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정장세에 대해 겁이 나셨다면
증시가 상당한 조정을 보이자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알리는 동영상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당연하다. 내릴 땐 내린다는 말이 귀에 더 들어오고 오를 땐 오른다는 말이 더 솔깃한 법이다.
그런가 하면 자연순환운명학을 배운 제자들 중에도 상당수가 주식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 무서워요, 괜찮을까요? 하는 걱정 어린 질문이 문자로 보내왔다. 처음엔 그냥 픽-하고 웃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껄껄껄-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증시는 외경과 공포의 대상이자 치명적 유혹의 공간
그렇겠지, 당연히 무섭겠지 싶었다. 애써 벌은 돈이 후르륵-하고 휘발하고 있으니 그럴 것이다. 그런데도 크게 웃은 것은 지나온 과거의 일들과 그 공포가 다시 생생하게 살아났기 때문이다.
1983년부터 증시를 시작했다. 39년이 되었다. 그간에 겪은 무서운 장세가 어디 한 두 번이겠는가, 1991년엔 ‘물타기’를 하다가 대폭 하락하는 바람에 거금을 날렸고 그 다음 1997년의 외환위기 역시 대단히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당시의 대폭락을 예측하고 코스피200 선물매도를 통해 그야마롤 거액으 돈을 벌었다. 하지만 떨떨 떨면서 돈을 벌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쉼 없이 오르는 장세 역시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이 벌었다 싶어 팔고 났더니 이게 웬 걸 그 이후로도 무섭게 올랐고 그로 인해 내가 바보짓을 했다는 자책감에 엄청나게 시달렸다. 적당히 먹고 나서 팔았는데 그 이후 나를 비웃고 거침없이 주가가 올라가면 그게 더 무섭다.
신용을 써서 원금의 2.2배에 달하는 주식을 샀는데 급등하는 바람에 2주 만에 원금 대비 100%의 수익이 나서 팔았다. 배가 너무 불러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데 주가는 그 이후 3배나 더 올랐다. 그 일로 내가 얼마나 괴로워했던가!
내게 있어 증시는 참으로 무서운 곳이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畏敬(외경)의 대상이자 치명적인 유혹(fatal seduction)의 대상이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옥이기도 했다.
그런데 2007년 무렵이 되자 증시는 서서히 더 이상 무서운 것이 아닌 것으로 되어갔다. 아주 다루기 까다로운 맹수이지만 맹수를 다루는 조련사가 있듯이 나 역시 성질 더럽고 변덕스러운 증시를 다루는 요령을 익히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나름 전문가란 양반들이 포트폴리오에 꼭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목이라면 메모해놓고 아예 금기시했다. 특히 1년 이상 정도 지속적으로 상승한 성장주는 대단히 조심해야 한다. 성장주야말로 금리인상 국면에선 대표적인 ‘폭락주’인 까닭이다.
그런 까닭에 작년에도 무난히 수익을 올렸고 금년 역시 연초부터 종합지수는 하락해왔지만 25%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종목 선정을 잘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 들어선 이번 조정이 슬슬 마무리 국면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매수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약간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내 기술상으로 제1차 매수에 들어간 것이다.
전문가나 에코노미스트의 말은 그저 참조만 하라.
도중에 드리는 얘기지만 오늘 글에서 거시경제, 특히 글로벌 전체적인 동향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겠다. 증시는 증시이고 경제는 경제인 까닭이다.
근 40년간 주식을 해오는 과정에서 느낀 점 중에 하나가 에코노미스트들이 얘기하는 경제 흐름에 관한 스토리는 무척 흥미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향후 예측 능력, 특히 증시의 움직임에 대한 예측은 전혀 별로란 사실이다. 증시 예측은 에코노미스트의 영역이 아니란 생각을 한다.
과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그것을 사전에 경고했다고 그 이후 유명세를 탄 누리엘 루비니 교수 역시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란 생각을 한다.
경제 전망을 가장 비관적인 관점에서 예측하는 경제 전문가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로 “닥터 둠”이 있다. 1987년의 하락을 며칠 전에 예측한 마크 파버(Marc Faber)라든지 앞에서 얘기한 루비니라든지 그들의 운세를 보니 마침 그 때가 그들의 운명 순환에 있어 명망을 얻을 시기였을 뿐 그 이후 그들의 예측이나 진단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지 오래이다. 그냥 운빨이다.
그 이후 나 호호당은 심심풀이 삼아 증시 전망이 좋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나 나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나 그냥 들으면서 음, 그래, 이론이 제법 그럴듯해서 좋은데!, 하고 공감을 할 뿐 그들의 주장을 믿진 않는다. 그런 거 너무 믿으면 주식 투자에서 재미 보지 못한다.
전문가의 말을 참조할 뿐 믿지는 말라는 것, 이게 나 호호당이 증시 근 40년 해오면서 얻은 교훈이다. (이 세상은 우리 인간의 머리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구석이 있다!)
장기투자, 확률 없는 도박인 법이니
또 하나 증시에서 위험한 것은 장기투자이다. 흔히들 장기투자를 해야 벌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주장은 증권회사나 펀드 쪽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일 뿐 실은 그거야말로 위험한 도박이란 게 나 호호당의 신념이다.
우리 증시만 해도 종목은 3000여개 정도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 장기투자해서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은 과연 몇 개나 될까? 가령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지금까지의 주가 추이를 알아볼 것 같으면 그 확률이 대단히 희박하다. 얼마나 많은 유망종목들이 사라지고 상장폐지되었던가. 아니면 현재 바닥을 질질 기어 다니면서 존속해가고 있을 뿐이다.
지금 독자님들이 유망하다고 해서 어떤 종목을 선정할 경우 그게 미래에 오늘날의 삼성전자나 네이버 등등 우리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성장할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10년 뒤에도 삼성전자가 우리 증시의 대표주로서 과연 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봐야 한다. 삼성전자가 만들어내는 초소형 칩은 결국 스마트폰 때문이다. 그런데 반도체의 향후 대량 소요처는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전기차 시장에서도 과연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글로벌 우위를 차지할 거란 보장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장기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모르는 미래에 대해 희박한 확률게임을 시도하는 것에 불과하다.
재작년 말 그리고 작년 초 모르면 ‘전자’를 사라던 말이 유행했다. 아예 “삼성”이란 말을 빼고 전자라고만 불렀다. 그때 나는 이제 삼성전자는 ‘국민주’가 되었구나 싶었고 당분간 삼성전자 사면 손실 나겠네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조정 좀 하다 보니 겁에 질려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증시 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냉정하게 관찰해보면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하나는 내렸다가 다시 올랐다가를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 내려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글로벌 리스크 발생으로 단기간에 급격한 조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기다리면서 반등이 나올 때 물량을 줄여가거나 아니면 조정이 끝나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다시 물량을 늘려 가면 된다. 그리고 급락이 나올 경우엔 사실 당장은 겁나더라도 그런 급락은 언제나 멀지 않아 급등으로 마무리가 된다. 글로벌 리스크로 인한 급락장은 알고 보면 수익을 왕창 낼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
나 호호당의 경우 자금이 1천만원 있을 경우 600만원 이상 주식을 사지 않는다. 400만원은 언제나 예비자금으로 유지한다. 돈을 놀리고 있으니 손해 보는 게 아니라 급락장에선 그거야말로 전액 투입해서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기 발생은 그야말로 대박 찬스!
그렇기에 나 호호당의 경우 글로벌 리스크 발생으로 인한 대폭 하락의 증시야말로 실은 속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절호의 찬스라 여긴다. 무서운 것은 장기적으로 조금씩 내려가는 증시가 어렵지, 급락은 급등을 부르기에 언제나 기회가 된다는 점을 알려드린다.
마지막으로 코스피의 경우 2500 선 정도면 일단 조정이 끝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예측이다. 하지만 그 이상 추가로 하락할 경우 나 호호당은 미소를 지으면서 슬슬 예비군 투입을 검토하기 시작할 것이다.
증시, 기왕에 발을 담근 분이라면 욕심 내지 말고 겁도 적당히 가지면서 이 물건이 대단히 까다로운 놈이란 점부터 공부해가야 된다는 점 알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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