 개도국으로 축출되었던 물품들, 그 하찮은 것들이 부족해서 크나 큰 역경에 빠진 선진국들을 보라. 심지어 미국은 독일로 가던 마스크를 해적질하지 않았는가. 얼마나 해괴한 일인가. 


지금이야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는 있지만 조만간 글로벌 전체적으로 그리고 우리만 해도 어떤 쇼크가 닥쳐올 것인지 현재로선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당장 코로나19가 언제쯤이나 되어야만 멈출 것인지조차 미지수인 상황이니 말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란 점에서



식량 위기의 징후도 감지되고 있으며 상당 수 경제 전문가들은 만일 인구 14억의 인도까지 대량 확산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경제는 그야말로 대공황 이상의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해를 넘겨서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니 그렇다. 


그럴 경우 그야말로 전 세계 국가들은 걸어 잠가버린 빗장을 결코 풀 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서 전 세계의 인적 물적 교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되어 버릴 것이다. 이른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고 그 바람에 자급자족하는 방식, 또는 믿을 수 있는 국가들끼리 연합해서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전혀 다른 세상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자체만 방역과 치료에 성공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청명, 한 해의 아침부터 이 모양이니 벚꽃 휘날리는 봄이 심정 갑갑 울울한 2020년의 봄이 되고 말았다.



다가올 세월이 두렵기까지 하니



최근엔 상담 신청도 거의 없어서 그저 수채화만 열심히 그리고 있는 나 호호당으로선 가까운 미래가 몹시 두렵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 두렵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체의 앞날이 그렇다는 얘기이다. 당장의 사태가 무섭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가 지나간 뒤의 시대가 더 무섭다. 어떤 면에서 우리 대한민국이야말로 미국이 만들어낸 글로벌 세상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라는 점에서 그 逆(역)의 과정이 진행될 것 같은 두려움이다. 


물론 각 선진국들은 장차 필사적인 노력을 통해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힘을 쓰겠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신속하세 대응하긴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른 선진국이란 나라들 모두가 의료보장 제도라든가 방역 시스템 등을 철저히 뜯어고치기 위해 일대 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게 생겼다. 


상상해보라, 이번 코로나19가 지나간 후의 세상과 글로벌을. 가령 미국으로의 관광 여행이나 유학 또는 비즈니스 출장을 떠나고자 할 경우 사전에 특정 바이러스가 없다는 진단 필증을 구비해야만 미국 입국이 허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그런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나라이거나 신뢰성이 떨어지는 나라, 가령 중국인이라면 검사를 받았다 해도 아예 미국 여행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물건인 반도체를 수출할 경우에도 기존에 하지 않던 방역 절차를 마쳐야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나라간의 인적 물적 이동에 막대한 추가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일지 그거야 모르겠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글로벌 인적 물적 흐름은 상당 부분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수출로 돌아가는 우리 경제는 당연히 어느 선까지는 타격을 받을 것 또한 분명하다. 


가령 항공사의 경우 아무리 물류 이송에 따른 수익이 크다 하더라도 역시 사람의 이동이 결정적인 수익원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예전과 같은 관광이나 여타의 인적 이동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단연코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번의 어려운 고비를 비록 넘긴다 할지라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과 같은 기업들은 대폭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자본 여력이 취약한 저비용 항공사들은 대거 정리되거나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관광업계를 포함해서 외국인 투숙객을 받는 호텔이나 숙박업 역시 그럴 것이며 서울 명동과 같은 상권, 면세점 사업들 역시 크게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가 지나간 뒤에도 그럴 것이란 얘기이다. 


이제 글로벌 마이너스 성장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이에 얻는 생각 중에 하나로서 이제 글로벌 경제는 물론이고 철저히 개방형 경제인 우리 역시 일단 逆(역)성장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 지 알 순 없지만 말이다.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는 근본적으로 경제를 새롭게 끌고 나갈 새로운 모멘텀 또는 성장 엔진이 없었기에 발생했다. 그렇기에 주어진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소비 즉 과소비를 유발하다가 발생했다.

 

그 이후 양적완화란 새로운 방식을 통해 자금살포가 이루어졌고 그 바람에 글로벌 전체적으로 종전에 볼 수 없던 자금과잉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은 크게 변함이 없었다. 


전기차라든가 자율주행, 바이오 신약, 클라우드 컴퓨팅, IOT, 5G 등과 같은 새로운 성장의 계기들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미처 충분하지가 않다. 장차 그럴 것이란 기대가 있을 뿐이다. 그런 판국에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는 또 다시 기업과 개인, 그리고 국가까지 빚의 홍수에 함몰되고 말았다. 


이런 판국에 앞서 예를 들어 설명한 바와 같이 글로벌 총체적인 수요 위축이 장기간 이어지고 새로운 조정이 생겨난다면 그건 간단히 말해서 일시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인플레가 오면 죽음이고 디플레가 오면 개고생이니



현재로선 당장은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이 닥치면 빚을 감당할 수 없어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이 닥쳐도 역시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기준 금리가 비록 제로가 된다 해도 어차피 이자는 갚아야 할 것이고 또 원금 상환의 압박은 지속될 것인데 개개인의 실질 소득은 줄어들 것이니 말이다. 실질적인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판국에 빚은 줄어들지 않고 그 반대로 실질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다시 하는 얘기지만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실은 ‘사람의 값’이 내리는 현상이기에 무서운 것이다. (사람의 값이 비싼 나라, 즉 인건비가 비싼 나라가 선진국이란 사실.) 


인플레가 오면 죽음이고 디플레가 오면 생불여사 개고생, 이런 식인데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것은 디플레가 아닐까 싶다.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인한 역성장의 시대가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촉발되고 있다. 그렇기에 장차의 날들이 두렵다. 


저녁 늦게 글을 시작했는데 다 쓰고 보니 새벽 3시 38분이다. 자야겠다.



코로나19 역시 운이 좋지 않을 경우 위험하다.



나 호호당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의 운세 순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촉수를 곤두 세워 지켜보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사망해도 생년월일을 알아볼 수가 없지만 유명인 이른바 셀럽의 경우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역시 운이 바닥권에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죽게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며칠 전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시무라 켄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생년월일을 보니 1950년 2월 20일, 庚寅(경인)년 戊寅(무인)월 丙戌(병술)일이다. 경력으로 볼 때 1986년이 입추였고 2016년이 입춘 바닥이다. 그러니 올 해는 재바닥운, 이른바 가장 재운이 없는 운인데 그만 감염되어 바로 사망했다. 


이런 식으로 알아보니 영국 배우이자 영화 “스타 워즈”에 출연했던 앤드루 잭슨 역시 내년 2021 辛丑(신축)년이 바닥인데 이번에 감염되고 그만 세상을 떠났다. 이어서 미국의 컨트리 가수인 조 디피와 미국 영화배우 마크 블럼 역시 작년 2019년이 입춘 바닥이었는데 감염으로 유명을 달리 했다. 


아주 바닥은 아니라 해도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대중음악가인 앨런 메릴의 경우 2004년이 바닥운이라 이제 곧 운세가 호전되기 직전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 아깝다고 하리라. 



운세가 좋다고 해서 감염되지 않는 것은 아니란 사실.



이런 경우들을 종합해볼 때 코로나19에 감염이 되어도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게 되는데 죽게 되는 이는 운세가 바닥이거나 아직은 저조한 때에 속할 경우 그 사람의 생리적 사이클 역시 바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고난 체질이 호흡기 쪽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운이 좋다고 해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걸릴 순 있어도 사망할 확률은 떨어진다는 얘기이니 착각하지 말아야 하겠다. 가령 일본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전 감독이 감염되었는데 이 사람의 운세는 1997년이 입춘 바닥이었기에 23년이 지나고 있음에도 감염이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잘 치료될 것으로 본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에이스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란 젊은이는 섹스 파티를 했다가 걸린 모양인데 그 때문에 시끌벅적이다. 하지만 운세가 한창이라 죽을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생활 패턴이 완전 바뀌고 있으니



솔직히 말해서 코로나19로 인해 나 호호당 역시도 차분하게 평소 쓰던 글을 쓸 정신적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모임도 하지 않고 외식도 거의 하지 않는다. 평소에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을 때 으레 들르곤 했던 작업실 근처의 버거킹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는 당연하고 모든 바이러스와 당분간 이별이다. 


그저 외국 사정과 비교해보면서 그나마 우리는 다행이다 싶은 생각으로 마음을 달랜다. 특히 우리나라는 온라인과 그에 따른 택배가 발달되어 있어 사재기 소동도 벌어지고 있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지만 친한 이들과 한 잔 주고받으며 지내던 평소의 생활이 그립다. 울적한 기분이 들 법도 하건만 최근엔 그림놀이에 몰두한 탓에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보도를 보노라면 참으로 웃긴다. 뉴욕 주의 상황과 뉴욕 시의 상황을 구분해서 보도하지 않고 그냥 뉴욕이라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뉴욕 주도 심각하고 뉴욕 시도 심각하지만 그냥 “뉴욕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뉴욕 주인지 뉴욕 시인지 전혀 구분할 수가 없는데 거의 모든 매체들이 그런 식이다.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이 끝난 이래 이런 세계적인 疫病(역병)은 처음 겪는 일이다. 사스나 신종 플루, 메르스 따윈 이번 사태와 아예 비교대상이 아니다. 생활 패턴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에 어떤 면에서 글로벌화에 따른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기도 하다. 아마 이번 사태가 지나가면 자유롭게 사람이 왕래하고 물류가 오가던 기존의 방식, 즉 글로벌화의 패턴도 크게 변모할 것 같다. 


일본의 경우 마스크 생산이 하루에 50만장이라고 하니 딱하다. 우리는 행인지 불행인지 중국발 미세먼지 덕분에 평소 하루 생산량 자체가 몇 백만 장 단위였고 지금은 무려 1천2백만 장에 달하고 있으니 이 또한 지금으로선 다행한 일이다. 이제 마스크나 알콜 관련 산업은 나라마다 국가전략품목이 될 것이고 온라인 쇼핑은 이제 대세가 될 것도 같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를 잡을 경우 문제점



사실 온라인 쇼핑은 나름 문제가 있다. 거리의 상권이나 작은 가게나 점포들이 축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보면 우리의 전통 음식이나 반찬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비비고’는 마트에서도 팔지만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게다가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제품도 등장한 판국이다. 그러니 소규모의 시장상인들이나 영세 점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은 가격비교가 쉬워서 부가가치 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다 비교해보고 가장 저렴한 곳에서 주문하는 까닭이다. 가격경쟁이 격화된다는 얘기는 결국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만 살아남게 된다는 얘기와 같다. 


외환위기 이후 실업자가 양산되고 그로 인해 자영업자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은 우리 사회인데 그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이 전체 고용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이 15%이고 미국은 8%라 하는데 우리는 무려 35%나 된다는 점이고 그로 인한 과당경쟁으로 영업수익이 극도로 적은 마당에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결정타를 맞은 상태라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장차 온라인이 대세가 될 경우 대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점은 더더욱 명확하다. 


내가 알기로 자영업 하다가 그만 두고 온라인 배송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온라인 택배 종사자들의 수입은 더욱 적을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빈부 격차는 이제 60대 이상 노년층에서만이 아니라 40-50대에서도 맹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일자리의 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모두 지켜보았듯이 공직이나 정부 운영기업 종사자, 일부 대기업 종사자들만 월급을 잘 받고 있다. 어지간한 중소기업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이어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일자리의 계층 구분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는 좋은 기업이 번창할 때 가능한 일



그렇기에 이번에 정부가 재난기본소득으로 소득 하위 70%에 대해 4인 가구 기준 1백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나섰지만 과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소상공인 대출 또한 마찬가지. 


우리 사회는 아직도 庶民(서민)이란 낡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론 무척이나 싫어하는 단어이다. 서민의 庶(서)란 글자를 들여다보노라면 그게 참 처량하다, 한쪽 면이 탁 트여서 바람 드나드는 창고 같은 장소 안에서 불을 피우고 솥을 매달아 놓고 음식을 해먹는 신분 낮은 사람을 뜻하기 때문이다. 바람막이도 없는 곳에서 간신히 끼니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서민인 것이니 좋아할 까닭이 전혀 없다. 차라리 그냥 저소득층이라 하면 좋겠다.


결국 사람들의 소득이나 복지는 괜찮은 일자리에서 생겨난다. 특히 괜찮은 중소기업이 잘 될 때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 영세 상인과 자영업자들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 역시 어려워진다. 그러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턱이 없다. .


이처럼 눈앞의 현실은 더욱 더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우려되고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코로나19가 지나가고 나면 그런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감소가 일어나고 있는 나라 아닌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올해 신생아는 처음으로 30만 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결혼도 줄어들고 당연히 출산도 줄고 있는 판국에 이번 코로나19는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는 이제 시작된 셈



코로나19로 인해 IMF에 긴급자금을 요청한 나라가 80개국이라 한다. 이 정도면 이미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라 미증유의 공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가 역병이 계기가 되어 길고 긴 침체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요즘 나 호호당은 매일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를 지켜보고 있는데 앞글에서 얘기했듯이 2,718 포인트 위에서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이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는데도 그렇다는 것이니 조만간 저 선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너질 경우 중국 경제 붕괴의 서막이 열릴 것이다. 



(알리는 말씀:


#1. 4월 14일부터 자연순환운명학 심화반을 개강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수강신청이 거의 없다. 이런 일은 그간에 처음이다. 부득이 강좌를 취소하고 상황을 봐서 다시 개강을 하고자 한다. 기존에 신청하신 분에 대해선 개별 연락을 드릴 예정이다. 


#2. 4월 9일부터 5월 3일까지 평창동 누크갤러리에서 호호당의 첫 수채화 전시회를 시작하는 바,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반부터 6시까지 화랑에 머물 거란 점이다.)


31번 확진자로 시작된 2020년의 봄



저번 19일 수요일이 雨水(우수)였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봄의 첫날이었다. 겨우내 따뜻하더니 약간 민망했나 보다, 봄이 오기 일보 직전에 동장군이 마지막 위력행사를 했고 그로서 물러갔다. 내 다시 돌아올 거야 하면서. 


봄이 왔으니 반가워야 할 터인데 이번 봄은 첫날부터 아주 터프하다, 불길하다. 이른바 31번 확진자의 발생과 함께 대구에서 연일 대량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정 교회라고 하는 상당히 뚜렷한 감염경로가 파악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으나 어쨌거나 전문의들이 그토록 염려해오던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되었다. 변곡점(inflection point)이 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우리의 방역 체계가 잘 되어 있고 의료진의 수준 역시 대단히 우수한 것이 분명하지만 이젠 봇물 터진 것과 같은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다. 


얼마 전 얘기한 바, 기본적으로 중국 유학생들은 물론이고 하루에도 수만의 중국인들이 입국하는 마당이라 아무리 공항에서 철저히 검역을 해도 무증상 감염자를 100% 철저하게 막아낼 순 없다는 점이다. 거의 중국 전역에 걸쳐 확산된 마당에 이미 봉쇄된 우한과 후베이 성의 입국만을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별 다름이 없다. 



월요일부터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것도 같으니



지난 달 첫 환자 발생으로부터 30일이 지나 대구에서 환자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오는 월요일은 첫 환자 발생으로부터 36일이 되는 날인데 만일 그 날부터 신천지 교인들만이 아니라 그로 인한 재감염이 시작한다면 그야말로 비상시국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다. 


36일은 수의 법칙에 있어 하나의 관문이자 게이트가 되는데 그게 뚫리는 것이 되는 까닭이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19가 하나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코로나19 사태가 어쩌면 하나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점이다. 


예전 글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국운은 작년 2019년 10월 甲戌(갑술)월부터 혹한기로 들어갔다. 해마다 맞이하는 겨울 또는 혹한기가 아니라 60년 국운의 순환에 따른 혹한기 말이다. 이는 2019년 10월에 시작해서 2022년 4월에 이르면 절정에 이를 것이며, 2024년 10월이 되어야 물러갈 것이니 60개월의 기간이다. 


국운의 酷寒(혹한)이란 다름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에너지가 극도로 떨어진 상황을 말한다. 무얼 해도 예전처럼 잘 되지 않고 꼬일 뿐만 아니라 이번의 코로나19처럼 전혀 예기치 않은 돌발 악재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그런 탓에 이번 봄이 되면 분명히 뜻밖의 악재가 생길 터인데 그게 무엇일까 겨우내 궁리해 보았지만 당연히 미리 눈치를 챌 순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2월이 되자 소식이 왔으니 우한 폐렴, 최근엔 코비드 19로 이름이 붙은 사건이었다. 


2015년의 메르스 사태 때엔 다행히도 우리 방역망이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아 낼 수 있었으나 이번엔 최초 환자 발생 30일 만에 대구를 중심으로 해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었고 만일 그것이 전국으로 또 다시 확산될 경우 우리 모두 코로나 19라는 저 괴물과 길고 어려운 전쟁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일 수 있기에



하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문제는 비단 코비드 19 저 놈만이 아닐 것이란 점이니 이제 시작인 셈이고 장차 더 큰 놈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데 있다. 여러 우려 중에서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는 사안은 금년 말 내년 초에 중국 경제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중국의 붕괴에 대해선 내 블로그 프리스타일 제1678호 “중국의 붕괴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으니”란 글을 다시 읽어 보셔도 좋을 것이다.)


솔직히 내 생각을 털어놓자면 내년의 중국 경제 붕괴는 거의 필연이라 보고 있다. 그 시기 또한 내년 6월에서 9월 사이일 것으로 단정을 짓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떤 식으로 엎어지느냐 그 과정이야 모르겠으나 그렇게 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은 물론이다. 



보다 근원적인 악재가 출현하고 있으니



나 호호당은 2008년 11월에 장차 우리가 마주하게 될 5개의 악재에 대해 “다섯 개의 겨울 설산”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다섯 개의 악재는 다음과 같다. (김태규 명리학 코너 361번 글)


1. 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 디플레이션

2. 국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경제 불황

3. 중국 경제의 거품 소멸에 따른 문제

4. 김정일 이후 북한의 붕괴 등 그에 따른 통일비용

5. 우리 산업의 노후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


그런데 그간에 문제가 또 하나 생겨났다. 미국이 금융위기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 하겠는데, 그건 바로 미국이 이제 대단히 까칠하고 깐깐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론 앞의 1번과 관련된 사안이지만 미국의 최근 몇 년 간 보여주고 있는 흐름의 변화는 제2차 대전 이후 보여주던 모습과는 지극히 이질적인 것이기에 그간에 볼 수 없었던 일이다. 


현 상황으로 볼 때 트럼프의 재선이 무난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앞으로의 미국은 더 이상 예전처럼 적당히 손해 좀 봐주면서 너그럽게 이끌어가던 종갓집의 자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19세기의 대영제국을 위시해서 당시는 식민지 제국의 시대였다. 그러다 보니 1914년의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엔 전 세계가 소위 列强(열강)이라 불리던 유럽 중심의 제국주의 국가들과 식민지 지역으로 양분되기에 이르렀다. 제국이거나 아니면 식민지였던 것이다. (우리 역시 아쉽게도 일본 제국의 식민지였다.)


하지만 제2차 대전 이후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가진 미국이란 신흥의 초강대국은 기존의 식민지 제국들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만일 미국에게 그럴 마음이 있었다면 능히 그 길을 갈 수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식민지로부터 투쟁을 통해 탄생한 미국이었기에 그 길을 따르지 않았다. 


자유를 더 소중히 여기는 미국은 모든 식민지의 독립을 지원했고 그로서 미국은 인류 역사의 발전에 있어 크게 한 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미국은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선택했으니 바로 글로벌화였다. 이는 19세기 당시 시장과 자원의 우선적인 확보를 위해 내달렸던 식민지체제에 대한 대체물로서의 글로벌화였던 것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해외 시장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나라이고 내수 시장이 우선인 나라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다 보니 미국의 해외진출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었고 그 결과 비용절감을 위한 아웃소싱과 같이 다양한 이유로 해서 글로벌화가 진행되었던 것이라 하겠다. 



미국의 새로운 생각



그런데 그러던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냥 이대로 갈 순 없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특히 중국의 약진을 그냥 둘 순 없다는 생각도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현재 미국은 그간의 일에 대해 면밀하게 손익계산서를 뽑아보고 손 볼 데가 있으면 시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고 그 바람에 미국은 이제 까칠해지고 깐깐해지고 있다. 


앞서 말한 다섯 가지 악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조만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새로운 악재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우리는 일본과도 불편한 관계로 들어갔지만 그 정도의 악재는 미국이 매사 계산적으로 변해감으로써 생겨날 수 있는 어려움에 비하면 실로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만일 중국이 내후년 정도에 가서 경제적으로 위기를 맞이하거나 붕괴될 경우 중국의 패권도전은 완전히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럴 경우 미국으로선 어려운 상대를 제거한 셈이 되는 것이고 그 결과 미국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엄청난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국의 글로벌 전략 자체가 수정될 것이기에 말이다. 


게다가 중국이 무너지면 결국 북한 체제의 급격한 붕괴까지 초래할 가능성도 급격히 높아진다. 정작 그런 일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가 부담해야 할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의 경제 위기는 즉각적으로 우리의 위기



중국 경제의 위기는 우리 수출산업에 대한 위기를 통해 전체 산업의 위기로 번질 것이고 그로서 우리 경제는 총체적인 난국을 맞이할 것이다. 또 그럴 경우 국내금융시장으로부터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도 당연히 예상이 된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원화의 평가절하나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고 그로서 부동산 시장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다. 또 그럴 경우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가 즉각적으로 터져 나올 것이다. 일종의 연쇄반응. 


그런 마당에 미국은 까칠해지고 있고 또 북한체제의 붕괴가 있을 경우 그 우발채무를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떠맡아야 할 것이니 그야말로 생각하기조차 싫은 악몽이 현실화될 것이다. 


물론 다른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좋은 그림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四面楚歌(사면초가). 


지금의 코로나19는 어차피 때가 되면 해소되겠지만 중국까지 연계해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것이 도화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제 우리는 어려운 길로 들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