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결혼을 할 수 없는 현실
결혼을 고려하는 커플이 있다. 당장은 둘 다 벌고 있어서 제법 큰 액수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마련하려고 한다.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해도 그걸 살아생전에 갚을 수는 없다. 특히 아이를 가질 경우 한 명은 휴직하거나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한다, 주로 여자가 그만 두기에 경단녀가 생긴다. 더더욱 대출을 갚을 가망이 없다.
선택은 둘 중에 하나, 결혼은 하되 아기를 낳지 않거나 아니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것.
저출산에 수많은 원인이 있겠으나 방금 얘기한 게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거액 대출을 받아도 문제가 안 되려면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것, 즉 부동산 인플레밖에 없다. 아파트 7억, 대출 3억이던 것이 나중에 아파트는 14억 가고 대출은 3억, 능히 대출을 변제할 수 있다.
성장이 끝나고 나니
나이든 세대는 그런 식으로 재산을 불리고 늘렸기에 부동산 불패신화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영끌’이란 말이다. 영혼까지 끌어다가 도박을 했는데 잘 되지가 않아서 문제인 것이지 그게 잘 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우리나라는 서울 또는 수도권으로 와야만 직장도 있고 교제도 가능하고 또 기회도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아파트, 저출산, 수도권, 이 세 가지 단어가 오늘의 우리 사회를 규정하고 있다 하겠는데 결국 그 바탕에는 돈 문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돈 문제라 하면 너무 막연하기에 좀 더 좁히면 부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세상살이를 할 때 벌어들이는 한도 내에서 돈을 쓸 수만 있으면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면 부채가 생기지 않게 되고 그로서 걱정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현대 경제는 이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들 하는 만큼 해보고 싶고 가능하다면 남들보다 더 잘 나가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 그렇다. 도를 닦으려 태어난 것도 아닐 터이니 말이다.
홀몸 또는 독신이라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욕망을 어느 정도까지는 자제 또는 억제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결혼을 해서 짝이 생기면 배우자의 생각도 감안해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버는 것보다 더 써야 하거나 앞서와 같이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엄청난 빚을 져야 한다. 전세 자금 또한 크게 다르지 않고 어쨌거나 주거비가 버는 액수에 비해 상당히 들게 되어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오지 않고 지방에 머문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그러면 좋은 직장이나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적어진다.
그러니 세속적인 욕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나름 편하고 즐겁게 사는 길은 빡 세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오고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좋은 직장을 얻고 그로서 상당한 소득을 얻되 결혼하지는 않고 그냥 하고픈 거 하면서 자유롭게 소비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얻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가능한 일이고, 또 그렇게 해서 앞서와 같이 자유로운 소비의 삶을 살아간다 해도 솔로의 삶은 나이가 들어 노년으로 접어들면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한다. 특히 아프고 외로울 때 위로해줄 사람이 없다.
결혼하고 출산하고, 소수 상층 사람들의 전유물
그러다보니 오늘에 이르러 결혼 자체가 소득이 아주 많거나 아니면 집안이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이나 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고, 출산율 또한 아내가 집안에서 살림만 하는 경우에나 높아진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갖는 일은 아직은 우리 사회의 정서에 반하는 일이기에 더더욱 인구소멸로 가는 대한민국이다.
우리가 저성장사회로 접어들자마자 즉각적으로 앞에서 얘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고개를 쳐들었다.
이대로 그냥 갈 순 없다는 사실
우리 경제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사실 정상이 아니다. 우리 경제는 내수보다 수출에 대한 의존 즉 수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기에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계속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서 그나마 저성장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형편없이 쪼그라드는 엄청난 난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최근 미국이 반도체와 2차 전지 등에 있어 우리 기업더러 미국 내에 공장을 짓도록 장려 또는 압박하고 있어 실로 걱정이 크다.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 자체가 미국으로 가버리는 것이고 또 우리 통화인 원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통화 가치 유지에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저성장 사회다 보니 좋은 일자리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젊은이들은 더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얻어야 하고 이에 부모님의 도움 없이 결혼하려면 거액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 결과 거액의 대출을 끼고 집을 사면 평생 부채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고 여기에 자녀까지 낳게 되면 그 또한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
아울러 현재 한창 논의가 무성한 국민연금이 나중에 젊은이들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쪽으로 개편될 것 같지도 않다.
이대로라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올 해 2024년이 우리 국운 순환 60년의 입춘 바닥이라서 모든 게 어둡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답은 이미 나와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답은 이미 벌써 나와 있다. 10년 안에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금의 흐름을 역전시킬 수 없기에 그렇다.
다소 과격하더라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험해봐야 할 것이며 그러다 보면 “먹히는 것”이 나올 것이다. 가령 임대 아파트를 엄청나게 짓거나 또는 현재 미분양된 아파트들을 정부가 사들인 뒤 임대아파트로 공급할 수도 있다. 이에 젊은이들이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대단히 저렴한 임대료의 아파트가 주어지고 또 아이를 낳으면 단지 안에서 좀 더 큰 평수로 이사 가게 하거나 또 낳으면 더 큰 평수, 이런 식의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주택업자들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이해관계를 적절하게 고려해가야 하겠는데 사실 우리는 그게 가능하다. 왜냐면 우리의 경우 은행이 사실상 정부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정부가 은행권 전체를 상대로 주리를 틀면 된다.
이런 아이디어는 하나의 예시일 뿐이고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출산율을 되돌려서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해야 할 것이고 또 하게 될 것이라 본다.
이제 나이든 호호당이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전히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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