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알비의 풍경이다. 그림 가운데의 웅당한 건물은 알비 대성당이다. 아름다운 건물이 아니라 마치 요새나 성채처럼 생겼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옛날에 그러니까 1200년 초반 이곳 알비를 중심으로 카타리파라고 하는 이단 종파가 세력을 키우는 바람에 결국 로마교황청은 전쟁을 일으켰다. 알비 십자군 전쟁이다. 농민들을 중심으로 크게 힘을 얻은 카타리 파의 교리는 상당 부분 가톨릭의 교리와 어긋나는 바가 있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교리가 아니라 남 프랑스 일대는 유독 가톨릭 사제들의 사치와 타락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알비 십자군 전쟁을 통해 농부와 그 가족들을 포함해서 무려 20만에서 100만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 당했다. 전쟁이 끝난 다음 가톨릭 교회는 아름다운 건물이 아니라 마치 전투적인 요새와도 같은 성당를 세움으로서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지역 주민들의 저항 의지를 눌렀다. 오늘날엔 그런 아픈 역사가 있었는지조차 망각했는지 강물만 유유하게 흘러가고 있다. 나 호호당이 알비란 마을을 기억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진정으로 애호하는 프랑스의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파리 몽마르트르의 유명한 카바레인 물랭루즈의 춤추는 무희들을 포스터로 그린 그 양반의 고향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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