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이면 답이 나와야 하건만
우리 시각으로 24일 목요일 낮 12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었다. 지금 시각은 28일 새벽 2시 30분이다. 공격이 시작된 지 86시간 30분이 경과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공격은 실패로 귀결이 났다.
얼핏 생각에 막강한 러시아와 약소국 우크라이나가 아닌가 싶었는데 그간 지켜본 결과 러시아의 판정패.
러시아는 선제공격에 따른 이니셔티브(initiative), 즉 機先(기선)을 장악해야 당연하건만 그런 효과가 전혀 없다. 나 호호당으로선 그게 더 놀랍다. 공격 시작으로부터 48시간이면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야 하고 72시간이면 사실상 판세가 결정지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그와 정반대이다.
핵심 공격 루트가 죄다 좌절된 러시아
일요일 낮 12시, 공격 개시로부터 72시간이 지났을 때의 상황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보니 러시아의 주된 공격 루트, 줄여서 主攻(주공) 루트인 키에프에 대한 접근과 드네프르 강 동북쪽의 주요 거점인 체르니히우에 대한 공세가 모두 좌절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동쪽 러시아에 인접한 국경도시인 하르키우-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에 대한 공세 또한 거의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격퇴 당했다. 이로서 푸틴의 야심찬 도박은 실패.
난데없이 시작되고 있는 협상
이제 오늘 월요일 낮 12시가 되면 공격 개시로부터 만 4일, 96시간이 지나게 된다. 그 이후론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고 협상이 시작될 것이다.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면 협상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러시아 측에서 먼저 협상을 제의했다. 왜일까? 하고 이유를 찾는다면 공격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공권을 장악한들 아무 소용이 없으니 거 참!
현재 우크라이나의 경우 최전선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모든 운송, 기차나 보급 차량의 운행은 지극히 순조롭다. 러시아가 비록 制空權(제공권)을 장악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후 당연히 이어져야 할 공중 폭격이 거의 없다. 러시아의 경우 미국이나 우리 공군이 가진 고고도 정밀 타격 능력, 예컨대 GPS 유도폭탄(JDAM)과 같은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순항 미사일이나 간간히 쏘고 있다.
제공권 장악에 따른 이익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으니 실로 웃기는 상황이다. 어이가 없다.
그 바람에 우크라이나 내부의 보급이나 통신 역시 대단히 순조롭다. 통신의 경우 엘론 머스크가 인공위성들을 우크라이나 상공에 집중시켜서 평소의 75% 수준까지 끌어 올려놓은 상태이기에 일반인의 휴대폰 통신까지도 잘 터지고 있다.
푸틴의 '뻥카'
푸틴은 이제 체면을 차리기에 급급하다. 러시아군의 主力(주력)을 다 투입해놓고도 뭐 하나 제대로 건진 것이 없으니 이상한 방향에서 엄포를 놓기 시작했다. 핵미사일 부대에 대해 경계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 그것이다.
우크라이나에겐 핵이 없다. 미국이 먼저 러시아에게 핵 공격을 할 일도 없다. 그런데 왜 핵미사일 운운하는 것일까?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소리이다. 저 지시를 정확하게 옮기면 우크라이나 네 놈들, 내가 진짜 성질나면 핵으로 때리는 수가 있다는 거 알고 있어라! 하는 소리이다.
미국이 즉각 반응했다. Totally Unacceptable! 이라고. 푸틴 너 미쳤니? 하는 얘기이다.
참고로 얘기하면 미국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 그건 액면 그대로라 봐도 된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 미사일을 날렸을 때 일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용납할 수밖에 없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이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12월 바이든과 푸틴은 통화를 통해 혹시 전쟁이 나더라도 핵만큼은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는데, 왜 엉뚱한 소릴 하냐고 미국이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기에 만일 러시아가 ‘진짜 진지하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공격 옵션을 검토할 것 같으면 그것 자체로서 미국의 참전을 유발할 것이다.
러시아는 현대전 능력이 없다
이번 전쟁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느낀 바, 러시아의 군사력이 생각해오던 과는 달리 대단히 허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군사 방면에서의 정보기술(IT)이 수준 이하라는 것이 두드러진다. 러시아의 상대방에 대한 ‘정밀타격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취약하고 각 병과와 부대 간의 상호 정보 교환도 엉망이다. 탱크로 밀고 들어가 봐야 대전차 미사일에 의해 쉽게 파괴되고 있고 공격 헬기는 휴대용 대공 미사일로 격추되고 있으니 한심하다.
물론 우크라이나의 수준도 마찬가지,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경우 ‘내선 방어’의 이점을 잘 살리고 있기에 러시아 군대의 손실만 가중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겉으론 공세를 취하고 있는 러시아가 더 불리하다. 러시아는 공격을 하면서 “털리고 있는 셈”이다.
공격을 통해 판세를 결정짓긴 이미 물 건너갔다. 그러니 이제 협상이 시작되고 결렬되고 또 시작되고 하는 지루한 과정이 이어질 것이고 전선은 고착 상태로 들어가서 소규모 전투만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 러시아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와 같은 ‘速度戰(속도전)’은 아니라 해도 그래도 육군이 상당히 강한 러시아가 총력을 쏟아 붓는다면 어느 정도 그와 유사한 모습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러시아의 공세는 마치 1900년대 중반의 전쟁과 더 유사해 보인다.
명줄 재촉하는 푸틴의 도박 실패, 체면만 잔뜩 구긴 경제대국 독일
마지막으로 푸틴의 경우 60년 운세 순환을 보면 2006년이 立秋(입추)였기에 작년 2021년이 立冬(입동)이었다. 운세가 본격 하강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일을 벌였으니 命(명)줄을 스스로 조이고 있다.
푸틴이 체면을 살리기 위해 갖은 발악을 하겠으나 이제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얘기하면 독일이야말로 이번 전쟁을 통해 체면 다 구기고 말았다. 이 모두 메르켈의 잘못이다. 군사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게다가 에너지마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니 그러고서도 유럽연합의 首長(수장)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밑천이 다 드러나고 만 셈이다.
이번 전쟁으로 푸틴은 조만간 사라지게 생겼고 제 구실을 못하는 독일이니 그런 나라가 이끄는 유럽연합도 흔들릴 판국이다. 미국만 다시 돋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글은 실황 중계라 치고 짧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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