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서히 가을의 자취가 하나 둘씩 없어져간다. 낙엽은 겨우내 마르고 말라서 부숴지고 가루는 바람에 실려 날아갈 것이다. 풀벌레의 주검들도 그러할 것이다. 돌계단은 그에 비하면 꽤나 견고하다. 천년 만년 갈 것 같다. 하지만 저 놈 역시 서서히 마모가 되어 언젠간 둥글어지고 또 바스러질 것이다. 우리 역시 낙엽과 돌 사이에 있다. 결국 니나 내나, 시간 속에선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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