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순환을 해보겠다는 중국

 

 

중국이 올 해부터 5년간 제14차 경제계획을 실시하는 바 그 핵심은 이른바 雙循環(쌍순환)이다. 두 가지 요소의 상호 선순환을 통해 경제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하나는 내수 소비를 키우겠다는 것이고 다음으론 外資(외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앞서의 제13차 경제계획을 통해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어섰으니 이제 어느 정도 기본은 만들어졌다는 생각, 그들 표현으론 小康(소강)사회가 되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중국공산당은 이제 외부의 어떤 간섭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체만으로도 번영을 이어가는 사회로 진입하겠다는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종신주석의 자리를 굳힌 시진핑은 자신의 재임 중에 일찍부터 기치를 내건 中國夢(중국몽), 중국이 글로벌 세계에 호령하고 군림하는 세상을 열어보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있다.

 

 

이제 중국도 쉬어갈 때가 되었구나! 

 

 

그렇기에 나 호호당은 이제 그간 힘차게 이어온 중국의 行步(행보)가 쉬어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멀리 가려면 쉬어가야 하는 법이니 말이다.

 

나라를 경영함에 있어 금융 측면에서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자본시장 개방과 금리, 그리고 환율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은 없다.

 

중국은 이미 자본시장을 개방한 상태, 따라서 남는 것은 두 가지, 금리와 환율인데 실은 이 두 개는 상충 관계 즉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상태에 있다. 금리를 내리면 통화가 약세로 갈 것이고 통화를 강세로 가져가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저금리와 통화 강세는 일시적으론 몰라도 장기간을 놓고 보면 절대 가능하지가 않다.

 

그런데 중국은 내수를 진작하고 외자유입을 늘리겠다고 하니 이는 그들의 통화인 위엔화를 강세로 가져가야만 한다. 중국 돈값이 비싸져야만, 반대로 달러가 더 저렴해져야만 달러가 중국 금융시장으로 더 들어올 것이고 중국 인민들도 해외 물품을 더 저렴하게 많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위엔화를 강세로 가져가려면 중국은 금리를 올려야 정상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최근엔 일부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낮춰서 시장에 돈을 더 많이 풀려 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불가능한 일이건만 

 

 

다시 말해서 중국은 위엔화도 강세로 가져가고 시중금리도 낮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금리와 환율은 상충관계란 얘길 했는데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는 얘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고속철도와 같은 인프라 건설과 구축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고 몇 년 전에 이른바 일대일로를 통해 또 다시 돈을 풀었다. 물론 중국은 이를 통해 경제성장률은 그런대로 높게 유지할 수 있었지만 국가부채비율도 무지막지하게 늘어났다.

 

그러니 더 이상 국가부채비율을 높이는 돈 풀기를 지속할 순 없는 입장인 모양이다. 외화유입을 늘리겠다고 하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효율이 낮은 인프라 건설보다는 민간 소비를 활성화해서 성장률을 유지해보겠다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생각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은 저금리와 통화강세를 동시에 이어가보고자 한다. 앞에서 되지 않는다고 했던 것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걸어간 길을 가겠다는 중국 

 

 

그런데 이런 상황은 이미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다. 1990년 거품 붕괴 직전의 일본경제가 바로 그랬었다.

 

일본은 1985년 9월에 독일과 함께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인 엔화의 가치를 왕창 높였다. 플라자 합의가 그것이다. 그 이전에 달러 당 엔화는 대략 250 엔 정도였는데 그 이후 125 엔 정도까지 갔으니 엔화를 두 배로 절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일본 경제가 워낙 잘 나가고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중앙은행인 일본 은행(BOJ)은 기준금리마저도 1985년 당시의 5%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2.5%까지 대폭 인하를 해버렸다.

 

내수는 폭발했고 부동산은 연일 가격이 치솟았으며 달러가 싸지자 일본인들은 미국의 부동산과 각종 자산을 마구 사들였다. 그러다가 결국 폭발해버린 것이 1990년 말의 일본 거품 붕괴이다. 한마디로 죽을 짓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중국이 또 다시 그러고자 한다. 저금리에 위엔화 강세. 죽을 짓이 아닐까?

 

 

나름 짐작을 해보니 

 

 

중국 친구들, 머리가 없는 것도 아닐 것인데 왜 저럴까? 왜 저처럼 무모한 짓을 하겠다는 것일까? 일본이 왜 무너졌는지 그들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터인데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짐작이 가는 구석은 하나 밖에 없다. 바로 시황제의 체면을 살리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때마침 미국 연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절대 올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돈 즉 달러를 아무리 풀어도 인플레이션이 생기질 않으니 연준 파월 의장은 얼마 전엔 ‘제발이지 인플레이션 좀 생겼으면 한다’는 멘트도 날렸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체제이고 그 최고봉에는 ‘국가주석’이 자리하고 있다. 더하여 2018년에는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의 경우 종전에는 두 번 이상 연임할 수 없던 조항을 폐지하면서 사실상 한 사람이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사실상 과거의 황제 통치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시진핑이 살아생전에 국가 주석 직에서 내려오겠는가 말이다. 절대권력이 스스로 물러서는 법은 없지 않은가!

 

중국을 지배하는 중국 공산당은 스스로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즉 중국식 사회주의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사회주의적 특징보다는 “국가자본주의”라 하겠고 그 본질에 있어선 과거의 왕조체제에 더 가깝다.

 

현 중국이 과거의 왕조 체제와 다른 점이라곤 국가주석 자리가 혈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북한이야말로 액면 그대로 ‘김씨’ 왕조 체제라 하겠다. 따라서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는 저번 20세기의 엄청난 사회적 실험에 그치고 말았다.

 

시진핑은 자신이 종식 주석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나름의 명분을 얻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굳이 종신 국가주석 직을 맡고자 하는 것은 내 개인의 욕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내건 중국몽, 중국의 꿈을 자신이 죽기 전에 구현하기 위함이다, 뭐 이런 식의 포장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내수를 왕창 진작하고 그에 필요한 돈은 외자, 즉 달러를 대거 당겨다가 써보자는 것이 바로 쌍순환이다. 올 해부터 5년간 즉 2025년까지 경제를 이런 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중국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경제대국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시진핑의 의욕이고 중국의 야심이다.

 

중국을 꺾어놓지 않고선 미래가 불안하다는 미국, 미국 너희 놈들이 제 아무리 설쳐도 끝내 최대경제대국이 되고자 하는 중국이다. 그야말로 패권전쟁이다.

 

그러니 이제 싱가포르를 통해 그야말로 막대한 달러가 중국 금융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갈 것이다. 싱가포르는 중개 수수료를 받아먹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고 말이다.

 

 

기회를 노리는 미국

 

 

이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미국은 중국이 쌍순환 추진 기간 중에 이때다 싶은 판단이 설 경우 마침내 시퍼런 칼날을 빼어들지 않을까 싶다.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지금의 0.25%에서 3% 정도까지 삽시간에 올려버리면 그간에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오른 중국의 거품을 한 방에 터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건 그저 예상이다. 마구 풀어놓은 달러로 인해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이 마구 생겨날 경우 굳이 중국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자체의 필요성에서 미국 연준은 현재 예상하는 3%가 아니라 5% 이상까지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달러 캐리를 했던 싱가포르를 비롯해서 홍콩 등의 금융 중개지는 묵사발이 날 것이고 중국은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이다. 나아가서 중국공산당 자체가 무너지는 일은 예상하긴 어려우나 그간의 절대 권위는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미국 역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떠오르는 라이벌 중국을 꺾어놓을 수만 있다면 능히 가능한 일이라 본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 역시 엄청난 몸살을 앓게 될 것은 물론이다. 부동산과 증시 폭락은 기본이라 본다.

 

나아가서 중국이 흔들리면 북한을 돌볼 여유가 없어질 것이니 어쩌면 그로서 동북아 정세에도 엄청난 변화가 생겨날 가능성마저 있어 보인다.

 

이런 일들이 일어날 시기에 대해 한 번 예상해보자면 빠르면 2023년, 늦어도 2025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때가 왔으니 

 

 

벚꽃 만개하고 양재천 변의 수양버들 新綠(신록)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다가가서 매만지고 쓰다듬어주고 싶다. 양재천 물도 갓 돋아난 풀들로 인해 푸르게 물들었다. 좋은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