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고가가 나오면 주의해야 하는데
증시 격언에 “신고가에 사라”는 말이 있다. 주가가 종전의 최고가를 뚫고 위로 오르면 그를 新高價(신고가), 새로운 고가라 하는데 이럴 경우 노련한 투자자들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주식을 살 것 같으면 그간에 그 누구보다도 비싸게 사는 셈이니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용을 알아보고 그게 말이 된다 싶으면 과감하게 매수한다. 새로운 상승 국면의 출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호호당도 곧잘 이런 방식의 투자를 한다.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지금 우리의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자칫 분괴할 국면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실로 아슬아슬하다.
금년 4월 7일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무참하게 패배했다. 정권에 대한 일종의 심판이었다. 겁을 먹은 정부와 여당은 내년 대선을 의식한 나머지 거리두기를 사실상 방치했다. 그저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부겸 총리를 앉혔을 뿐이었다.
그런 뒤 금년 7월 9일 1,316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작년 12월의 최고치인 1,237명을 넘어선 수치였다. 그 이후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주식으로 말하면 ‘신고가’를 돌파한 후 연일 주가가 치솟는 것과 같았다.
힘들더라도 고삐를 죄어야 했던 시기는 5월에서 8월 사이였는데 정부는 망설이면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게 결정적인 失機(실기)였다.
이후 바캉스 시즌을 통해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 되었고 또 다시 가을 단풍놀이로 확산세가 더 커졌지만 정부는 말로만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했을 뿐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마침 그 무렵 미국과 유럽 쪽에서 ‘위드 코로나’란 말이 나오자 정부는 좋구나 싶어서 그 흐름에 편승했다.
이에 11월 초 위드 코로나를 단행했으나 결과는 확진자와 사망자의 폭발적인 증가였다. 이에 정부는 45일 만에 민망한 표정으로 또 다시 거리두기 강화를 들고 나섰다.
정치란 참으로 어려운 기술이다. 국민들을 이롭게 해야 하고 자신들의 권력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수시로 相衝(상충)되기에 거의 예술의 영역이다. 이번 정권은 코로나19 문제에 있어 거의 실패 직전의 상황에 이르렀다. 5월의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가 몰고 온 파장이라 하겠다.
#2. 네 번의 삶, 드라마 도깨비
몇 년 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를 최근 잠자리에서 한 편씩 보고 있다. 평소 텔레비전을 스포츠 중계나 가끔 볼 뿐 거의 보지 않는다.
나란 사람이 좀 이상하긴 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이다. 거리를 둔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세월이 꽤나 흐르고 나면 그때 찾아서 본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유는 워낙 좋아하는 탓에 얼마 전 “호텔 델루나”의 경우 겨우 2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 봤다.
이런 얘기를 하는 까닭은 도깨비의 여주인공 지은탁이 이런 대사를 해서 그렇다. “혹시 그 얘기 알아요? 인간에겐 4번의 생이 있대요. 씨 뿌리는 생,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 수확한 것들을 쓰는 생.”
지은탁은 투덜댄다, “너무 억울해요 난 뭔 놈의 인생이 1-1, 1-2야. 2로 안 넘어가.”
그런데 지은탁의 삶을 보니 첫 번째 생이 절대 아니었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대사 속의 말처럼 四顧無託(사고무탁), 사방을 둘러봐도 어디 한 군데 기댈 데가 없는 고단한 처지란 점에선 첫 번째 생인 것도 같다. 그리고 지은탁이가 죽어서 저승사자를 만났을 때 이번 생이 첫 번째 생이었다는 확인의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건 작가의 농간이고 테크닉이다.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꿋꿋하게 버티면서 노력하는 자세만큼은 절대 첫 번째 생에서 나올 수 있는 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두 번째 생, 여름에서만 나오는 자세이다.
네 번의 生(생)이란 사실 인생의 60년 순환 속에서 겪기 마련인 인생의 사계절이다. 네 번의 생이 실은 우리 一生(일생) 속에 다 담겨 있다. 가령 90까지 산다면 1.5회의 순환을 겪는다.
#3. 冬至(동지), 너 또 왔네!
어느새 그리고 또 冬至(동지)가 가깝다. 해마다 동지 때면 관련해서 글을 쓴다. 어릴 적엔 그냥 팥죽 먹는 때라고만 알았는데, 팥죽 안의 찹쌀로 빚은 알, 새알(새알심)이라 부르던 그 떡을 나이만큼만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 물론 그렇게 적게 먹지 않고 최대한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동지는 연말 근처에 있는 팥죽 먹는 재미난 명절이라고만 알았던 그 동지가 다음 주 수요일로 다가왔다.
엄마, 왜 동지라 해? 하고 물었더니 밤이 아주 길고 또 길단다, 바깥을 보렴, 저렇게 깜깜하지 않니, 하셨다. 그때 들었던 말 때문인지 동지란 내게 아주 어둡고 깊은 밤으로만 각인되어 있다. 밤과 어둠의 날, 동지.
한 해를 하루라 할 것 같으면 동지는 밤 12시, 정확하게는 12시 반의 子正(자정)이 된다.
그러니 지금은 한 해의 자정 직전에 다가서 있는 때이다. 2021년의 해는 9월 23일 추분에 서쪽 바다 밑으로 저물었고 지금은 그 저문 해가 바다 속 깊이 가라앉다가 이제 곧 해저 밑바닥에 이르기 직전의 때이다.
동지 팥죽 속의 둥근 찹쌀떡을 새알이라 부르는 까닭, 그게 날아다니는 새의 알이 아니라 팥죽이라고 하는 거대한 바다 또는 어둠의 혼돈 속에 잠겨 있는 새 해의 알, 즉 새 해의 태양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나이가 마흔을 훌쩍 넘긴 뒤였다.
1년, 한 해라고 하는 시간의 길이, 보통의 우리에겐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 무렵이 되면 그 짧지 않아야 할 시간이 그렇게 길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하루가 후딱 금방 지나가듯 한 해도 마치 그런 것 같다.
의학자들은 그게 나이가 들면 생활이 단조로워지고 루틴화되어 변화를 잘 느끼지 않기에 시간과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감지된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일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해보면 시간의 길이란 그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우리 의식의 집중도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감지되는 것이라 하겠다. 가령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 3분 뒤에 결정된다고 할 것 같으면 그 3분은 영원처럼 길어 늘어질 것이다. 일각이 여삼추라고.
나 호호당은 새 해가 되면 예순하고도 여덟이다. 만 66년과 5개월을 이 세상에서 살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짧지 않은 시간의 길이인 것 같은데 그게 대충 십 수 어 년 살았다는 느낌이다. 긴 긴 인생이란 말도 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삶의 시간들인 것도 같다.
어릴 적의 기억은 별로 없고 그러다가 학교 가야 해서 학교를 다녔고 군대 가야 하니 군대를 갔다 왔고 먹고 살아야 하니 직장 좀 다니다가 이건 별로 재미가 없구나 싶어서 그만 두고 사업을 좀 했더니 망했다. 돈 고생 좀 하다 보니 어느새 오십 중반, 그러다가 그런대로 무난하게 살면서 책도 보고 운명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예순 여덟이 될 참이다. 66년의 인생이 방금 적은 몇 줄의 글로 심플하게 요약이 된다. 그러니 뭐 인생 길다고 하기도 그렇다.
#4. 장미창, 가톨릭 성당에 새겨진 운명의 수레바퀴
성당 입구에 서서 위를 보면 으레 둥근 창이 하나 있다, 안쪽에 들어가서 보면 그게 빛 영롱한 스테인드 글라스로 만들어져 있을 때가 많다.
그게 바로 운명의 수레바퀴이다. 라틴어로 Rota Fortunae, 로타 포르튜나에. 유럽의 크고 유명한 성당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이라든가 스트라스부르의 대성당, 영국이나 이탈리아의 유명 성당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다. (우리나라의 성당들은 이미 그 의미를 잊어버렸기에 그냥 둥근 원형 안에 십자로 된 경우도 많지만 전주 정동 성당의 정문 위에는 12칸의 창이 있다.)
운명의 수레바퀴로 된 창을 영어로 Rose window(장미창)이라 한다. 장미꽃을 본뜬 창이라 하지만 전혀 절대 그렇지 않다. 가톨릭 쪽에서 그게 운명의 수레바퀴란 사실을 이젠 감추고 싶을 뿐이다. 그러다가 원래의 의미를 잊어버리게 되면서 변형된 형태의 장미창들도 제법 된다.
기본형은 원형이 4개로 구분이 되고 그것마다 세 개의 칸이 있다. 4개는 인생의 사계절이고 12 단계는 12절기이자 인생의 12 국면이다.
나 호호당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명리학을 연구해오다가 나중엔 뉴턴이나 케플러, 프톨레마이오스 등을 연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연순환, 인생 순환의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정확하게 서양 문화에서 말해오던 운명의 수레바퀴, Rota Fortunae 인 것을 확인했다.
다만 생년월일시를 보면 그 수레바퀴의 가장 바닥 시점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인생 사계절과 12달, 24개의 구분되는 단계가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건 서양 점성술사들도 모르고 명리학을 연구해온 사람들도 모른다. 그래서 이를 잘 정리해서 수년 안에 책으로 출판할 생각이다. 그러면 운명학이 놀라운 과학임을 세상이 알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말이다. 물론 나 호호당이 세상을 떠난 후의 일이 될 것이니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자연순환운명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답을 찾아 나서다 보니 삶이 다 지나갔구나! (0) | 2022.01.06 |
---|---|
해를 보내는 인사 그리고 感謝(감사) (0) | 2021.12.30 |
국운의 주기와 우리 경제의 경쟁력 (0) | 2021.12.11 |
인생을 망치는 확실한 한 가지 (0) | 2021.12.09 |
오래 사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0) | 2021.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