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이렇게 덥다니 이거야 원

 

 

오후 4시 현재 서울은 34도이고 도쿄는 32도, 베이징은 27도이다. 우리가 제일 덥다. 어째 이런 일이. 그뿐 아니다, 남쪽의 타이베이는 33도, 베트남의 하노이는 32도, 방콕은 30도이니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일대에서 가장 뜨겁다는 사실. 아니 이런!

 

올해 우리나라 여름 기후는 정말이지 사실상의 재앙 수준이다. 뜨거운 공기가 유독 우리나라만 에워싸고 있다. 한 밤에도 30도이니 에어컨을 틀고는 있지만 한편으로 전기요금 걱정을 한다.

 

간밤 뒷산에 강아지들을 데리고 올랐더니 기분이 나빠질 정도로 습하고 더운 공기로 해서 금방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매일 밤 지켜보는 화성과 토성도 구름이 껴서 보이지가 않았다.

 

무심결에 이건 팔열지옥이다! 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불교의 八熱(팔열)지옥. 여덟 가지 뜨거움이 있어 그 단계가 점점 더 치열해진다고 해서 팔열지옥인데 올 여름 우리나라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大焦熱地獄(대초열지옥), 온몸이 새까맣게 불타서 재 가루로 변하는 와중에도 의식은 있어서 엄청난 고통을 받는 지옥, 그리고 阿鼻焦熱地獄(아비초열지옥), 다른 말로는 無間地獄(무간지옥)인데 이 지옥이 우리 한반도로 옮겨온 것이 아닌가 싶다.

 

無間地獄(무간지옥)이란 말이 과장도 아닌 것이, 한낮에 달구어진 보도 위를 걷노라면 뜨거운 열풍에 몸을 데이고 기관지가 막힐 것 같고 새벽에 가장 서늘한 때가 28도의 열대야이니 정말 올 여름이야말로 조금치도 휴식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니 그렇다.

 

이제 이틀 후면 立秋(입추), 가을 기운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는 때이다. 夏至(하지)로부터 한 달 반이 지났으니 해도 좀 짧아지고 있으나 그 사이에 잔뜩 데워진 땅이 식으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이번 더위는 역시 8월 23일의 處暑(처서)는 지나야 하겠다. 과연 가을이 올까? 그래도 오겠지 뭐.

 

 

유달리 더운 것도 역시 나라의 운인 것이니

 

 

그래 이 또한 나라의 운이구나 싶다. 運(운)이란 움직인다는 뜻도 있지만 원래는 되돌아온다는 의미이다. 돌이켜보면 1994년 여름,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너무 더웠다. 그런데 올 해는 더한 것 같다.

 

운을 영어로는 찬스, chance 라고 한다. 기회라는 뜻도 있지만 원래는 運(운)이란 더 강하다. 찬스는 기본적으로 50 대 50 이다. 그러니 뜨거운 여름도 있고 서늘한 여름도 있기 마련이다. 다만 이번엔 뜨거운 여름이 되었는데 이 또한 우리의 운인 것이다. 지구온난화? 그런 거창한 것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 살기 힘든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데 저 엄청난 무더위까지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다. 無心(무심)한 하늘이 아니라 뭔가 有心(유심)한 것도 같다.

 

 

본 게임으로 들어서고 있는 북한 문제

 

 

6월에 있었던 트럼프 김정은 회담 이후 비핵화 문제가 이제 서서히 본 게임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 김정은을 불러 몇 번 환대해주었던 중국이 우리도 당연히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면서 극력 나서고 있다. 중국도 이 게임에 持分(지분)이 있다는 얘기이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와 함께 한미 동맹을 와해시켜보자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북한과 우리 모두 그들의 세력권 안으로 끌어들여 복속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지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북한을 발전시켜주면서 미국의 세력 범위 안으로 넣고 그로서 중국에 가하는 전략적 포위망을 좀 더 밀도 있게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북한 아니 김정은의 가장 큰 어려움이자 걱정은 비핵화와 그 이후 경제발전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게 김정은 자신의 독재체제 유지에 문제가 없겠는가 하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어려움 또한 적지 않다. 일단 군사적 긴장 국면에선 벗어날 수 있었다 해도 지금부터가 더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할 독자적 역량은 아직 어림도 없다 하겠고, 어떻게 해서든 독재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이끌어가면서 민족적 동질성을 만들어내는 일 역시 대단히 난감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크게 다행한 일이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이라 하겠다. 은둔의 독재자 김정은이 더 이상 정신 나간 비정상의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들의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정상적인 인간이란 점을 이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앞으로 또 다시 일이 꼬여서 갈등이 생긴다 해도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막가파식의 벼랑끝 전술을 사용하기란 어렵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이번 북미 회담에의 가장 큰 성과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김정은 스스로가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라 여긴다.

 

제가 여차하면 내 책상 위에 있는 핵미사일 버튼을 확 눌러버리고 까짓 거 죽어버리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 역시 잘 살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했던 김정은이었다.

 

이에 앞에서 얘기한 미국과 중국, 우리와 북한, 이렇게 4자간의 복잡한 요구와 셈법이 상당히 풀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는 결국 시간과 세월이 해결해줄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된다.

 

특히 멀지 않아 중국이 내부로부터 거하게 무너져 내릴 것이니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정말로 좋은 계기가 생겨날 것이라 본다. 올 해 들어 1인 체제로 돌변한 중국은 독재의 명분을 확보하고 과시하기 위해 계속 무리를 할 수밖에 없고 결국 탈이 날 것으로 본다.

 

 

몹시 궁금한 7월의 설비투자와 고용동향

 

 

말머리를 돌린다. 통계청이 곧 발표하게 될 저번 7월의 고용동향이 정말 궁금하다. 설비투자 동향도 궁금하다. 설비투자와 고용은 함께 움직이는 지표인 까닭이다.

 

그리고 특히 운의 흐름을 살피는 나 호호당의 입장에선 7월의 내용이 중요하다. 戊戌(무술)년 己未(기미)월인데 그 내용을 알면 장차 이어질 45개월의 흐름을 내 나름 예측하고 짚어내는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그동안 SOC 투자를 줄일 예정이었는데 오늘 뉴스에 보니 여름휴가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을 강조하면서 “생활 SOC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주문하고자 한다”면서 결국 SOC 지출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생각인 것 같다. 수개월째 이어진 고용 부진과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라 본다.

 

또 문 대통령이 말하길 “경제 침체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모든 경제팀들이 힘을 모아 더욱 분발해 달라”고 당부한 것을 보면 시중 경제연구소들이 제기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장기 침체론에 대해 상당히 우려가 많은 모양이다.

 

이 대목에 대해 나 호호당의 생각을 말하면 이렇다. 앞에서 언급한 바, 지난 7월의 수치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실은 같은 맥락이다.

 

 

장기침체냐 아니냐의 여부는 곧 결정이 난다.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면 그런대로 이어가느냐 하는 문제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결정된다는 생각이고 늦어도 올 11월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 나 호호당도 사실 걱정이 많다.

 

복잡다단한 정치게임

 

또 오늘은 흥미로운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딴지일보의 김어준 씨가 한 말이 재미있다. 이재명 지사를 ‘절대 악’으로 만들어서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까지 연결하려는 작업이 진행 중이란 말이 그것이다.

 

사실 꽤나 궁금하다, 이재명 지사를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작업의 주체가 현 정권 내부에 있는지 아니면 야당 쪽에 있는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여권 내의 차기 대선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김어준의 말처럼 야당 쪽인지 아리송하다는 얘기이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아무튼 2018년 立秋(입추), 한 해의 반환점을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좋고 반가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저 바라건대 전기료 누진세라도 좀 더 신경을 써서 적절하게 경감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