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떨어진 직후의 철쭉, 어둡기 직전 사물의 색은 더 진해진다. 더 어두워지면 사진의 핀이 나간다. 그 사이의 시간, 철죽의 분홍은 강렬하다. 요사스럽다 표현할 수도 있으리라. 홍록의 저 빛과 어둠, 산길을 가다가 꽃이 너무 예뻐서 미처 걸어가지 못 하고 여기 서성 저기 서성댄다 해서 躑躅(척촉)이라 이름 붙여진 꽃, 그게 우리말로 발음하다보니 철쭉이 되었다. 철쭉 또한 벚꽃처럼 무데기로 피어난다. 흔하면 가치가 없다 하지만 그건 돈에 미친 우리들의 착각, 한 때를 아끼지 않고 장식해주는 저 꽃을 어떻게 싸다 할 수 있으리. 고맙기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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