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7월,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군 측의 승리가 확실해졌을 무렵 미국은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에 맞서 싸우고 있던 나라들을 그림 속의 호텔로 불러모았다. 호텔은 미국 동북부의 스키장인 브레튼우즈란 작은 마을에 있었다. 이곳에서 미국은 실로 놀라운 제안을 제시했다, 우리가 전 세계의 바다와 하늘을 지켜줄 터이니 앞으론 자유롭게 무역하자는 얘기, 각 나라의 금융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서 국제통화기금을 창설하겠다는 얘기,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들의 부흥을 위해 IBRD를 만들자는 얘기, 심지어 나아가서 필요할 경우 거대한 미국의 시장을 개방해주겠다는 얘기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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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라가 깜짝 놀랐다. 그 이전의 무역은 각 제국들이 자신의 식민지와 배타적인 거래 방식이었는데 미국은 그 어떤 욕심도 부리지 않고 각 나라의 발전과 번영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니 얼마나 놀라겠는가.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브레튼 우즈 체제이다. 그 이후 전 세계는 엄청난 번영을 거듭해왔다. 우리 대한민국 또한 브레튼우즈 체제 안에서 오늘날 엄청난 성공을 할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 우리야말로 수출 주도형 국가란 점에서 체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나라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제 미국은 더 이상 남좋은 일만 하지는 않겠다고 한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은 비가 온 뒤의 풍경으로 보인다. 습기가 느껴진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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