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된 자의 삶
이제 슬슬 글을 써도 될 것 같다. 어지럼증이 많이 가신 것 같다. 그간에 여러 차례 도중에 그만 둔 글들이 몇 개나 된다. 오늘은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시작해본다.
뉴스에 보니 미국 시리즈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마지막 참전 용사이자 영웅이 99세를 一期(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에드워드 셰임스, Edward Shames, 대단하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어서 검색해보니 June 13, 1922 – December 3, 2021 라고 나온다. (점성술 사이트에 가서 생시를 검색해봤는데 없다.)
壬戌(임술)년 丙午(병오)월 壬子(임자)일에 태어났고 辛丑(신축)년 己亥(기해)월 乙酉(을유)일에 사망했다.
삶의 이력으로 볼 때 1942년과 2002년 壬午(임오)년이 立秋(입추)이고 1972년이 立春(입춘) 바닥으로 추정된다.
유태계이고 다섯 살 때 부친이 죽었다고 한다. 1927년이니 丁卯(정묘)년, 운세 흐름상으로 立夏(입하)가 된다. 그러니 이 양반은 일찍 철이 들었을 것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 철이 든 것이다.
무엇보다 부럽고 대단한 것은 은퇴한 후 다시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와 쭉 살다가 죽었는데 자녀 둘, 손주 넷, 증손주 8명이 함께 지냈다는 것이다. 2-4-8 로 증식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대박이다. (바이러스 증식이 아니다.)
우리야말로 걱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하면 개인주의이고 각각 뿔뿔이 흩어져 사는 줄로 알지만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를 빼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저처럼 자기 동네에서 친척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영국 또한 런던을 빼면 그렇다. 그렇기에 정서적으로 대단히 안정되어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야말로 고향도 없고 사촌도 남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그야말로 엉망이다. 오로지 나라에서 뭘 좀 해주시오, 수준이니 큰일이다. 나 호호당이 보기에 오늘날 이른바 MZ 세대들은 장차 사회적 압박과 폭력으로부터 어떻게 견뎌나갈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에드워드 셰임스는 제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공수부대로 참전했고 마켓 가든 작전, 페가수스 작전, 발지 전투 등 연합군이 반격할 때의 모든 핵심 전투에 참여했고 공도 세웠으니 그야말로 전쟁 영웅이 아닐 수 없다. 1942년이 입추였으니 그 많은 위험 속에서 죽지 않고 다리 부상 정도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오복을 갖췄으니
전쟁이 끝난 다음 해 동갑내기 고향 처녀와 결혼했고 대령까지 승진했다가 1972년 壬子(임자)년 입춘 바닥에 그만 두고 그 이후 줄곧 바닷가 고향인 버지니아 비치에서 50년을 즐겁게 살다가 편하게 세상을 떠났다.
1972년부터 2021년까지 은퇴의 삶을 살았지만 아내 역시 2019년까지 73년을 함께 하면서 자녀들과 손주, 증손주들과 함께 보냈으니 전혀 지루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망일을 보니 2002년이 입추였고 이에 2017년이 立冬(입동)이었으니 사실 2019년 아내가 죽으면서 그 역시 삶이 마무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운에 죽으면 아무런 고통도 없다. 그냥 편히 갔을 것이다.
전쟁 영웅으로서 나라에 봉사했고 행복한 결혼생활에 자손을 많이 두었으며 오래 살다가 고통 없이 갔으니 더 이상 뭘 바라리오! 참으로 福(복)된 삶을 살은 셈이다. 五福(오복)이 俱全(구전), 갖은 복을 모두 갖추었던 삶이다.
나 호호당은 오래 살다 가는 사람은 모두 훌륭한 분이라 여긴다. 오래 살아서만이 아니라 오래 살려면 心性(심성)이 좋고 건강하게 타고 나야만 하고 거기에 더해 사는 재미가 있어야만 오래 산다. 속이 꼬이고 세상을 미워하는 자는 오래 살 수가 없고 도중에 몹쓸 병에 걸려서 일찍 죽는다. 이에 나 호호당은 욕심을 줄이고 마음 편히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90까지!
미국인들의 생각, 그런데...
포털에 보니 중앙일보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영국의 시사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와 데이터 분석 회사 유고브(YouGov)가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9%가 북한을 미국의 가장 큰 적으로 선택했다. 24%는 ‘비호감’이라고 답했고 1%만이 ‘동맹’, 4%가 ‘호감’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런 기사를 보면 나 호호당은 즉각 구글에 들어가 확인해본다. 국내 매체들이 외국 정보를 소개할 때 약간 ‘마사지’하는 경향이 있어서 오리지널 소스를 확인해본다.
확인해보니 역시 그랬다.
먼저 북한에 대한 것을 보니 약간 다르다. 적으로 보는 것이 59%가 아니라 58%였고 비호감이 24%가 아니라 21%로 되어 있다. 큰 차이는 없지만 왜 이럴까? 왜 조금씩 손을 볼까?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제법 틀린다.
중앙일보 기사는 우리에 대해 42% 동맹, 31%가 호감이라고 하고 있는데 실제 자료는 35%가 동맹, 31%가 호감이라 되어 있다. 이 정도면 마사지를 제법 한 셈이다. 합치면 73%인데 실은 66%이다. 7%나 틀린다.
기사엔 일본에 대한 자료는 소개되어 있지 않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역시 그렇다. 일본에 대해 미국인들은 37%가 동맹, 34%가 호감이라 되어 있다. 합치면 71%가 동맹 또는 호감이다.
이 정도면 손을 많이 본 셈이다. 왜 그럴까?
그리고 영국은 어떨까 싶어서 보았더니 ‘역시나’ 였다. 미국인들은 영국에 대해 55%가 동맹, 27%가 호감이라 한다. 합치면 82%, 영국과 미국은 강력한 동맹인 셈이다.
참고로 확인해보시라고 소스를 올린다.
https://docs.cdn.yougov.com/qxe3vbsvhw/econTabReport.pdf
최근에 대선 후보 지지도가 연일 보도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모르겠다. 믿어도 되는지, 정말인지 말이다. 여론 조사 자체가 일종의 선전이고 여론전이 아닌지 싶기도 하다.
그리스 알파벳을 다시 외울 판국이네!
오미크론?
어쩌다 보니 이젠 쓸모가 없다 싶어 잊기로 한 그리스 알파벳 순서를 다시 각인할 판이다. 이번에 오미크론이 나온 걸 보면 그 사이에 벌써 변이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오미크론 앞에 14개나 있으니 말이다. 그간의 가장 스타는 역시 삼각형처럼 생긴 델타, 델타 변이가 으뜸이었다.
그런데 13 번째의 뉴와 14 번째의 크시는 일부러 제외했단 점이 재미있다. 뉴는 영어의 New 로 알려지면 새로운 코로나19가 된다는 점에서 제외되었고 크시는 영어로 Xi 가 되니 중국의 시진핑이 될 것 같아 뺐다고 한다.
그리스 알파벳이 24개인데 벌서 15 번째까지 나왔으니 이거 내년 중반이면 다 써먹는 게 아닌가 걱정이다. 참고로 마지막은 ‘오메가’란 점 알려드린다. 알파요 오메가! 할 때의 그 오메가 말이다.
아무튼 코로나19 땜에 걸릴 까봐 걱정이기도 하지만 자연순환운명학 강좌도 하기 어렵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둔 넓은 강의실에서 하긴 하지만 그래도 부담이 된다. 저번 강좌는 수강생 자체가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물론 오붓한 맛은 있었지만 한 편으론 흥이 나질 않았다.
오미크론이 독성이 약하고 그게 우세종이 되면 오히려 좋다는 ‘썰’도 많지만 아직은 그저 희망사항이다. 독성이 약하다는 확실한 증거 아직 없지 않은가.
목요일 저녁 쌀쌀한 날씨라 작업실 근처의 곰탕집에 가서 한 그릇 먹는데 저편 테이블의 남자 둘이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마구 침방울을 날리고 있었다. 날아가는 비말이 역광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후딱 먹고 마스크 끼고 바로 나왔다.
작업실 나갔을 경우 퇴근 시간에는 절대 버스 타지 않는다. 시간을 더 보낸 뒤에 느지막이 버스를 타거나 아니면 택시 탄다. 화장실 손잡이는 무조건 티슈를 한 장 들고 잡는다. 들어가서 손을 씻어도 나올 때 다시 문을 닫느라 손잡이를 잡아야 하니 그 또한 걱정이 된다.
어제는 약간 열이 났다. 혹시? 이거, 보자, 최근에 내가 어딜 갔었지? 하고 체크해본다. 걱정하니까 열이 더 나는 것 같았다. 에라, 괜찮겠지 하고 다른 일을 했더니 어느새 이마가 차가워져 있었다. 걱정하니까 혈압이 조금 올랐었나 보다. 참, 이런 쩝!
아무튼 글을 다 썼다. 이 정도에서 그친다. 오늘은 시운전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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