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지금이 가장 부실하다. 

 

아침 강아지 산책길에 나서니 벚나무들이 어느새 나무 그늘을 제법 진하게 드리웠다, 잎사귀 사이의 공간이 없어졌다. 걷다가 문득문득 고개를 휙-하고 젓게 된다, 민들레 홀씨가 둥둥 떠다니면서 사람을 성가시게 한다, “민들레 홀씨 되어” 하는 노랫말은 예쁘건만. 일요일,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에 보니 한가로운 찻길에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날로 넓어져가고 있다. 작업실에 들어서니 창 아래 목련도 며칠 사이 잎사귀를 부쩍 키웠다. 신록의 계절이다, 이건 5월의 풍경인데 근 보름을 앞당겨서 보게 된다.

 

올 해 이상고온으로 미처 꽃을 피워내지 못한 벚나무들도 많이 보았다. 아픈가? 하는 걱정도 되었다. 사실 나무들은 이맘때 가장 궁핍하고 부실하다. 늦가을까지 저장했던 양분은 다 소진했는데 또 다시 양분을 들여서 신록을 매달아 올려야 하니 나무들은 지금 몹시 부실하다. 나무만 그런 게 아니라 새들도 지금 가장 홀쭉하다. 아직 벌레가 나오지 않으니 먹을 것, 특히 단백질 보충이 절대 부족하다.

 

늦가을 참새를 보면 마치 야구공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하지만 최근 참새들을 보면 홀쭉하다. 기름이 쫙- 빠졌다. 지금 계절은 신록의 계절이라 新鮮(신선)하지만 실은 영양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자연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부실하다.

 

독자들도 이 글을 보고 나중에라도 생각이 나면 먹다가 남은 빵조각이나 고기 부스러기들을 산책 시간에 아파트 화단이나 길가에 뿌려주라고 부탁의 말씀 드린다. 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니, 당연히 길고양이들도 좀 챙겨주고 말이다.

 

4월 하순의 곡우에서 5월 하순의 소만까지 한 달 동안 자연은 가장 가난하다, 궁핍하다. 보기엔 싱그러운 신록의 때에 가장 부실하고 궁핍하다. 가진 것 없는 청년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것과 같다.

 

 

우리 국운 또한 그랬으니 

 

 

사람의 모습 또한 60년 순환에 있어 이 무렵, 즉 입춘 바닥으로부터 12.5년에서 17.5년까지의 5년 동안에 가장 초라하다. 윤기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국운으로 치면 1977년에서 1982년까지가 그랬다.

 

그 무렵 우리는 지극히 궁핍했는데 중화학 공업에 모든 자원을 다 모아서 투자를 했고 그게 성공해서 오늘날의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독한 리더십이었다. 나 호호당의 경우 젊은 시절 엄청나게 그 분을 미워했으나 세월이 흘러 사물의 이치를 알고 난 지금에 이르러선 그 분을 존경한다. 나라를 일으켜 세웠으니 참으로 고마웠다고.

 

세상 이치가 그렇다, 듣기 좋은 말 하는 사람 나중에 보면 시원치 않고 당장엔 쓴 소리 하는 사람 나중에 보면 고마워진다.

 

그렇다고 이제 박정희 시대의 리더십은 불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멀지 않아 나라가 정말 어려워지면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단합하고 뭉쳐서 길을 열어갈 것이라 본다.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아니게 될 것이고 우리는 또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궁색해보이지만 生氣(생기)가 있고 풍요로워 보이지만 活氣(활기)가 없는 이 逆說(역설), 묘하고 또 묘하구나! 왜 그런가? 하고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바로 지금의 때, 4월과 5월의 모습을 보라, 자기의 눈이 아니라 자연의 입장에 서서 유심한 눈으로 살피면 바로 알게 된다.

 

 

주식이 되질 않자 코인이라 거 참!

 

 

최근 상담하다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으니 ‘저 주식 해도 될까요?’ 이다. 말리는 것도 지겹다. 관련해서 며칠 전 어쩌다 유튜브를 보니 작년 증시가 코로나 바닥에 새롭게 뛰어든 신규 개미들의 수익률이 수수료까지 계산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났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낄낄 웃었다. 당연하다 싶다.

 

주식은 도박이다, 도박이란 게 원래 망하는 길은 천 가지도 더 되고 사는 길은 몇 개 없으니 그럴 밖에. 실수를 해서 다신 이런 실수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면 다른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곤 다시 배우고 결심한다, 그리고 또 다른 실수로 이어진다. 그것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아예 계좌를 살펴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는 말도 한다. 그런데 그게 쉬울 턱이 없다.

 

가장 흔한 케이스는 소액으로 시작해서 좀 벌게 되면 더 많은 돈을 넣게 되고 그 결과 다 털어먹는다. 다 털어먹고 손을 떼면 그나마 다행인데 이제야 뭘 좀 알 것 같은 느낌, 거기에 더하여 복수심까지 발동하니 돈을 빌려서까지 본격 나선다. 그리곤 인생 종치게 된다. 최근엔 주식이 잘 되지 않자 20-30대 개미들은 온통 코인 쪽으로 몰려들었다. 부나방 같아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망설이던 얘기를 햐본다. 

 

 

해가 길어져서 저녁 7시 50분, 미처 어둡지 않은 맑은 저녁 하늘에 커다란 夜光珠(야광주)가 환한 빛을 뿌리고 있다. 조금은 모자란 것 같아 달력을 보니 음력 14일이다. 옛 사람들은 얼마나 궁금해 했을까나, 달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달의 실제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등등.

 

갑자기 무거운 얘기를 하나 들려드리고자 한다. (실은 이 얘기를 꺼낼까 말까 계속 망설이면서 지금까지 다른 얘기들을 해왔다. 이제 결심이 서서 시작한다.)

 

며칠 전 연쇄살인범 정남규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에 걸쳐 13명의 살인과 20명의 사람에게 중상을 입힌 희대의 연쇄살인범이다. 시청하다가 궁금해져서 생일을 검색해보니 1969년 3월 1일로 나온다. 그 시절에 전북 장수에서 태어난 가난한 농가 출신이라면 음력 생일의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다면 己酉(기유)년 戊辰(무진)월 壬戌(임술)일이 되는데 이게 맞는 얘기라면 정남규의 범행 동기가 대번에 이해가 간다.

 

 

정남규, 연쇄 살인범의 동기에 대해 

 

 

나 호호당의 추리는 이렇다.

 

극도로 소심하지만 내심으론 강한 반발심을 갖는 성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연쇄살인범이 되진 않는다. 게다가 형편이 어려웠다고 해서 그렇게 되지 않는다. 결정적인 것은 강렬한 환상을 갖는 타입이란 점에 있다.

 

자라면서 당했던 숱한 수모와 굴욕에 대해 늘 복수하고 응징하고픈 마음이 있었을 것인데 응징하고 복수하는 모습을 늘 상상 속에서 무수히 그려보았을 것이라 본다. 그러다가 어느 날 환상인지 현실인지도 구분되지 않는 상태에서 ‘리얼’ 살인을 저질렀다.

 

그런데 그게 너무나도 즐거웠다.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강렬한 성적 만족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자 살인 당시에 느꼈던 강렬한 쾌감을 잊을 수 없었고 이에 또 다시 살인을 시도했다. 보통의 사람이 한 번 섹스를 경험하면 계속 하고 싶어 하듯이 정남규는 계속 살인을 해야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검거되었다.

 

壬(임)이나 癸(계)의 날에 태어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환타지에 대한 추구 혹은 집착이 강하다. 그렇기에 술이나 도박, 그리고 섹스 등으로 인해 운세가 하강할 때 실수를 많이 한다. 가령 강원도 정선에 가서 가져간 돈 다 털리는 바람에 타고 간 승용차까지 저당 잡힌 사람들의 사주를 알아보면 壬(임)이나 癸(계)의 날에 태어난 사람이 절반 이상일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술 중독이 되기도 하고 도박 중독자도 많으며 섹스 중독자도 많다. 물론 그렇다고 壬(임)이나 癸(계)의 날에 태어난 사람은 다 그렇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라든가 워렌 버핏과 같은 사람들 역시 壬(임)의 날에 태어났다. 오해마시길...

 

壬(임)의 날에 태어난 정남규는 어쩌다가 그만 살인중독에 빠진 것이라 보면 된다. 재판 과정에서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고 했다는 데 진심이라 본다.

 

정남규에 대해선 이렇게 간단하게 얘기할 내용은 아니지만 전문적인 설명을 요하기에 생략한다. 다만 놀란 것은 환타지에 대한 집착이 그냥 부정적인 정도가 아니라 反(반)사회적으로 강화된 결과 저렇게 살인중독증세도 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사형을 선고받은 후 2009년 11월 21일에 자살했다.

 

날을 보니 그 역시 마지막 환타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어떤 고통과 함께 그를 보상해주는 어떤 희열을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동기였을 것으로 본다.

 

정남규는 사이코패스라기보다는 살해당하는 상대의 공포와 고통을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성적 희열로 느꼈다는 점에서 소시오패스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운명학적 관점에서 그간에 인터넷을 통해 수백의 연쇄살인범들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했었다. 그러나 이런 자들을 연구해보는 작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가령 정남규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생년월일까지 다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을 터인데, 그럴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것들 모두 언젠가 나 호호당의 자연순환운명학이 현대의 주류 과학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 절로 다 밝혀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면서 아쉬움을 달랜다.

 

무거운 얘기였다, 악몽과도 같은. 인간은 정말이지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동물이란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친다.

 

 

백신 수급, 정부의 안일한 대응

 

 

코로나19 백신은 툭 하면 수천만 명 분 확보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지만 구체적인 인도 일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다른 곳에 다 주고 나서 더 생산하면 넘겨드리겠다는 얘기가 아니면 달리 무엇이랴! 다시 말해서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이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던 까닭이라 본다. 그저 각자 조심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