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통령 관저 이전에 대해

 

 

‘드디어’ 대통령 궁으로서의 청와대가 없어지고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된다. 그게 타당한가의 여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좀 더 생각을 밝히면 옮겨도 되고 옮기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다만 언젠가부터 청와대는 자리가 나쁘다는 인식이 퍼졌고 결정적으로 청와대 자리가 나쁘다고 못을 박은 것은 문재인 정부였다. 광화문 시대를 열기 위해 만들어진 ‘광화문시대위원회’의 장을 맡았던 유홍준 교수가 풍수지리까지 들먹이면서 청와대 터가 나쁘다는 주장을 했던 것이 그것이다. 근거가 있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풍수상으로 근거가 있다면 있는 것입니다” 하고 강변을 했다.

 

(그렇게 단호했던 분이 나중에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 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발표까지 해야 했다.)

 

청와대 터가 좋지 않다는 말은 참으로 얄궂다. 과거 한양 도성시절부터 오늘날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수도 서울 전체를 놓고 봐도 경복궁 뒤의 백악산 아래의 청와대 자리만큼 뛰어난 명당은 없다. 굳이 풍수를 운운하지 않아도 그만한 자리는 서울에 없다고 본다.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청와대 터가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모든 대통령들이 나쁜 대통령으로 끝나는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대통령 5년 단임제” 때문이다. 청와대 자리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우리 헌법 구조상 야당 후보가 새 대통령이 되면 당연히 전임 대통령은 나쁜 대통령이 되는 법이고 정권을 재창출한다 해도 새 대통령은 통치기반을 위해선 전임을 높게 평가하긴 싫을 것이니 말이다.

 

어쨌거나 이제 청와대가 전 국민들이 함께 享有(향유)할 수 있는 공원이 된다고 하니 그다지 나쁜 것 같진 않다.

 

사실 나 호호당은 어떤 이가 대통령이 되건 별 관심이 없다. 누가 되든 개인적으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말, 흔히 듣지만 그건 그를 잘못 선출한 우리 국민이 잘못했다는 얘기이니 그 또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밖에 더 되겠는가. 국민, 다시 말해 투표능력을 가진 유권자가 주인인 나라 아닌가.

 

 

#2.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1991년 12월 말에 소련이 해체되었고 그로부터 30년이 흘러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했다. 이 세상은 60년을 하나의 週期(주기)로 하기에 30년은 반전의 모멘텀, 일종의 rollback 이라 하겠다. 과거 소련의 영광을 되찾고 그로서 역사에 남는 영웅이 됨으로써 독재를 정당화시키고자 하는 푸틴의 야심에서 시작되었음을 일러주고 있다.

 

그런데 세상은 참으로 묘하고 또 묘해서 이번 전쟁은 결괴적으로 “우크라이나 독립전쟁”이 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는 EU 쪽을 선호하고 안전보장 역시 NATO 쪽을 택하려 했다. 러시아로선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잘 해주고 달래면서 같이 가야지, 그걸 미사일과 탱크로 밀고 들어가서야 되겠는가. 이번에 보여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은 이제 우리들은 너희 러시아와는 인연을 끊겠다는 의지의 발로라 하겠다.

 

天時(천시)도 러시아 편이 아니었다. 눈이 녹아 진창이 된 땅위로 육중한 탱크나 장갑차가 갈 순 없으니 좁은 도로로 가야했고 그 바람에 숲속에 매복한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대원들에 의해 무수히 절단이 나고 파괴가 되었으니 그렇다. 게다가 식량보급마저 어려웠다.

 

게다가 높은 하늘에서의 정밀타격 능력이 없는 러시아 공군은 미국이나 서유럽 나라들로부터 폴란드를 경유해서 들어오는 보급로를 타격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저공침투를 감행하는 바람에 휴대용 미사일의 요격을 받아 엄청난 손실까지 입었다. 간단히 말해 天地人(천지인) 三才(삼재) 모두 러시아 편이 아니었다.

 

이미 얘기한 바 있지만 침공은 우리 시각으로 2월 24일 낮 12시에 시작되었는데 72시간 동안 경과를 지켜본 나 호호당은 이번 전쟁은 러시아의 실패라고 단정한 바 있다. 초장의 72시간이야말로 사실상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2월 28일자 블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사실상 러시아의 패배”)

 

이제 이번 주 금요일 4월 1일, 즉 전투 개시로부터 36일이 지나면 사실상 이번 전쟁은 마무리가 지어질 것이라 본다. 설령 더 싸운다 해도 그건 협상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할 것이다. (30일이면 반전이 일어나고 그게 6일 뒤가 되면 현저해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제 치를 비용을 제대로 치르고 당당하게 진정한 독립국으로 일어서고 있다. 세상에 공짜 없는 법. 친러 성향의 돈바스 지역만 떼어주면 될 것이다.

 

 

#3. 증시에 대하여

 

 

그저께 후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제 증시 대세가 하락이지요, 끝난 거죠? 하는 질문이었다. 웃으면서 답했다. 왜? 네 눈엔 끝난 것으로 보이니? 천만의 말씀이야. 아직은 하락도 상승도 아니고 그저 지지부진할 뿐이지, 대세를 논할 때는 아니거든.

 

우리 증시는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약세 국면이지 대세 하락은 절대 아니다.

 

설령 대세 하락이 온다 해도 일단은 종합주가지수 2,980 포인트까진 일단 올랐다가 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내리면 대세 하락이 결정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지수는 2,740 포인트이니 적어도 240 포인트 정도 반등 폭이 남아있다.

 

2,980 포인트를 넘어서 순항하면 또 다시 대세는 상승국면을 이어가는 것이고 그 부근에서 무너지면 그때 비로소 대세 하락의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니 아직은 대세 하락이냐 아니냐를 논할 시점이 아니란 얘기 드린다.

 

개미님들, 주식에 투자했다가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적건 크건 손해 좀 보셨을 것 같은데 혹시라도 지겨운 나머지 무리한 損切(손절) 같은 건 하지 말라고 당부 드린다.

 

종합주가지수를 보라, 작년 1월 초 거래 첫날 2,980 포인트를 뚫고 올랐다가 작년 12월 말 마지막 거래일 날 그 선에서 끝이 났다는 점에 주목하시길. 시작과 끝이 똑 같다. 그러니 손절하더라도 일단 그 선에 가서 정할 일이다.

 

만일 대세가 하락으로 갈 경우 확인 절차가 필요한 법인데 그 선이 바로 2,980 포인트 선이란 얘기이다. 주식은 언제나 확인, 즉 모든 투자자들의 확인을 거친다. 증시는 “놀랍게도 대단히 민주적”이다.

 

나 호호당은 작년 증시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올렸고 최근의 약세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상승장세가 아니어서 욕심 내지 않고 이른바 ‘따먹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어깨에서 힘을 빼야 좋은 스윙이 나오는 것과 같다.

 

 

#4. 일본 엔화의 하락에 대하여

 

 

일본 통화인 엔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호떡집엔 역시 불이 났다. 주요 통화의 하나인 엔이 저 모양이니 이제 일본은 끝장이란 논평도 있고 반대로 일본 엔화의 하락으로 우리 수출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논평도 있다.

 

모두 별 영양가 없는 얘기라고 보시면 된다. 엔화 하락으로 일본이 끝장 났다 식의 내용은 일본 싫어하시는 분들이 즐기실 것 같고 수출 경쟁력 운운 하는 얘기는 이제 증시에서 손해를 보고 떠날 명분을 찾는 분들이 “소비”하는 뉴스라 보면 된다.

 

최근 일본에서도 말이 많다. 어느 일본 경제인의 얘기인 즉 G7에서 일본이 빠지고 그 자리를 한국이 메워도 할 말 없다는 自嘲(자조)의 소리가 대표적이다.

 

저런 얘기 곧이곧대로 들으면 곤란하다. 이제부터 일본도 분발해야 한다는 일본 경제 리더들의 채찍질이라 보면 정확하다. 뭐든지 단체나 조직은 위기의식을 느낄 때 힘을 낸다. 그러니 이제 일본도 그간의 부진을 떨치고 일어설 준비를 한다고 보시는 것이 더 좋겠다. 하기야 30년 이상에 걸친 일본 경제의 조정이 이제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셔도 무방하다.

 

엔화를 볼 것 같으면 달러당 121.51엔 이상으로 오르는 것, 즉 엔화 하락은 오버 슈팅이다. 오래 전인 2012년부터 나 호호당은 일본 엔화의 정상 변동 범위를 달러당 98.69에서 118.42 사이로 설정해두고 있다. 최근엔 그를 벗어났으니 이제 조만간 반대 움직임이 나올 것이다.

 

(차트 보실 수 있는 분은 가서 어디 한 번 앞의 수치를 입력해서 선 두 개를 그어보시길. 나 호호당이 무슨 얘기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엔이 하락하는 이유는 미국 국채 10년물이 2%대의 금리인데 비해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0%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본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차원을 제외하면 일본 국채를 사줄 이는 없다. 그런데 일본의 경상수지가 작년 12월과 올 1월 연이어 상당한 적자를 나타내었고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급격한 엔화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

 

이제 그간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엔화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그게 일본에겐 반대로 藥(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본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그렇다.

 

일본의 경우 국채 금리를 올려야만 일본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대단히 어렵지만 그게 실은 사는 길이다. 원래 사는 길은 어렵고 죽는 길은 쉽다.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른다? 그러기 위해선 일본이 적자재정의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또 그러기 위해선 사실상 편하게 1당 독재를 누리고 있는 일본 자민당의 결단이 필요하다. 물론 그 길을 택할 것 같으면 자민당의 통치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겠으나 바로 그게 필요하다. 일본이 사는 길이다. 

 

(우리 역시 멀지 않아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양당 체제의 개편이 이루어질 것이다.)

 

일본 국운을 보면 30년 이상에 걸친 부진이 올 해 5월로서 끝난다. 그러니 분발해야 할 것인데 이번 엔화 급락은 일본에게 있어 쓰디 쓴 약이 될 것 같다는 얘기이다. 안락사를 위한 달달한 약이 아니라 살기 위한 쓴 약 말이다.

 

다시 한 번 더 하는 얘기, 살려면 비용을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