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일들이 구체화되고 있으니

 

 

작년 7월에 “2019년 5월, 우리 경제의 변곡점”이란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리고 금년 5월의 “우리 경제, 이제부터가 정말 어렵다”는 글에선 ‘올 8월 壬申(임신)월이면 보다 더 수상한 국면이 연출되기 시작해서’란 글로 보충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8월이 되자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가 현실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간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려온 미국은 중국 위안화가 급락세를 보이자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으니 환율조작국 지정이 그것이다.

 

무역전쟁에 이어 미중간의 환율전쟁이 시작된 것이니 전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1992년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가 2년 만에 풀어주었는데 이번에 다시 조치를 취했으니 25년만의 일이다. 즉 여간한 일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여기에 북한은 우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방식, 저고도 비행을 하기에 요격이 불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일 쏘아대고 있다. 대체 며칠 사이에 몇 발을 쏘아댄 것인지 계산이 되질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거야 우리 일이 아니라는 자세이다. 게다가 7월 말엔 러시아까지 중국과 공동으로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도발을 해왔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8월 2일자 중거리핵전력조약(INF)폐기와 거의 동시에 우리나 일본 등지에 중거리 미사일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중국은 즉각 ‘그러기만 해봐라!’ 하면서 우리를 향해 으름장을 놓고 있다.

 

 

우리 한반도가 세력들의 각축장이 되어가는 형국이라!

 

 

우리 주변의 4강, 즉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가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를 치열한 패권 다툼의 角逐場(각축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내수는 갈수록 불황인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또한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려워졌다. 여기에 안보를 비롯한 대외관계 역시 亂麻(난마)처럼 얽히고 꼬여들고 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경고로서 미사일을 쏘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결국 한미합동훈련은 물론이고 나아가서 한반도에서 미군의 철수와 한미방위조약을 철폐하라는 주장이고 그런 것이 되지 않는 한 비핵화는 없다는 얘기이다.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비핵화는 점점 멀어져가고 안보 위협은 더욱 가중되기 시작했다.

 

또 보자.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우리나 일본에 빠른 시간 안에 배치하고 싶다고 했다. 방어 미사일인 사드만 해도 중국이 저 난리였는데 공격형 미사일의 배치? 참으로 난감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더 있다. 우리가 결국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하자, 이에 결과적으로 미국이 일본에 배치한다고 했을 경우 미국이 우리보다 일본 쪽에 더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청와대 비서실장은 검토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그건 최대한 현 정권에선 하지 않겠다는 얘기일 뿐, 중요한 것은 미국이 그런 요구를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우리의 어려운 입장을 활용해서 일본과 우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트럼프는 농산물 보조금 때문에 WTO가 쓸모없는 퇴물이 되었다고 하면서 개도국 혜택을 활용하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 적어도 미국만큼은 개도국 대우를 해주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슬쩍 지나가는 말 같지만 이 또한 엄청난 폭탄이다. 장차 우리 농수산 정책에 대한 엄청난 숙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순식간에 닥쳐온 惡材(악재) 앞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성장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어려운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이번만큼 동시에 악재들이 저처럼 산더미가 되어 터져 나왔던 적은 없었다. 정말이지 산 너머 또 산, 첩첩 산중으로 접어들고 있다.

 

창졸간에 생겨난 상황 앞에서 나 호호당은 지난 한 주 동안 글을 쓸 기력을 잃을 정도였다. 실로 답답한 것은 지금의 어려운 문제들이 단기간에 우리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될 사안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닥칠 많은 것들을 속 시원히 털어놓고도 싶지만 차마 그럴 수도 없고 그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만 드린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2022년이 되면 우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바닷가의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태가 올 것이라 보는데, 나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글로벌 구도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원조와 시장개방,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전 세계는 엄청난 번영과 성장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 그 흐름이 뒤바뀌고 있다. 미국의 유일한 전략적 취약점이었던 에너지 문제가 셰일 발굴로 인해 해결되었기에 미국은 더 이상 다른 대륙과 나라들에 대해 비위를 맞춰줄 이유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지금의 변화는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의 국운 흐름은

 

 

금년 10월 甲戌(갑술)월을 기점으로 우리 국운은 해마다 양력 1월 5일 경에 찾아드는 小寒(소한)의 때가 시작된다. 그리고 2022년 4월 甲辰(갑진)월로서 1월 20일 경의 가장 추운 때인 大寒(대한)이 된다.

 

한 해를 통해 가장 추운 때가 소한이고 대한인 것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 이를 달리 풀이하면 우리 스스로가 가진 열에너지, 줄여서 활력이 가장 낮은 수준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그에 대처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나라의 기초 체력이 가장 낮은 단계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면서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경우 자력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주변의 누군가가 나서준다면 그야말로 너무나도 고맙다. 사람은 돕고 사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국운의 에너지가 낮아지면 그간에 도와주던 주변의 조력도 사라져서 그야말로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 시기가 금년 10월부터 5년에 걸쳐 이어진다는 말을 지금 나 호호당은 하고 있으니 내 속인들 좋겠는가 말이다.

 

이런 때를 달리 표현하면 絶(절)의 때라고도 한다. 절은 끊어진다는 뜻이다.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지내게 되고 문상객들이 찾아오지만 결국 관에 담겨져서 산에 가서 묻힌다. 묻히고 나면 문상객은 물론이고 가까운 이들까지 다 산을 내려갈 것이다. 그러면 망자는 차가운 땅 속에서 홀로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이지? 하고 물어보는 때를 운세 상으론 絶(절)이라 하는 것이다.

 

금년 10월부터 우리 대한민국은 그와 같은 孤立無援(고립무원)의 때로 진입한다고 보기에 나 호호당의 시름도 깊어간다.

 

 

앞일을 살피는 것은 강의 상류를 보는 것과 같아서

 

 

앞날을 본다는 것은 마치 강의 상류를 살피는 것과 같다.

 

당장 내 눈앞의 서울을 지나가는 한강의 수량이 많다 해도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한강의 상류가 마를 것이고 이에 시간이 지나면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도 결국 바닥을 내보일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이에 비유해서 얘기하자면 아직은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의 물이 예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그런대로 여전히 풍성한 편이다. 하지만 금년 10월부터 서서히 물줄기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2022년이 되면 바짝 말라있을 것이란 얘기이다.

 

쌀쌀맞게 이해타산을 따지는 미국, 나름 컸다고 으스대면서 연신 우리를 향해 호통을 치는 중국, 경제보복을 가해오는 일본, 그 판국에 숟가락을 얹어보겠다는 러시아, 또 그 와중에 비핵화를 내흔들면서 우리의 안보 환경을 흔들고 나선 북한이다. 글로벌은 물론이고 우리 주변의 기류가 저렇게 변했다.

 

이 모두 내 눈엔 한강 상류에 비가 내리지 않아 나날이 말라가는 한강의 모습과도 같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첩첩한 산중의 문턱에 들어서는 우리 대한민국이고 상류의 물이 빠른 속도로 말라가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당분간은 이런 내키지 않는 얘기는 올리지 않을 작정이다.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오늘 글을 썼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