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을 좋아하는 오늘날의 한국인들
“역마살이 껴서 난 평생 외국으로 돌아다닌다고 얘길 들었어,” “왠 놈의 역마살이 꼈다나 뭐라나 해외를 자주 나간다고 하네,”
사주를 보고 온 사람들이 이런 얘기 자주 한다. 카페에서 들은 적도 있고 지하철 대화에서도 들었다.
다소 젊은 층이다 싶은 사람들은 역마살이란 것을 은근히 좋아하는 것 같다. 2000년대 이후 사람들이 해외여행이나 해외 유학 또는 해외 나가서 살아보는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워낙 사주명리가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 것이고 그러다 보니 역마살이란 용어 자체도 그다지 생소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어사전에도 니온다.
역마살의 뜻
이에 역마살이란 사주명리의 용어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驛馬煞(역마살), 원뜻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늘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야만 하는 액운”이라 되어 있다.
驛馬(역마)란 말부터 알아보자. 옛날 관청에선 급히 통신문을 전달하거나 또는 관리를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해 驛站(역참)이란 시설을 운용했는데 거기에 가면 당시로선 가장 빠른 이동수단인 말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를 擺撥馬(파발마)라 불렀다.
암행어사 馬牌(마패)에 보면 말이 세 마리 다섯 마리 이런 식으로 새겨져 있었는데 그게 그 암행어사가 역참에 가서 부릴 수 있는 파발마의 숫자를 나타낸다.
오늘날 서초구 양재역 근처에 말죽거리라고 있는데 예전에 그곳에 역참이 있었다 그곳에선 밤새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허기진 파발마에게 말죽을 쑤어서 먹이던 곳이라서 말죽거리이다.
이처럼 역삼동이나 역촌동 등 驛(역)이란 글자가 붙은 동네는 모두 예전에 정부에서 운용하는 역참이 있던 곳이다.
따라서 역마살이란 기본적으로 이동을 나타낸다. 그런데 역마란 단어 뒤에 붙은 煞(살), 이 글자는 죽인다는 뜻의 殺(살)과 같은 의미로서 災厄(재액)을 뜻한다.
이에 역마살이란 게 사주에 있을 경우 예전엔 영 좋지 않게 보았다는 뜻이다.
역마살이 예전엔 재액의 운으로 취급받았던 까닭은
이동하는 게 왜 재액이라 했을까? 바로 이게 오늘 글을 쓰는 이유이다.
예전 유교봉건사회는 기본적으로 농경사회였다. 당시 신분질서는 士農工商(사농공상)이었고 선비나 관리 밑에 농민이 두 번째 신분이었다.
농민은 농사를 짓는다, 그러기 위해선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사는 定着(정착)을 필요로 하는데 옮겨 다닌다는 것은 뭔가 수상하거나 좋지 않은 무엇이다.
예전에 옮겨 다니며 사는 것은 주로 상인이었다. 5일장을 따라 이 고을에서 저 고을로 옮겨 다니는 떠돌이 생활이었고 주로 賤視(천시)되었다. 그래서 천한 상인 즉 賤商(천상)이라 했다.
또 하나 떠돌이는 살던 곳에서 재해가 발생해서 어쩔 수 없이 즉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서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가는 딱한 처지의 사람들이었다.
그를 流氓(유맹), 일정한 거주지가 없이 떠돌아다니는 백성들이라 했는데 나라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왜냐면 그냥 두면 강도가 되기도 하고 도둑이나 몸을 파는 처지로 전락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교봉건 농경사회에서 옮겨 다닌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災厄(재액)이었다. 그래서 옮겨 다니며 살 팔자, 역마살이 끼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날은 자본주의 시대이고 상업의 시대이다. 해외로 나가서 공부도 하고 장사도 하고 생활도 하는 이동의 시대, 즉 모바일(mobile) 시대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역마살이 꼈다고 하면 활동적이고 돈도 잘 벌겠네 싶어서 은근 좋아한다.
역마살의 요건은
역마살이란 사주 地支(지지)에 다음의 글자, 즉 寅(인) 申(신) 巳(사) 亥(해)가 있을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왜 그런 글자가 있으면 역마살이라 하는지, 그 점에 대해선 약간의 전문적인 설명을 필요로 하기에 생략한다. 시중에서 사주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왜 그게 역마살인지 아느냐 물어보면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글자가 끼면 역마살의 인생을 살까?
나 호호당의 생각은 그건 글쎄? 이다.
기존 중국 명리의 허구성
나 호호당은 기존 전통 명리를 엄청나게 공부하고 연구해 보았으나 그다지 타당하지 않고 견강부회하는 요소가 많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했다. 이에 오랜 독자적인 연구 끝에 추호도 틀림이 없는 자연순환운명학을 만들었다.
하지만 자연순환운명학 역시 기존의 틀인 음양오행이나 오행의 상생상극이나 육십갑자 등에 입각해서 사주를 추론하기에 전통 명리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 중국 명리가 넘볼 수 없이 획기적으로 발전된 이론이라 여긴다.
이에 기존 전통 명리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개념에 대해 이번 글처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드리는 글을 종종 올려볼까 한다. 시중 사주보는 이들 중에 기초 원리를 모르는 분들이 나 호호당의 글을 자주 보는 것 같아서 가르쳐드린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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