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렸던 사진, 모교를 44만에 찾았을 때의 사진을 그림으로 옮겨보았다. 이미지가 며칠이 지나도 새록새록 눈에 밟혀서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하나의 인연을 인사로서 하고 정리하는 느낌이고 세월의 강물 위에 44년 전의 젊은 나와 잠시 만났다가 다시 흘려  보낸다는 생각이다. 잘 가, 젊은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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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소만, 여름이 시작된다. 기온은 오늘 토요일부터 벌써 한창 오르고 있다. 저녁으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겠지. 사랑스런 소만의 저녁이 펼쳐질 것이다. 5월 하순의 밤바람을 맞으며 많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겠지. 그런 그들 또한 먼 훗날 어느 때 쯤 광화문연가의 노랫말처럼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질" 날이 오리라.  나 호호당도 그랬고 독자님들도 그랬거나 그렇게 되리라. 생각이 이런 곳에 미치면 삶이란 참 애틋한 것이구나, 싶어서 조용히 그리고 가만히 숨을 내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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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결혼을 할 수 없는 현실

 

결혼을 고려하는 커플이 있다. 당장은 둘 다 벌고 있어서 제법 큰 액수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마련하려고 한다.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해도 그걸 살아생전에 갚을 수는 없다. 특히 아이를 가질 경우 한 명은 휴직하거나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한다, 주로 여자가 그만 두기에 경단녀가 생긴다. 더더욱 대출을 갚을 가망이 없다.

 

선택은 둘 중에 하나, 결혼은 하되 아기를 낳지 않거나 아니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것.

 

저출산에 수많은 원인이 있겠으나 방금 얘기한 게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거액 대출을 받아도 문제가 안 되려면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것, 즉 부동산 인플레밖에 없다. 아파트 7억, 대출 3억이던 것이 나중에 아파트는 14억 가고 대출은 3억, 능히 대출을 변제할 수 있다.

 

 

성장이 끝나고 나니 

 

 

나이든 세대는 그런 식으로 재산을 불리고 늘렸기에 부동산 불패신화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영끌’이란 말이다. 영혼까지 끌어다가 도박을 했는데 잘 되지가 않아서 문제인 것이지 그게 잘 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우리나라는 서울 또는 수도권으로 와야만 직장도 있고 교제도 가능하고 또 기회도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아파트, 저출산, 수도권, 이 세 가지 단어가 오늘의 우리 사회를 규정하고 있다 하겠는데 결국 그 바탕에는 돈 문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돈 문제라 하면 너무 막연하기에 좀 더 좁히면 부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세상살이를 할 때 벌어들이는 한도 내에서 돈을 쓸 수만 있으면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면 부채가 생기지 않게 되고 그로서 걱정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현대 경제는 이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들 하는 만큼 해보고 싶고 가능하다면 남들보다 더 잘 나가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 그렇다. 도를 닦으려 태어난 것도 아닐 터이니 말이다.

 

홀몸 또는 독신이라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욕망을 어느 정도까지는 자제 또는 억제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결혼을 해서 짝이 생기면 배우자의 생각도 감안해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버는 것보다 더 써야 하거나 앞서와 같이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엄청난 빚을 져야 한다. 전세 자금 또한 크게 다르지 않고 어쨌거나 주거비가 버는 액수에 비해 상당히 들게 되어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오지 않고 지방에 머문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그러면 좋은 직장이나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적어진다.

 

그러니 세속적인 욕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나름 편하고 즐겁게 사는 길은 빡 세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오고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좋은 직장을 얻고 그로서 상당한 소득을 얻되 결혼하지는 않고 그냥 하고픈 거 하면서 자유롭게 소비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얻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가능한 일이고, 또 그렇게 해서 앞서와 같이 자유로운 소비의 삶을 살아간다 해도 솔로의 삶은 나이가 들어 노년으로 접어들면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한다. 특히 아프고 외로울 때 위로해줄 사람이 없다.

 

 

결혼하고 출산하고, 소수 상층 사람들의 전유물

 

 

그러다보니 오늘에 이르러 결혼 자체가 소득이 아주 많거나 아니면 집안이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이나 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고, 출산율 또한 아내가 집안에서 살림만 하는 경우에나 높아진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갖는 일은 아직은 우리 사회의 정서에 반하는 일이기에 더더욱 인구소멸로 가는 대한민국이다.

 

우리가 저성장사회로 접어들자마자 즉각적으로 앞에서 얘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고개를 쳐들었다.

 

 

이대로 그냥 갈 순 없다는 사실

 

 

우리 경제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사실 정상이 아니다. 우리 경제는 내수보다 수출에 대한 의존 즉 수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기에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계속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서 그나마 저성장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형편없이 쪼그라드는 엄청난 난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최근 미국이 반도체와 2차 전지 등에 있어 우리 기업더러 미국 내에 공장을 짓도록 장려 또는 압박하고 있어 실로 걱정이 크다.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 자체가 미국으로 가버리는 것이고 또 우리 통화인 원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통화 가치 유지에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저성장 사회다 보니 좋은 일자리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젊은이들은 더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얻어야 하고 이에 부모님의 도움 없이 결혼하려면 거액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 결과 거액의 대출을 끼고 집을 사면 평생 부채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고 여기에 자녀까지 낳게 되면 그 또한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

 

아울러 현재 한창 논의가 무성한 국민연금이 나중에 젊은이들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쪽으로 개편될 것 같지도 않다.

 

이대로라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올 해 2024년이 우리 국운 순환 60년의 입춘 바닥이라서 모든 게 어둡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답은 이미 나와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답은 이미 벌써 나와 있다. 10년 안에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금의 흐름을 역전시킬 수 없기에 그렇다.

 

다소 과격하더라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험해봐야 할 것이며 그러다 보면 “먹히는 것”이 나올 것이다. 가령 임대 아파트를 엄청나게 짓거나 또는 현재 미분양된 아파트들을 정부가 사들인 뒤 임대아파트로 공급할 수도 있다. 이에 젊은이들이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대단히 저렴한 임대료의 아파트가 주어지고 또 아이를 낳으면 단지 안에서 좀 더 큰 평수로 이사 가게 하거나 또 낳으면 더 큰 평수, 이런 식의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주택업자들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이해관계를 적절하게 고려해가야 하겠는데 사실 우리는 그게 가능하다. 왜냐면 우리의 경우 은행이 사실상 정부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정부가 은행권 전체를 상대로 주리를 틀면 된다.

 

이런 아이디어는 하나의 예시일 뿐이고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출산율을 되돌려서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해야 할 것이고 또 하게 될 것이라 본다.

 

이제 나이든 호호당이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전히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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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장수 역시 공평하지 않아서 

 

 

어떤 이는 죽을 때까지 열심히 시가도 피우고 운동도 별로 하지 않았는데 건강을 유지하면서 90년을 넘게 살고 또 어떤 이는 달리기 등으로 열심히 몸을 관리했음에도 52년밖에 살지 못했다.

 

앞의 사람은 영국의 대정치가 윈스턴 처칠로서 67세에 2차 대전 전시내각의 총리가 되었고 노벨 문학상 수상과 함께 죽기 얼마 전까지 의원직에 있었다. 뒤의 사람은 미국의 제임스 픽스(James Fixx)란 사람으로서 미국인들에게 조깅(jogging)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사람이다.

 

제임스 픽스가 1977년에 출간한 달리기 교본은 미국에서만 백만 부 이상 팔려나가면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그로 인해 달리기 붐이 생겨났으며 지금도 조깅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 의학자의 문제 제기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기능의학을 연구한다는 의사가 앞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누구는 대충 지냈는데 장수했고 누구는 열심히 건강 관리를 했건만 52세에 달리기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었으니 뭔가 공평치 않다, 그 이유가 뭘까? 하는 것이었다.

 

 

사실 해답은 간단한데

 

 

나 호호당은 최근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까닭에 건강 관련 영상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였다. 그 의사의 문제 제기에 나는 대번에 그거야 운세 주기가 달라서 그렇지, 하고 답을 했다. 물론 타고난 유전적 소양이 중요하지만 그 또한 타고난 팔자라 하겠고 그 다음에 운세 주기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문제이다.

 

 

건강장수한 처칠의 운세 흐름

 

 

윈스턴 처칠부터 살펴보자 영국의 명문귀족 출신인 그는 1874년 11월 30일에 태어났으니 甲戌(갑술)년 乙亥(을해)월 辛卯(신묘)일이다. 사망은 1965년 1월 24일이니 甲辰(갑진)년 丁丑(정축)월 戊寅(무인)일이다.

 

처칠의 경우 입추가 辛亥(신해)가 되니 1881년과 1941년이 입추의 운이었다. 그리고 1941년에 전쟁을 지휘하는 전시내각의 총리에 임명되었다. 그때 나이 67세였다. 늙었지만 운이 한창이다 보니 시가를 즐겼고 정력적으로 일하면서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건강했다.

 

처칠은 1911년, 37세가 되던 해가 입춘 바닥이었다. 가장 암담한 시기는 제1차 대전 당시 해군장관을 하면서 튀르키에와의 갈리폴리 전투에서의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을 때였다. 그 이후 처칠은 사실상 잊힌 사람으로서 참담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40대 중반까지의 처칠은 그야말로 어려웠다.

 

하지만 노년에 운이 다시 돌아와 67세에 총리가 된 이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 되었고 왕성하게 살다가 90세가 넘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죽은 해가 甲辰(갑진)년이니 마지막 財運(재운), 즉 재운이 소멸하는 때에 죽었다. 정말 알뜰하게 누릴 거 다 누리면서 살다 간 처칠이다.

 

 

비교적 일찍 세상을 떠난 제임스 픽스의 운세 흐름

 

 

반면 조깅을 유행시킨 달리기의 영웅 제임스 픽스는 1932년 4월 23일생이니 壬申(임신)년 甲辰(갑진)월 甲寅(갑인)일 생이다. 경력이나 기타 등등으로 볼 때 1964 甲辰(갑진)년이 입추였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제임스 픽스는 멘사 클럽에 속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였는데 과체중에 스스로 장수 집안이 아니란 점을 깨닫고 1967년부터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입추가 지나 處暑(처서)의 운이었으니 오래 전부터 건강 문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10년 뒤인 1977년에 달리기 책을 출간했다. 1974년 甲寅(갑인)년이 한창 화려한 寒露(한로)의 운이었으니 책은 수확을 보는 霜降(상강)의 운이었다. 제임스 픽스에게 있어 인생 수확은 달리기 책을 통해 얻은 명성이었던 셈이다.

 

그가 달리기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은 1984 甲子(갑자)년, 즉 大雪(대설)의 운이었다. 대설의 운은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때인데 타고 나길 심장에 문제가 좀 있다 보니 그만 사망하고 말았다.

 

사망한 날이 7월 24일인데 乙卯(을묘)인 것을 보니 그날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다소 무리를 했던 것이 심장에 부담을 주었던 것으로 추정이 된다.

 

 

건강 장수 역시 운의 흐름이다

 

 

는 누구는 시가 팍팍 피우면서 대충 살아도 90년을 살고 누구는 열나게 건강관리 했어도 겨우 52년을 산다. 일견 공평하지가 않다, 좀 억울하다.

 

그러니 동영상의 저 닥터가 의문을 제기할 법도 하다. 하지만 세상과 자연은 기본적으로 공평하지가 않다. 공평, fairness란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관념일 뿐이다.

 

건강장수 즉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역시 일단 부모님을 잘 만나서 튼튼한 몸을 이어받아야 하고 그 다음엔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노년에 운이 따르면 장수하는 법이다.

 

 

윈스턴 처칠과 송해 선생, 운세 흐름이 같아서 

 

 

재미난 점은 윈스턴 처칠과 운세 주기가 같은 사람으로서 전국노래자랑을 하던 송해 선생이 있다. 처칠과 송해 선생 모두 辛巳(신사)가 입추의 운이다.

 

송해 선생님은 1927년생으로서 1971 辛亥(신해)년이 입춘 바닥이었는데 그로부터 15년 뒤인 1986년 가장 어려운 立夏(입하)의 운에 아드님을 오토바이 사고로 잃는 엄청난 비극을 겪었다. (이처럼 입하의 운이 참으로 어렵다.)

 

그리고 2001 辛巳(신사)년 입추의 운부터 좋은 세월을 만나서 좋아하는 술을 잔뜩 즐겨가면서 건강 장수했다. 무려 95년이나 잘 사시다 가셨다.

 

다시 한 번 정리한다. 건강한 혈통에 노년 운이 따라주면 건강 장수한다.

 

어제 석탄일에 어쩌다가 모교인 고려대학교를 찾아갔다. 전혀 예정에 없었는데 지나가다 문득 그냥 한 번 가보자, 해서 가게 되었다. 1980년 가을 졸업 이후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는 모교, 44년 만에 교정에 들어섰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동상이 있는 저 건물은 본관이다. 나 호호당은 예전에 저 본관 3층과 4층에서 수업을 받았다. 민법과 국제법과 행정법 등등을 배웠던 기억이 새록 났다. 26세의 청년이 세는 나이 70이 되어 찾아갔다. 오래 전 저 앞을 뛰어다니던 젊은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생각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74 학번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번 생에선 작별인사가 될 수도 있겠네요, 모쪼록...  돌아나오는데 일순 코끝이 찡-했다. (지인이 찍어준 호호당의 뒷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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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학전’ 소극장이 얼마 전 문을 닫았다. 그 소식을 접하는 순간 나는 30년 전의 어느 봄날로 돌아갔다.

 

학전의 주인이 김민기란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뮤지컬 공연이 끝날 때면 김민기가 나와서 인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다. 김민기를 근거리에서 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찾아갈 이유는 충분했다.

 

그때가 1994년 5월인지 6월초인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찾아간 날 저녁 공연은 마침 비가 와서 그런지 관객이 정말이지 20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속으로 아무리 그래도 김민기가 연출한 무대이고 또 끝나면 무대 뒤에서 나와서 인사도 한다는데 이렇게 관중이 없다니, 거 참 신기한 일이네, 했다.

 

1955년생인 나 호호당에게 김민기는 고등학교 시절 이래로 전설이자 영웅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71년 여름, 자주 찾던 부산 남포동의 레코드 가게에서 “김민기”란 음반을 가게 사장님의 추천으로 사온 것이 인연이었다.

 

들어보니 꽤나 충격이었다. 특히 “친구”란 노래는 듣는 순간 전류가 내 몸을 관통해갔다, 곡도 그렇고 가사는 더더욱. 그 이후 나 호호당에겐 있어 김민기의 대표곡은 지금도 “친구”이지 “아침이슬”이 아니다, 모든 곡이 좋지만.

 

김민기의 음반을 들을 때마다 대학은 당연히 서울로 갈 것이고 그러면 김민기를 찾아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여러 번 굳혔다. 하지만 1974년 정작 서울로 상경하고 나니 김민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중앙정보부에 끌려간 뒤 행방불명이란 얘기 등등 걱정되는 말만 들었다. 당시 분위기가 그런 때라 나 호호당도 김민기를 한 번 보겠다는 생각을 서서히 접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나 호호당은 1993년 말 근무하던 직장, 은행을 그만 둔 뒤 새로운 삶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은행만 다니다가 늙어버리면 뭔가 억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에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기초로 중국으로 한 번 진출해보자, 이런 마음을 먹고 이듬해 1994년 4월에서 5월초까지 근 한 달 동안 홀몸으로 중국을 답사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한 후배가 알려주길 선배, 김민기 좋아한다고 했지, 대학로에 극장이 있는데 거기에서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는데 김민기가 공연 끝날 때마다 인사차 나온데,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찾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었다. 공연을 나름 재미있게 보았지만 내 목적은 김민기를 한 번 보는 것이었고 또 성공했다. 나는 얼른 객석에서 일어나 김민기에게 다가갔고 10만원이 든 봉투를 성큼 내밀었다. 김민기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이에 나는 아, 그냥 팬입니다, 작은 성의입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당연히 악수도 했다, 대박! (1994년 당시 10만원은 그래도 면이 좀 서는 액수였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나 호호당의 인생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학전 소극장에서 좋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한다는 얘기를 듣긴 했으나 겨를이 없었고 그러면서 서서히 김민기에 대한 생각도 다시 희미해져갔다. 사실 전혀 특별한 인연도 아니고 그냥 팬일 뿐이지 않은가.

 

그런데 2010년대 초반 어느 날 아는 이를 통해 학전 경영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으며 김민기 대표 또한 몸이 아주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더니 결국 얼마 전 학전 소극장이 문패를 내렸다. 그 사이 또 하나의 시대가 지나간 것이다.

 

영웅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시대에 밀려 영웅이 되어버린 사람,  영웅이지만 결코 스스로 영웅의 풍모를 자처한 적이 없는 사람, 음원으로만 노래를 들을 수 있을 뿐 1970년대 이후 육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일이 절대 없다는 기묘한 가수, 김민기. 수많은 배우와 아티스트들을 육성해낸 거인 김민기.

 

1951년 3월 31일생. 辛卯(신묘)년 辛卯(신묘)월 庚午(경오)일이다. 시는 미상이다. 그간의 경력이 잘 알려져 있으니 어렵지 않게 입춘 입추를 정할 수 있다.

 

1980 庚申(경신)년이 입추였고 2010 庚寅(경인)년이 입춘 바닥이다. 군사 독재 시절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그것이 김민기란 음악천재를 시대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본인은 시대의 영웅이 되는 일에 관심이 없었고 그저 예술을 하고 싶었겠으나 말이다.

 

위암에 걸려 투병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올 해 73세,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부디 잘 치유되어서 건강한 몸으로 남은 삶을 잘 보낼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본다.

 

며칠 전 올렸던 양재천 주변 산책로이다. 아침 8시 40분경이다. 그 사이에 풀들이 엄청 자라고 녹색이 훨씬 짙어졌다. 하늘은 맑고 푸르고 걸어가는 이들의 발걸음도 가볍다. 멀리 청계산 매봉이 보인다. 

 

 

나 호호당이 그토록 사랑하는 능수버들 아래 양재천이 흐른다. 며칠 비가 오더니 물이 맑아지고 수량도 늘었다. 저 앞 돌다리, 가끔 발을 담그곤 한다. 9시 전의 아침 햇살이라 빗겨드는 빛살이 따뜻해서 걷다 보면 살짝 땀이 난다. 즐겁다. 

 

 

여름을 알리는 개망초가 피었다.  어제만 해도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피어났다. 야생의 미니 들국화이다. 1900년대 초기 미국에서 일본을 통해 들어왔는데 토양과 잘 맞아서 전국 어디가도 자라고 있다. 여름의 들국화이자 잡초이다. 개망초 가득핀 풀밭을 사진으로 찍으면 참으로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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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비 내려서 우중충하더니 활짝 갠 5월이 돌아왔다. 특별한 곳도 아니고 그냥 아파트 단지 경내지만 계절은 더없이 싱그럽고 상큼하다. 5월의 빛이고 초여름의 젊은 신록이다. 겨우내 힘들어했던 나 호호당도 최근 들어 건강을 많이 회복해가고 있다. 계절의 기운을 받아 더욱 건강해져야지, 하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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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줄초상을 치르게 된 영국 왕실

 

 

영국 왕실에 그야말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찰스 국왕이 췌장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이제 40대 초반인 케이트 왕세자빈까지 암을 진단받고 항암 치료를 받고 있으니 왕실 분위기가 얼마나 우울하겠는가.

 

1952년부터 무려 70년이란 엄청난 세월 동안 왕위에 있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22년 9월에 서거한 후 연이어 우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영국왕실이니 우리식 표현으론 거의 줄초상 분위기.

 

찰스 국왕은 2022년 9월에 왕위에 올랐는데 2년도 채 되기 전에 벌써 장례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왕세자 시절, 국민들에게 그토록 사랑받던 다이아나 비를 버린 죄로 그야말로 非(비)인기였는데 이젠 또 갈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찰스3세, 특이한 사주와 성격의 소유자

 

 

국왕은 1948년 11월 14일 저녁 9시 14분에 태어났다. 따라서 戊子(무자)년 癸亥(계해)월 癸卯(계묘)일 癸亥(계해)시가 된다. 꽤나 특이한 사주로서 차갑고 내성적이며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라 하겠다.

 

이런 사람의 경우 60년 운세 순환의 입춘 입추를 정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일견해서 2013 癸巳(계사)년이 입추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사주 전체가 차가운 기운이다 보니 오히려 立春(입춘)이 된다. 다시 말해서 2013년이 입춘 바닥이 되는 특이한 사주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좋은 사주가 아니다. 여왕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왕세자가 되고 왕위에 오르긴 했겠으나 일반인이었다면 그야말로 주목 받을 일 없이 녹록한 삶을 살다갔을 것으로 본다.

 

예전에 한때 유럽을 주름잡은 메디치 가문이나 중국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의 후손들 사주를 일관되게 분석 연구해본 적이 있다. 이건 영 아닌데 싶은 사주를 가진 사람도 황위에 오르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아름다웠으나 悲運(비운)의 삶을 살았던 다이아나 비

 

 

아릅답던 다이아나 비의 사주 또한 이 자리에서 살펴본다. 1961년 7월 1일 저녁 7시 45분, 辛丑(신축)년 甲午(갑오)월 乙未(을미)일 丙戌(병술)시가 된다.

 

이를 통해 보면 다이아나 비의 입추는 1985 乙丑(을축)년이 된다. 앞의 찰스는 1983 癸亥(계해)년이 입추가 되는데 두 사람은 1981년에 결혼을 했다. 그야말로 참 좋은 한 쌍일 수 있었는데 문제는 찰스가 결혼 전부터 이미 현 부인이자 왕비인 카밀라와 오랜 연인관계였다는 점이다.

 

찰스가 애인을 둔 상태에서 다이아나와 결혼을 했던 것이 그 이후 생겨난 모든 일의 뿌리였다.

 

이에 다이아나는 두 왕자를 출산한 후 결국 결혼 15년만인 1996년에 이혼을 했고 더 나아가서 그 다음 해인 1997년에 비운의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영국 왕실에서 손을 썼다는 말도 있다.)

 

 

왕정 폐지의 위기에 몰렸던 영국 왕실

 

 

이런 일로 해서 영국 국민들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왕세자비가 사망하자 비난여론이 들끓었으며 이참에 왕정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한때 아슬아슬한 선까지 가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영국 왕실의 위기였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의 뛰어난 처신 덕분에 고비를 넘겼으며 2011년 4월 다이아나 비의 아들인 윌리엄 왕자가 케이트 미들턴과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것을 계기로 왕실에 대한 호감이 다시 살아났다.

 

 

찰스야 그렇다 치고 인기 많은 케이트 왕세자빈이 걱정이네! 

 

 

하지만 여왕이 2022년 서거한 뒤 찰스가 왕위에 올랐지만 영국 국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차가웠다. 이에 시민들은 찰스가 췌장암이라 하니 빨리 보내버리고 그 아들인 윌리엄을 왕으로 올려서 다시 잘 해보자는 여론도 생기고 있다. 그런데 그 아내인 케이트 왕세자빈까지 암에 걸렸다 하니 자칫하면 윌리엄 왕세자는 아이 셋을 데리고 재혼을 해야 할 판국이니 분위기가 음울해지고 있다.

 

찰스는 사주로 판단할 때 내년 2025년 5월이 큰 고비일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케이트 왕세자빈은 이제 겨우 40 초반이란 점에서 왕성한 회복력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운세를 보면 2022 壬寅(임인)년이 60년 순환에 있어 立春(입춘) 바닥이었다는 점에서 걱정이 된다. 어떤 종류의 암인지 밝히지 않고 있어서 모르겠으나 아무쪼록 고비를 넘길 수 있기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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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아침, 찍은 시각을 보니 오전 9시 39분이다. 양재천을 따라 산책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만난 상쾌한 초여름 풍경, 앞에 보이는 저 먼 봉우리는 청계산 매봉이다. 오른 쪽에 양재천이 흐르고 있지만 여기에선 보이지 않는다. 그날 이렇게 계속 더워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는데 일요일부터 연 사흘 비가 오면서 서늘해지니 이건 듣도 보도 못한 봄 장마가 아닌가, 기분마저 울적해져서 상쾌한 날씨가 그리워진다. 이에 이 사진을 올린다. 독자님들도 울적하시다면 이 사진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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