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주도를 다녀왔다. 장모님이 계신 곳인데 아내가 공황장애 후유증으로 함부로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 그 바람에 덩달아 나도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한다. 물론 담배 탓도 없진 않다. 공항을 나오면서 보니 과연 제주도였다. 야자수에 푸른 하늘, 나름 감개가 컸다. 그래, 오랜만이야! 싶었다. 서울은 이미 가을이 깊어서 낙엽지는데 제주는 그냥 여전히 황록색의 활엽수 천국이었다.
비행기로부터 나오면서 유리창 너머로 찍은 제주공항 활주로 풍경, 저녁 햇빛이 활주로와 비행기를 오렌지와 레드, 브라운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활주로 저편의 제주 바다에도 석양빛이 어리고 있었다. 셔터를 누르면서 왈칵 그려보고 싶었다. 엘로와 브라운, 레드를 듬뿍 찍어서 팔레트에 풀어놓고 기분 내키는 대로 종이 위에 칠하고 싶었다. 그릴 것 같으면 저 유리창의 반사광은 지워버려야지 생각했다. 즐겨주시길... 독자님들도 제주의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시라고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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