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1870년대에 등장한 신흥3강
오늘은 좀 더 큰 시간의 스케일에서 오늘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역사를 통해 결국 오늘과 향후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이다.
1860-1870년대, 지금으로부터 대략 150-160년 전쯤에 세 개의 강력한 신흥세력이 등장했다.
먼저 유럽의 경우 과거 신성로마제국이란 허울 아래 수백의 나라들로 수 백 년 간 분열되어 있던 독일 지역이 프로이센 왕국에 의해 통일이 되었다.
프로이센은 독일 통일을 위해 남쪽의 강대국이던 오스트리아를 무찔렀고 곧 이어 프랑스와의 한 판 승부를 통해 승리한 결과 1871년 독일제국이 등장했던 것이다.
북미 대륙의 경우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미국은 남부와 북부 간의 패권다툼인 남북 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하면서 비로소 미합중국(USA)이 등장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긴 했으나 남북전쟁의 결과 1865년 북부가 승리하기 전까진 여전히 분열된 상태의 미국이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지구촌 신흥강국으로서의 미국은 남북 전쟁을 통해 등장했기에 미합중국의 國父(국부)는 조지 워싱턴이 아니라 링컨 대통령이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중앙에 있는 내셔널 몰(National Mall)을 보면 서쪽 끝에 있는 링컨 기념관이 있고 그 반대편 동쪽 끝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어 미국이란 나라의 정체성을 물리적, 공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유럽에선 독일제국이 1871년에 등장했고 미주 대륙에선 통합된 미합중국이 1865년에 등장했다.
이처럼 유럽에서의 독일 제국, 미주 대륙애서의 미합중국의 등장과 더불어 약간 그 위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동아시아 쪽에서도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으니 통합 일본의 등장이다. 동아시아 변방의 섬나라이던 일본이 중앙의 쇼군과 지방의 다이묘들로 이루어진 이른바 幕藩體制(막번체제)를 해체하고 왕정복고를 통해 중앙 통일 권력을 등장시켰으며 그 이후 참으로 놀라운 속도로 서구화를 단행해갔다. 1868-1891년에 이르는 메이지 유신이 그것이다.
글로벌 권력구도를 다 엎어버린 신흥3강
1860-1870년대 무렵 거의 동시에 등장한 통일된 독일 제국, 통합된 미합중국, 그리고 통합일본, 이와 같은 新興(신흥)의 3强(강)은 기존의 지구촌 권력구도(Global Order)를 완전히 뒤바꾸어놓고야 말았다.
그 이전까지의 강대국은 대영제국을 필두로 해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러시아였으며 동아시아의 경우 만주족이 세운 淸(청)제국이었다. 하지만 기존 강국들은 앞서 소개한 新興(신흥)의 三强(삼강)에 떠밀려 앞서거니 뒤서거니 소멸되고 말았다.
독일이 유럽을 다 먹겠다고 나섰던 전쟁이 결국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었고 일본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중일전쟁, 그러다가 유럽에서 히틀러가 일으킨 제2차 대전에 편승하여 동아시아 전체를 통으로 삼키겠다고 나섰던 一大擧事(일대거사)가 바로 태평양 전쟁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의 주역은 미국과 독일, 그리고 일본이었다. 그들이 사실상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미국이 패권을 쥐었고 일본과 독일은 분할 통치를 받거나 사실상 미국의 종속국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강자들도 대거 정리되었다. 대영제국은 해체되었고 오스트리아 제국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으며 프랑스 역시 그마나 가지고 있던 영향력을 잃고 말았다.
거대했던 소련 역시 사실은 부산물이었을 뿐이다.
기존 유럽의 전통 열강들이 무너지고 신흥의 독일마저 무너지자 갑자기 생겨난 커다란 권력의 공백이 생겨났다. 이에 해체된 러시아제국에서 이미 실팼던 이념인 공산주의를 기치로 혁명이 일어났고 그 결과 ‘소련’이라고 하는 거대한 제국이 새롭게 등장했다.
소련 제국은 유럽의 강자들이 다 무너진 빈 공간을 차지하고자 했지만 대서양 너머의 미국이 그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과 소련이 패권을 다투는 글로벌 냉전 체제가 생겨났지만 소련은 결국 내부의 後進(후진)적 취약성으로 인해 스스로 붕괴하고 말았다. 1991년 말의 일이다.
만주족의 청 제국 역시 서구열강의 압력에 시달렸고 이에 잽싸게 그 약점을 간파한 일본이 조선에서의 패권을 위해 도전하고 나섰으니 청일전쟁이 그것이다. 그 결과 청제국은 내부 혁명으로 무너졌고 이는 또 다시 치열한 內戰(내전)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라고 하는 신흥권력집단이 패권을 장악했으니 바로 오늘날의 중국이다. 그런데 그런 중국이 나름 힘을 얻었다고 판단한 결과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을 향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역사의 가정법
假定(가정)해보자, 그 쓸 데 없기로 소문이 난 “역사의 가정” 말이다.
미국이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서 패권을 차지한 뒤 대서양과 태평양 건너 쪽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가정이다.
유럽은 히틀러의 독일이 패권을 장악했을 확률이 크고 동아시아는 일본 제국이 패권을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독일은 유럽의 각 나라들을 위성국이나 종속국으로 만들었을 것이고 섬나라 영국에 대해선 어느 정도 대우를 해주는 선에서 마무리했을 것이다. 그랬을 경우 거대한 아대륙인 인도는 여전히 영국의 식민지로 남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동아시아의 경우 우리를 합병하고 만주를 차지한 일본이 거대한 덩치의 중국을 밑으로 깔아놓고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을 통합하는 大望(대망)을 이룩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이 덩치는 크지만 소수의 만주족에게 지배를 당했듯이 일본 역시 중국을 지배하지 말란 법은 없다는 얘기이다. 그랬다면 그야말로 일본을 종주국으로 하는 大東亞帝國(대동아제국)이 등장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참으로 쓸데가 없는 가정법이다. 글로벌 역학 구도 상 미국이 독일과 일본의 야심과 팽창을 가만히 두고 볼 순 없었을 것이니 말이다.
우리 근대사는 신흥3강의 흥망성쇠 속에서 만들어졌으니
이런 얘기는 그만 해두고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돌아와 보자.
1860-1870년대 무렵 거의 동시에 등장한 통일된 독일 제국, 통합된 미합중국, 그리고 통합일본, 이와 같은 新興(신흥)의 3强(강)이 패권을 다투는 과정은 고스란히 우리 근대사의 기초와 골격을 만들어놓고 있다는 점, 이게 오늘 하려는 얘기의 기본 취지이다.
조선왕국이던 시절의 우리는 중국의 明(명)제국과 그를 이은 만주족의 靑(청)제국을 섬기면서 사실상 꽤나 평온하게 지냈다.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받들어주는 이상 우리로부터 별다른 갈취나 핍박을 가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나쁜 사정이 아니었다. 다만 그 사이에 일본이 을 갑자기 대거 쳐들어오는 바람에 큰 患亂(환란)인 임진왜란을 겪었을 뿐이다. 이처럼 주변의 어떤 세력이 통합을 이루면 그 인근은 피곤해진다는 사실이다. 이게 국제관계와 권력의 본질이다.
그러다가 淸(청)제국이 서양 강자들 그리고 새롭게 통합하고 근대화를 달성한 일본에까지 패배하면서 우리 조선은 일본의 영향권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일본이 러시아까지 꺾으면서 병탄되고 말았다. 약소국의 숙명이다.
그러다가 독일의 패망으로 인해 생겨난 유럽의 권력 공백 속에 등장한 소련이 일본을 꺾어놓은 미국과 한반도에서 부딪쳤다. 그 결과 남북한이 분단되었고 이어서 6.25 전쟁을 통해 오늘날까지 우리는 분단되어 있다.
이 모두 따지고 보면 1860-1870년대 무렵에 일제히 등장한 독일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란 新興(신흥)의 3强(강)이 불러일으킨 餘波(여파)가 아니면 달리 무엇이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이제 오늘에 이르러 신흥 3강의 싸움은 이미 마무리가 되어있다. 미국이 나머지 둘을 꺾은 것이다.
이에 독일은 프랑스와 손을 잡고 유럽연합을 만들었지만 물리적인 힘은 없다시피 하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
패망한 이래 자위권까지 포기한 일본은 1980년대 무렵 잠시 경제력에서 미국을 앞섰지만 역시 무너졌다. 잃어버린 30년이 그것이다. 그냥 공손하고 고분고분한 미국의 종속국 또는 협력국로서의 일본이다.
유럽 강호들이 무너진 공백을 틈타서 등장했던 소련은 사라졌고 새롭게 등장한 러시아 역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허장성세일 뿐이다. 러시아의 미래는 전혀 밝지 않다.
그리고 공산당의 중국, 물론 무늬만 사회주의이고 사실상 황제 체제로 변신한 덩치 큰 중국이 현재 미국에게 덤벼보고자 나섰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그런 상황 속에서의 대한민국에 대해 전망해보자는 얘기이다. 오늘 글은 자락을 깔고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최근 동영상 하느라 꽤나 힘들다. 기술적 세팅이 쉽지가 않아서 그렇다. 조만간 평범한 루틴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글도 그림도 원래대로 자주 올릴 것이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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