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영재가 있었으니
1946년 5월 22일에 태어난 아이가 있었으니 丙戌(병술)년 癸巳(계사)월 丙申(병신)일이 된다.
생시를 몰라서 그렇긴 하지만 변화가 많은 유동적인 상황에서 공간과 위치에 대한 지각력이 뛰어난 아이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성향의 사람은 자동차 운전을 대단히 잘 하고 특히 비행기 조종사로도 탁월하다.
하지만 소년의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에서 발군의 재능으로 이어졌다. 축구 또한 끊임없이 상황이 변하는 게임이고 동시에 상대방과 우리 편의 공간 점유와 위치에 대해 특별한 감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15세의 나이에 영국 프로 축구의 최고 명문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발탁되어 훈련을 받은 결과 17세의 나이로 1군 시합에 데뷔했다. 포지션은 윙어(winger), 빠른 스피드와 환상적인 드리블 실력으로 1960년 후반 축구계를 주름잡은 최고의 공격수가 되었다.
이 청년의 이름은 조지 베스트(George Best), 맨유의 전설이자 모든 영국 축구팬들의 영원한 스타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베스트가 활동하는 동안 맨유는 리그 우승 2회를 했고 1967-68 시즌에는 무려 28골이나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이 기록은 호날두가 2007-08 시즌에 갱신하기까지 잉글랜드 1부 리그 한 시즌 윙어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더해서 1967-68 시즌에는 맨유 사상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컵 우승을 할 때의 주역이었다. 맨유는 붉은 악마(Red Devils)란 별명의 원조인데 바로 조지 베스트가 활약하던 시절에 만들어졌다.
수려한 외모에 긴 머리를 날리면서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그의 모습, 거침이 없고 언행도 자유분방했기에 팬들은 더욱 환호했고 열광했다. 그야말로 스타 중에 스타였다. 이에 한 때는 당시 인기 절정의 록 그룹 비틀즈와 함께 비틀즈의 다섯 번째 멤버로 불리기도 했다. (위키에 가서 한 번 ‘조지 베스트’를 쳐보라, 정말 잘 생겼다.)
너무 빨리 찾아온 몰락의 원인
그러나 조지 베스트의 시절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자기관리가 되질 않았고 문란한 사생활과 알콜 중독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의 운세를 살펴보면 1966 丙午(병오)년이 운기의 절정인 立秋(입추)였다. 그렇기에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로부터 20년 정도는 좋은 세월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관리가 되지 않다 보니 선수로서의 수명은 생각보다 빨리 마감되었다. 그가 1군 데뷔했을 때가 1963년 17세의 나이였는데 그로부터 겨우 11년 후인 1974년, 나이 28세에 벌써 염증을 느낀 나머지 남아공의 작은 축구팀으로 이적했고 이후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974년은 그의 운세 흐름에 있어 秋分(추분)의 때였다. 입춘 바닥으로부터 37.5년이 경과한 때를 말한다.
대개의 경우 운세 흐름에 있어 추분의 때는 그야말로 본격적으로 피어나는 운세이고 그로서 절정의 세월이 10년간 이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조지 베스트는 그때를 기점으로 꺾어져가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아쉽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운명
이런 경우를 두고 나 호호당은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이무기 팔자라고 말한다.
이무기를 螭龍(이룡) 또는 蛟龍(교룡)이라 하기도 한다. 이무기는 전설에 의하면 차가운 물속에서 천년을 지내면 용으로 변하게 되고 그로서 여의주를 물고 폭풍우를 불러 하늘로 날아오른다 한다.
如意珠(여의주), 맘만 먹으면 뜻대로 이루어지게끔 하는 구슬이다.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쳐 이제 자신의 뜻한 바를 펼칠 수 있게 된다는 염원이 담긴 전설의 보배 구슬이다.
조지 베스트에게 있어 1974년은 이제야말로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운이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그러니 이무기 팔자인 것이다.
유튜브에 들어가서 조지 베스트를 치면 동영상이 나온다. 오늘날의 메시에 버금간다. 게다가 스피드 또한 엄청나게 빠르다. 상대 수비수가 붙기 직전 잽싸게 공을 빼돌리면서 상대편 골문을 향해 돌진한다, 거의 곡예 수준의 드리블 기술을 보여준다.
이런 대단한 재능과 기술을 가졌던 조지 베스트였으나 아깝게도 겨우 28세의 나이, 이제부터가 절정의 세월을 보내면서 더 많은 기록과 전설을 남겼을 사람이 스스로 축구를 포기해버렸던 것이다.
물론 그 뒤로도 선수 생활을 했으나 대부분 변두리 팀을 전전했고 게다가 심한 알콜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2005년 11월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으니 그의 나이 59세였다. 나이 40대 중반인 1990년 무렵엔 알콜 중독이 심해져서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졌고, 50대 중반인 2000년 초반엔 간 기능이 이미 다 망가져있었던 조지 베스트였다.
畵龍點睛(화룡점정)이란 말이 있다. 공을 들여 멋지게 용 그림을 다 그린 다음에 최종적으로 용의 눈동자를 점으로 찍는 것을 말한다. 눈동자만 제대로 찍어 넣으면 멋진 용 그림이 완성될 판국인데 조지 베스트는 용의 눈동자를 그려 넣기 직전에 붓을 떨어뜨린 셈이다.
그래서 이무기로 그쳤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왔고 순식간에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탓인지 자기 관리가 되질 않았다. 갑자기 거액을 만지게 되자 틈만 나면 술을 찾았고 환락에 빠져들었다.
축구 기술은 타고난 천재로서 탁월했으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선 아직 미숙했던 것이고 거기에 부와 명예가 따르자 그만 우쭐하고 방종했던 탓에 조지 베스트는 인생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승천할 운에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로 남고 말았다. 그러니 비극이다.
재능과 품성은 함께 가야만
이무기의 팔자는 자신의 타고난 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자라 하겠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어리거나 젊은 시절에 호운을 맞이한 자의 경우 이런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방면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천재들일 수록 이런 경우가 많다. 그러니 재능의 발전과 계발은 인간적인 성숙과 함께 이루어져야만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최근 우리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는 강정호 선수가 그렇다.
국내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고 또 그곳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는 바람에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던 강정호 선수이다.
이 친구 역시 이무기가 될 공산이 크다. 강정호 선수의 생년월일을 보면 위키에 양력과 음력이 모두 기재되어 있어 충분히 운명을 판단할 수 있다. 1987년 5월 2일이니 丁卯(정묘)년 甲辰(갑진)월 辛亥(신해)일이다. 경력으로 볼 때 운기의 절정인 立秋(입추)가 2011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입추로부터 7년 반이 흐른 시점인 올 해가 바로 秋分(추분)의 운이다. 올 해부터야말로 욱일승천해야 하건만 아쉽게도 소속팀인 파이어리츠에서 해고되면서 불러줄 팀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올 해, 즉 추분의 운에 말이다.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본인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장담할 순 없지만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싶다. 한창 야구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사생활 문제로 인해 쉬게 되고 그 결과 타격감을 잃으면서 재기에 실패하고 있다.
강정호 선수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나 호호당은 꽤나 기대를 했었다. 운세로 볼 때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젊은 혈기에서 오는 미성숙으로 인해 저렇게 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새로운 유망주들을 지켜보면서
얼마 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구범이란 고졸 신인투수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아, 그래! 잘 할까 싶어서 생년월일을 검색해보았다. 나무위키에 2000년 6월 16일이라 나와 있었다.
庚辰(경진)년 壬午(임오)월 乙巳(을사)일이었다. 그렇다면 2015 乙未(을미)년이 입추가 된다. 이제 막 물이 오르고 있는 셈이고 내년 2000년이면 프로야구에서도 인정을 충분히 받을 것으로 여겨졌다. 이에 정구범을 데려간 NC 다이노스가 대어를 낚은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LG 가 투수 자원으로 뽑은 이민호 역시 2001년 8월 30일생이니 辛巳(신사)년 丙申(병신)월 乙丑(을축)일로서 2015년 乙未(을미)년이 입추가 된다. 정구범과 운세 흐름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점이다.
정구범의 경우 차분한 편이어서 꾸준할 것 같고 이민호는 다소 기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둘 다 내년 시즌부터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한 하다고 본다. 과연 어느 누가 더 잘할 것인가? 하는 흥미가 생긴다. 당연히 능력의 차이가 나타나겠지만 재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 능력이 아닐까 싶다.
제발 능력 향상만이 아니라 좋은 성품을 길러서 우리 프로야구를 빛내는 스타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무기가 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근 시국도 어지럽고 반길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 나라의 운기가 날로 떨어져가고 있으니 으레 그렇거니 한다. 그나마 우리의 호프 류현진 야구 보는 재미에 지냈는데 최근 극도의 부진에 빠져서 정말 아무런 흥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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