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를 막아준 "달러 마이너스 통장"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글로벌 전체적인 금융위기나 공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거기엔 뚜렷한 이유가 있다, 미국이 부랴부랴 터준 ‘달러 마이너스 통장’ 때문이었다. (달러 ‘마통’을 달리 표현하면 ‘달러 스왑’ 이라 한다. 더 정확한 표현으로 중앙은행간 유동성 스왑이라 한다.)

 

흔히 사람들은 미국 연준이 직접 돈을 찍어서 공급하는 양적완화를 단행한 데 대한 인상만 남아있지 앞서의 일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 마통’ 역시 실은 양적완화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 엄청난 조치였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의 금융위기는 자동적으로 외환위기로 연결되는데 그 외환위기란 것을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달러 부족 위기를 말한다. Dollar Shortage!

 

내부의 금융위기는 양적완화라는 수단으로 임시변통을 한 연준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글로벌도 걱정거리였다. 어디선가 달러 부족 위기가 터지면 글로벌 전체로 확산되거나 경제대공황이 올 수도 있었고 그럴 경우 미국 역시 더욱 어려워질 거란 걱정이었다.

 

이에 연준은 부랴부랴 주요 우방국 중앙은행들을 상대로 달러 마통 계약을 체결했고 그로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달러 마통 통장 방식은 작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또 다시 적용되었다. (다만 죽이고자 마음을 단단히 먹은 상대인 중국에 대해선 달러 마통 통장을 터주지 않고 있는 미국이다. 제발 좀 뒤져라! 하는 마음이다.)

 

달러 마통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영문 위키피디아에 가서 다음 문장을 입력하면 되겠다. “Central bank liquidity swap”

 

 

달러 마통은 한국은행의 운신 폭을 넓혀주었으니 

 

 

2008년 위기 당시 우리도 미국과 달러 마통을 텄다, 뭐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실 우리가 달러 부족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나 그로 인해 한국은행의 운신 폭이 대폭 늘어났다. 경기부양을 위해 마음 놓고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2008년 8월 금융위기가 막 발생하던 당시 한은기준금리는 무려 5.25%였는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2009년 2월까지 겨우 6개월 만에 무려 여섯 차례의 인하를 통해 2%까지 전폭적으로 낮춘 바 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달러 마통의 개설이었다. 금리를 인하해도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인한 달러 부족 가능성이 거의 없기에 한은은 마음 놓고 금리를 내려 국내 경기를 부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외국인 자금들 또한 한은의 기준금리의 신속한 대폭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달러 부족 위기 즉 외환위기가 없을 것이니 굳이 투자 자산을 손절해가면서까지 내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미국 연준의 광범위하게 달러 마통 개설 조치로 인해 미국 금융위기가 다른 곳에서의 달러 부족으로 인한 외환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던 것이다.

 

그런 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하자 한은은 더 이상 시중에 돈을 풀어놓기만 할 수 없단 생각에서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5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2%에서 3.25%까지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아쉽게도 한진해운을 살리지 않았으니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전 세계 경제가 심한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그리스를 필두로 유럽국가들의 부채위기가 시작되었다. 이제 더 이상 금융위기 이전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우리나라 유일의 국적해운사인 한진해운이 몰락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진해운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자 글로벌 물동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과감하게 베팅을 했다. 배를 왕창 빌려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보고자 나선 것이다.

 

당시 국제 운임은 저렴했고 그로 인해 배를 빌려주는 임차료도 저렴했기에 그런 도박을 걸었던 것이다. 그런데 글로벌 경기는 2011년을 기점으로 또 다시 완전히 꺾였고 이에 한진해운은 빌린 배들의 임차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한진해운의 상실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에 향후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산업은행이 인수해서 살려야 했던 것이라 본다.

 

당시 국내 부동산도 금융위기에 따라 하락조정에 들어갔다가 되살아났지만 한은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으로 또 다시 조정 국면으로 들어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과적으론 국내경기를 불황으로 몰아넣은 셈이었다.

 

 

달러 마통은 결과적으로 오늘날 우리 경제 제로금리의 바탕이 되었으니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기 직전인 2012년부터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었고 2013년 초엔 부동산 침체도 심화되고 있었다. 이에 한은은 2012년 7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는데 실은 이것이 우리 경제가 사실상의 제로금리로 가는 출발점이 되고 말았다. 도중에 다시 금리를 조금 올려서 금리정상화를 조심스럽게 시도한 바 있지만 작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의 0.5%, 사실상의 제로금리가 정착되고 말았다.

 

즁요한 점은 달러 마통으로 인해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고 그 때문에 한은은 금리인하를 마음 놓고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지 아닐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0.5% 기준금리 체제인 까닭에 좀비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부족으로 시달리는 우리 경제이기에 정리할 수도 없다. 이제 우리 경제의 생산성은 더 이상 향상되기 어려운 체질, 즉 성인병 체질인 만성 고혈압과 당뇨에 시달리는 체질이 고착화되어 버린 것이다.

 

 

환율은 미국과 중국 눈치보기에 바빠서 

 

 

우리는 수출경제이기에 남은 것은 이제 환율이다. 그러니 조금 얘기해보자.

 

예전엔 수출입 비중을 줄이고 내수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지만 이젠 그런 타령을 할 수 있던 시절이 그립기까지 하다. 인구가 줄어드는 판국에 무슨 내수 활성화를 할 수 있으랴! 죽으나 사나 오로지 수출에 목을 매어야 하는 우리 경제이다.

 

그런데 환율이야말로 더더욱 어려워지고 말았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저마다 자국 통화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환율전쟁이 본격화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세다가 우리의 경우 예전과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으니 우리 원화는 미국 달러는 물론이고 중국 위엔화라고 하는 양쪽 통화의 사정을 동시에 감안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겼다는 점이다.

 

예전엔 달러가 오르거나 엔화가 오르면 수출이 잘 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의 수출 중 상당 비중이 중국이어서 중국 위엔화가 내리면 중국으로 가는 수출이 줄어든다. 달러도 살피고 엔화도 살피고 위엔화도 살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된 바람에 외환당국도 여간 어려운 처지가 아닌 셈이다. 최근 달러가 많이 하락했어도 우리 수출이 그런대로 잘 되는 것은 중국 위엔화가 강세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중국 버블 붕괴가 공교롭게도 일치될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까닭에 우리 경제가 장차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나 호호당이 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본다. 미국이 죽이려드는 상대방이 중국이고 이에 중국이 이런저런 이유로 무너질 것 같으면 위엔화는 급락할 것이고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대폭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중국 경제의 붕괴를 점쳐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 호호당은 오래 전부터 중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는 시기로서 2020-2024년을 예상해왔다. 다른 경제전문가들에겐 없는 나라별 국운의 흐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미국 연준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게 될 시기 역시 그 무렵이 아닐까 싶다는 점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미국 달러를 강세로 이끌 수밖에 없다. 달러 강세는 환율전문가들 사이에서 ‘글로벌 경제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당분간은 증시도 오를 것이라 본다. 올 해 아니면 내년까지 종합지수 4000선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본다.

 

부동산 역시 당분간은 더 오를 것이라 본다. 최근엔 다소 주춤한 모양이지만 조금 지나면 또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 본다. 문재인 정부의 당초 아파트 수요예측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무지막지하게 불어났고 이에 부동산 상승이 또 다시 가속화되었다. 그러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수요, 즉 ‘영끌’ 현상마저 생겨나면서 수요가 수요를 불러 일으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어떤 무리수이든 불문하고 무조건 아파트 공급을 대폭 늘리고자 갖은 애를 쓰고 있다.

 

 

경칩이면 개구리가 밖으로 나오듯이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끊어가기로 한다. 예상해보니 아마도 3회에 걸친 글이 될 것 같다. 최근 올리는 글이 늘어났는데 이는 모두 지난 연말부터 1월에 걸쳐 해오던 생각들이 이제 밖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 경칩이면 개구리가 바깥으로 나오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