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든, 중국의 도전을 접수하다

 

 

최근 미국에 부임한 중국대사가 나름 환영해주는 자리에서 미국더러 입을 닥쳐! 하고 고함을 쳤다. 미중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한 단면이다.

 

미중 전쟁은 금년 3월로서 이미 시작되었으니 전혀 놀랄 일도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외교통이다. 그래서 중국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게 바로 금년 3월 18-19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외교회담이었다.

 

야, 너희들 정말 글로벌 패권에 도전하는 거니 아니면 시진핑의 1인 장기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너희들 국내에서 명분을 쌓기 위해 그런 척 하는 거니? 하고 물어본 것이다. 이에 중국은 우린 진짜야, 이제 너희 미국을 젖히고 글로벌 패권, 적어도 서태평양 지역에서 짱을 해보고자 해, 그냥 선선히 물러나주면 좋겠어, 뭐 이런 식으로 나왔다.

 

서태평양이 어디인가, 이렇게만 말하면 감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좀 살펴보자.

 

서태평양이란 먼저 우리 대한민국이 있고 일본도 들어간다, 동남아의 수십 여 개의 나라들이 몽땅 이 지역에 들어간다.

옛날 일본제국이 그었던 ‘대동아공영권’과 거의 일치한다. 거길 다 접수하고 통으로 군림해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천라지망을 펼치기 시작했으니 

 

 

이에 바이든은 중국의 의도를 접수했고 그럼 이제 시작해보지 뭐! 하고 당선 직후부터 구상해왔던 대응전략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금년 3월의 춘분 무렵부터 시작된 天羅地網(천라지망)인데 그게 이제 9월 23일의 추분으로서 그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 해의 일은 춘분부터 드러나기 시작해서 6개월 지나 추분으로서 사실상 결정이 난다. 앞글에서 얘기했듯이 춘분에 “한 해의 해가 뜨고 추분으로서 한 해의 해가 지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중국 조이기 그물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은 군사 방면이고 여기에 경제 산업 전략이 들어간다.

 

 

군사방면의 천라지망

 

 

이에 군사 방면의 그물망부터 보자.

 

일단 돈만 무진장 들어갈 뿐 아무 실익이 없는 아프간은 과감하게 손절매 처리를 했고 아울러 그간에 느슨해진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다시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국을 에워싼 주변의 동맹국들, 일본과 인도, 호주, 거의 중국에게 내어준 대만까지, 마지막으로 중국의 턱밑에 있는 우리 대한민국을 동원해서 새로운 군사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전통의 血盟(혈맹)이자 앵글로 색슨 동맹인 영국마저 서태평양 지역에 최대한 개입하도록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서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광폭의 그물망이고 무려 7개국이 중국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선을 긋고 나선 대한민국

 

 

먼저 우리 대한민국부터 보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반 약간 친중적 태도를 보였는데 최근 순식간에 중국과 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우리 잠수함에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바로 이 일이 계기였다.

 

사실 이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사정거리가 500 킬로미터라 하지만 장차 좀 더 늘리면 간단히 말해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모두 포함된다. 수중에서 불시에 발사하면 거리가 워낙 짧아서 방어가 아예 불가능하다. 이제 만일 중국이 우리에 대해 어떤 결정적인 위해를 가하고자 하면 그들도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아직은 500킬로미터이지만 더 늘리는 것은 그저 시간문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중국은 부랴부랴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를 서울로 보냈다. 단속 좀 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예전 같으면 왕이가 오면 칙사 대접하듯 했는데 이번엔 왕이, 아 자네 왔는가, 그럼 쉬어가시게! 한 다음 바로 다른 장소로 달려갔다. 바로 SLBM 제2차 시험 발사 현장이었다.

 

그 일 때문에 서울에 왔는데 아예 한 술 더 뜬 셈이다. 문 대통령이 참관한 제2차 발사는 사실 테스트가 아니라 일종의 무력시위였다. 여기에 발사 모습을 담은 동영상까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공개했다.

 

물속 잠수함에서 힘차게 떠올라 상공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의 모습과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명중하는 동영상, 그리고 그 뿐만 아니다. 그간 비밀리에 추진되어온 각종 신형 미사일들,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될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의 항공기 분리 동영상,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 4의 장면, 서해상에서 움직이는 모든 중국 수상함을 박살낼 수 있는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표적 명중 동영상을 동시에 ‘릴리스’했다.

 

이제 서해 바다는 중국 전함들이 함부로 나다닐 수 있는 해역이 아니게 되었다, 발해만과 산동반도의 기지들까지 죄다 사정권에 들어갔으니 서해 바다는 사실상 봉쇄된 셈이다. 이로서 그간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해오던 중국의 우리에 대한 외교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실패했다. 그 날이 바로 SLBM 제2차 시험발사 날이었다.

 

참고로 좀 더 얘기하면 미국이 전술핵탄두인 B61을 오키나와나 괌에서 평택 기지로 실어와 저장해두었다가 여차하면 우리 SLBM에 장착하면 그것으로서 사실상 ‘핵무장’이 된다.

 

이번 일은 최근 6개월에 걸쳐 바이든이 펼치기 시작한 천라지망의 첨단 銳鋒(예봉)이라 하겠다.

 

 

당황해하는 중국의 속마음

 

 

그런데 중국 관영의 글로벌 타임즈가 내놓은 기사가 정말 웃긴다, 한국 SLBM의 완성도가 높다, 일본 전역이 사정권 안에 들어갔으니 일본이 쫄고 있다는 것이다. 참 어이가 없다, 우리가 일본을 향해 쏠 일이 있겠냐고, 만일 그럴 가능성이 있었으면 미국이 우리의 SLBM 시도를 원천봉쇄했을 것이다.

 

미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를 앵글로 색슨의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에 특별회원 자격으로 편입시켰다.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우린 앵글로 색슨이 아니건만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 레이더 기지에서 감지하는 중국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함이다. 그 바람에 호주의 외교부장과 정보 실무 총책들이 방한해서 서울에 머물고 있다. 왕이가 머물고 있는 같은 서울 하늘에 말이다.

 

또 있다, 얼마 전 F35 함재기를 실은 영국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가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미국과 네덜란드 함정도 1척씩 끼었다. 우리 해군 사상 초유의 훈련이다.

 

이는 장차 우리가 건조하려는 경항모를 위한 화려한 쇼케이스(showcase)였다. 이는 장차 우리의 경항모 모델이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급으로 정해졌다는 얘기이고 그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그런데 퀸 엘리자베스는 경항모가 아니란 사실, 따라서 처음에 경항모로 시작하겠지만 도중에 점점 뚱뚱해지고 그 결과 완성 시엔 사실상 퀸 엘리자베스 급이 될 것이다.

 

그 항모가 완성되면 남지나해의 남쪽 바다라든가 또는 동해상에서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심지어 인도 해군까지 합세하는 대규모 합동훈련을 통해 위력을 과시할 것은 기정사실이다. (항공모함 건조는 아무래도 이미 영국과 협력한 바 있는 현대중공업일 것이다.)

 

 

대만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호주를 동원하기 시작한 미국

 

 

우리만 해도 이런 큰 변화가 있었는데 그게 두루 살펴보면 중국 주변나라들 모두 마찬가지이다. 일단 미국은 대만 카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첨단 무기들을 대거 대만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서 호주에겐 미국의 원전 잠수함 안에 들어가는 소형 원자로 기술을 이전해주겠다고 밝혔다. 잠수함의 모델은 영국 어스튜트 급이다. 이에 호주는 그간 추진해온 프랑스와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무단히 중단했다. 미국 원자로 기술과 영국 핵잠수함 모델을 기초로 무려 12 척을 건조할 계획이라 한다. 남중국해에서 서태평양 쪽으로 진출하려는 중국 해군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경제면의 천라지망

 

 

이제 경제 산업 측면, 중국 경제를 옥죄기 위한 바이든의 천라지망도 살펴보자.

 

오늘날 일반 소비재는 중국에서 생산되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공급된다. 첨단 전자제품은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에서 생산한 부품들이 중국에서 조립되어 전 세계로 수출된다. 이처럼 원료와 재료, 부품과 모듈, 소프트웨어,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글로벌 경제는 대단히 복잡한 국가 간의 분업체제를 통해 돌아가고 있으며 그 중에서 중국은 인건비 중심의 조립 생산에 있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Global Supply Chain)”이라 한다.

 

그런데 이제 미국은 그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는 장단기 행동계획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첨단 부품인 반도체를 보자.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대만의 TSMC, 그리고 쇠락 기미를 보이는 인텔을 되살려서 그 공급망을 우선 통제 대상으로 삼았다. 이른바 “반도체 동맹”이 그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가령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에게 반도체를 공급하고자 할 경우 지속적으로 미국의 오케이 사인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백신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를 핵심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미국은 첨단 기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신기술이나 그 관련 인력이 중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치밀한 관리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첨단 부품이나 소재가 아닌 일반 소비재의 경우 인도나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하여금 중국의 대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가령 우리의 경우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조치는 당연히 아세안과 인도에서 적극적인 환영을 받지 않겠는가 말이다.

 

글이 길어져서 아무래도 2회에 나누어 써야 하겠다. 다음 글에서 중국의 국운과 관련해서 이번 일의 시작과 향후 결말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겠다.

 

 

추석 연휴 중에 천천히 읽어보시길 

 

 

추석이라 가벼운 덕담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묵직한 글을 올리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다. 시간을 내어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