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 글은 명리학의 발전 과정을 더듬어가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 호호당이 운명학과 인연을 맺고 스스로 탐구하고 연구해오는 과정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일들을 소개하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우연한 인연으로 漢文(한문)을 익힌 바람에 중국 문학의 原典(원전)들은 물론이고 명리학의 고서적들을 집적 접하고 공부해볼 수 있었다.
명리학 분야만 해도 정말 책이 수백 종류가 넘는데 찬찬히 읽어가면서 보니 오리지널이다 싶은 책은 20개가 채 되지 않았다.
註(주)를 달고 풀이해 놓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거기에 비평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이론과 학문이 발전한다. 하지만 대다수 책은 마치 컴퓨터로 복사해서 가져다 편집하듯이 단순했고 거기에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조금 가미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느낀 바, 어떤 분야이든 명석한 이는 드물고 헛된 명성을 얻고자 책을 남긴 이가 대다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마친 후 직장에 들어가서도 운명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 바람에 꾸준히 책을 찾아서 읽고 공부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여전히 정해진 운명이라 게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에 시간을 내어 직접 사람을 만나 검증해보기로 했다. 직접 사람을 만나서 사주를 물어보고 동시에 그 사람의 인생 살아온 얘기를 들어가면서 검증해보는 작업이었다.
직장이 당시 조흥은행 본점(지금은 신한은행 광교빌딩)이라 청계천의 광교였기에 미리 연락해서 명동이나 종로 광화문 일대의 사람들을 찾아가서 만날 수 있었다.
예컨대 1970-80년대 부동산과 증권가의 큰손으로 명성을 떨친 “광화문 곰”, 고성일 씨를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고 그의 성공 스토리를 청취하면서 그의 사주와 대조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성공한 사람의 경우 연락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만나고 나면 의의로 쉽게 자신의 얘기를 즐겁게 털어놓았다.
얘기를 들으면서 감탄도 하고 놀라는 표정도 지어주면 상대는 신이 나서 나중에 또 보자고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만났던 터라 상대가 아쉽다 하면서 또 보자고 하면 퇴근 후에 다시 시간을 잡아서 만나기도 했다.
돈을 많이 번 사람만이 아니라 정반대로 특이한 인물을 어렵게 만나기도 했다.
가령 살인사건의 당사자로서 死刑(사형)이 확정된 사람을 옥중면회를 통해 사연도 듣고 나중에 어쩌다 정이 들어서 십여 차례 면회를 간 적도 있다. 어느 날 면회를 갔더니 형이 집행된 바람에 만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먹먹한 가슴을 안고 되돌아온 적도 있다.
어떤 사주를 가졌기에 살인을 저지를까? 또는 살인을 해야하는 압력을 받게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젊은 시절의 나 호호당은 호기심 천국이자 만빵이었다.
그런 호기심의 대표적인 대상 중에 하나가 바로 巫俗(무속)인이었다. 오늘날엔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엔 무당이나 보살을 찾아가서 점을 보긴 했어도 평소엔 꺼려하고 심지어 무서워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지금은 거의 다 사라졌지만 남산 쪽과 미아리 쪽에 점집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거길 찾아가서 점을 치러 왔다고 하면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복채도 섭섭하지 않게 내면서 찾아온 이유를 말하고 어떤 계기로 또 사유로 그렇게 무당이 되었는지? 물어보는 방식으로 많은 무당들을 만나보았다. 그런 뒤 그 무당의 사주와 대조해서 무당이 된 시기 등을 따지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근 백 명에 가까운 무당들과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공통된 특이점이 하나 있다. 그건 80% 이상의 무당들은 심한 우울증을 앓던 사람들이란 점이다. 그들이 어떤 인연을 만나 무당이 된 뒤 증세도 호전되고 건강해져서 그 길을 가는 무당이 많았다.
무당들 또한 신의 세계나 영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간 많은 무당들을 만나보면서 나 호호당이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신의 세계를 함부로 무시할 순 없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처음 대면했을 때 무당이 무심코 한 마디 툭 던지는 말은 실로 대단한 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당들이 미래를 훤히 내다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 호호당에게 사주 상담을 받는 고객 중에 무당들도 제법 있기 때문이다. 긴 안목에서의 흐름을 살피는 능력은 나 호호당이 무당들보다 한창 위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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