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인근 양재천 건너 엘지엔솔 연구소가 겨울 초 경내 나무들을 모조리 쳐 없애더니 펜스를 세우고 건물을 짓기로 한 모양이다. 그간 오래된 나무들이 늘 멋진 풍치를 제공했는데 너무 아쉽다. 펜스 아래 비탈에 나무 한 그루가 겨울 하늘을 지키고 있다. 며칠 전 날 맑은 날 찍은 사진인데 수시로 눈길을 끈다. 시원해서 그런가? 싶지만 겨울 하늘에 시원한 게 좋을 것 같진 않은데. 아니면 추상성이 느껴져서 눈길을 끄는가 싶기도 하다.
설날 연휴 끝나고 오랜만에 지인이 연락을 해왔다. 마침 한가하니 얼굴 볼 수 있냐고. 당연하지, 무슨 바쁜 일 있으랴, 그저 반가울 따름이었다. 저녁도 먹었고 특별히 갈 곳도 없어서 동네 길 건너편의 놀이터 근처에 차를 세우고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이번 설은 화이트 설이야, 했더니 지인이 껄껄대며 웃었다. 별로 웃기는 얘기 같진 않았는데. 앞의 저 발자국은 나와 지인의 것이다. 눈 내리는 것은 그렇다 치고 바로 그 다음 날 온도가 올라서 싹-하고 녹았으면 좋겠다. 이미지가 은근히 분위기가 있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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