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스타가 된 박항서 감독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사실 우리와 같은 보통의 사람들은 그저 박항서 감독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2002년 우리가 월드컵 4강 갔을 때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는 사실, 히딩크가 떠난 후 잠시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가 곧바로 경질되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그 이후 박항서 감독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 AFC U-23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약체의 베트남이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그 감독이 박항서 감독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우리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 여름 아시안 게임 축구에서 베트남을 56년 만에 4강에 올려놓으면서 일약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의 히딩크’란 별명과 함께 베트남 국민영웅이 되었으니 국내에서도 상당한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된 박 감독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연봉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 현지 CF를 3편이나 찍었다는 소식, 베트남 국민훈장을 받았다는 얘기, 박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에 관한 얘기, 얼마 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박 감독의 모습까지 뉴스에 나오는 등 온통 흐뭇한 美談(미담)들로 무성하다. 졸지에 스타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년의 세월 사이에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가 4강의 성적을 거두었을 때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후론 망각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긴 세월 흘러 오늘에 와서 다시 저처럼 많은 관심과 조명을 받고 있으니 사실 뜬금없는 일이기도 하고 꽤나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박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이란 영예로운 자리에 잠시 앉았다가 경질된 것은 2002년 10월의 일이었다. 


그러던 그가 2017년 9월 29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어 11월부터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게 되었다. 


이 대목에서 나 호호당이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된 일과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된 것은 사실상 정확하게 15년만의 일이란 점이다. 2002년 10월 경질, 2017년 9월 말 선임. 


60년 운세 순환을 15년씩 사계절로 나눈다면 바로 정확하게 한 계절이 지난 다음의 일이란 얘기가 된다. (이처럼 누구나 15년이 경과하면 많은 변화가 생겨난다.)



스스로를 재창조해낸 박 감독



박항서 감독은 1959년 1월 4일생으로 위키에 등재되어 있는 바, 그 무렵 경상남도 산청군 출신이란 점을 감안하면 음력 생일이라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양력 생일은 2월 11일이 되니 己亥(기해)년 丙寅(병인)월 甲子(갑자)일이 된다. 생시를 몰라서 그렇지만 그간의 경력이 알려져 있으니 운세 흐름을 알아보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60년 순환에 있어 甲申(갑신)년이 입춘 바닥이고 甲寅(갑인)년이 입추가 된다. 1974년 갑인년이 입추였기에 1979년 당시 국가대표팀 1진과 2진 사이를 오가며 활약을 했다. 1984년엔 럭키금성 황소에 입단한 후 1985년 K리그 우승과 1986년 K리그 준우승에 공헌하였다. 선수로서 영화로운 때였던 것이다. (1988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사실 박 감독은 지도자 또는 감독으로서도 그간에 충분히 좋은 활약을 했으며 그렇기에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코치 및 트레이너로서 활약할 수 있었다. 


다만 박 감독은 우리나라 축구계에서 이른바 주류가 아니었는데 그런 까닭이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바로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2004년 박감독의 운은 그야말로 입춘 바닥이었으나 그럼에도 상관하지 않고 그간에 계속해서 여러 팀의 감독 지도자 일을 맡아왔으며 그러던 중 우연히 베트남에서의 제의가 와서 생소한 나라에서 새로운 길을 열게 되었던 것이다. 



운명의 입춘, 죽고 다시 잉태되는 때



사람의 운이 60년 순환에 있어 입춘을 맞이하면 그로부터 12년은 새롭게 태어나서 어렵게 걸음마를 떼어야 하는 기간이다. 다시 말하면 새롭게 자신을 재창조해야 하는 기간, 물론 힘든 기간이 된다. 


입춘 바닥에서 10년은 운명의 子宮(자궁) 속에서 자라는 태아와 같다 하겠고 그로부터 다시 2.5년은 걸음마를 배워서 홀로 일어서는 기간이 되기에 대단히 힘에 겹다. 누구나 그렇다. 예외가 없다. 


박 감독의 경우 그 힘든 과정이 끝날 무렵에 베트남으로부터 제의를 받은 것이고 또 응한 것이라 하겠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여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선 약체국 베트남을 맡아서 다소 성적을 낸 것이니 그게 무에 대단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약팀을 맡아서 수준을 급격히 향상시킨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인정해주어야 할 것이다. 


2002년 10월 굴욕의 때로부터 15년이 흘렀다. 비록 축구 약체국인 베트남을 맡아서의 일이긴 하지만 저 정도면 정말이지 멋지게 再起(재기)에 성공한 셈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비로소 시작이란 점이다. 축구 지도자로서 이제부터 보다 더 알차고 보람찬 여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운명의 回春(회춘)



박 감독, 내년 2019년이면 이른바 還甲(환갑)이다. 만 60년의 생을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운세로 보면 이제 청소년이다. 큰 야심을 가져도 되는 운세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boy)는 응당 앰비셔스(ambitious)해야 하니 말이다. 


이런 것을 두고 ‘운명의 回春(회춘)’이라고 나는 규정한다. 생리적인 나이야 어김없이 한 해가 지나면 한 살을 더 먹지만 그렇다고 나이 숫자만큼 인생이 흘러가지는 않는 것, 이는 참으로 세상의 신비이다. 


늙어도 생동감에 넘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그런 사람은 운세가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는 이제 중년인데 생각이나 의지는 고루하고 나약한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 많다. 운세가 바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이에 맞추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든가 이루어야 하는 것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이는 젊은 시절에 이미 모든 성취를 이룩한 다음 그 이후로는 시름시름 앓으며 세월을 보내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남들 보기에 다 살았다 싶은 나이에 진정으로 새롭게 도전에 나서는 이도 있는 세상인 것이다. 


나이는 모든 이가 함께 일제히 먹어가지만 운명의 나이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나 호호당이 이 블로그를 통해 끊임없이 얘기하는 60년 운명의 순환에 있어 입춘 바닥이란 죽고 다시 잉태되는 때를 말한다. 


물론 생명 자체가 죽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의 많은 일들이 고루해지고 그 결과 어려워져서 결국 다 버린 다음에 또 다시 새롭게 창조해내어야 하는 때가 된다. 이는 겨울이 되면 낙엽이 지고 봄이 되면 새로운 싹이 트는 것과 같다. 



2024년, 대한민국이 죽고 다시 생겨나는 때



애기 나온 김에 덧붙이면 우리 대한민국 역시 현재 죽어가고 있다. 


1964년에 새롭게 잉태되어 1974년에 세상에 나온 뒤 전 국민이 열심히 나라를 발전시켜왔다. 1976년에 씨를 뿌렸고 30년이 흘러 2006년부터 수확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에 이르러 생산도 수확도 모두 마무리되었다. 그렇기에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더 이상 생산력과 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일자리 사정이 어려워서 청년 백수가 일상이 되었고 중년들은 자영업자로 내몰려서 지옥을 맛보고 있으며 나이든 사람들은 노후준비가 태부족이다. 중산층은 엄청난 부채를 안은 채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임에도 영업을 통해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 기업들이 즐비하다. 


젊은이들은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젊은 부부들은 출산을 꺼린다. 공기업과 대기업의 기득권 노조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느라 양보라곤 일절 없다. 모든 것이 경색되어있고 새로운 탄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죽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2024년이면 국운의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그 순간 새로운 대한민국이 잉태되어 또 다시 10년의 세월 동안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그 10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 새롭게 나라를 재창조해야만 한다는 얘기이고 또 재창조하게 될 것이다. 



박항서 감독에게 박수를



제 정리하자. 


박항서 감독, 45세이던 2004년에 운명의 죽음을 맞이했고 그 순간 다시 잉태되어 54세가 되는 2014년에 또 다시 세상을 향해 재출발했다. 이번 베트남에서의 눈부신 활약은 박 감독이 자신을 재창조해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나이와 상관없이 앞으로 더욱 더 힘찬 발걸음으로 전진해갈 것이다.


응원하고 박수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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