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喪(상)을 치르는 동안 찾아와 위로해주시고 또 멀리서나마 위로의 마음을 전달해주신 분들에게 적어도 메일이나 문자로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저로선 너무나도 많아서 엑셀로 정리해가고 있지만 또 메일 아이디나 연락처와 매치를 시켜야 하는 터라 그 작업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알지 못하는 블로그 독자분들 중에 적지 않은 분들이 성의를 표시해왔는데 저로선 사실 연락을 드릴 방도가 없습니다.
이에 먼저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오로지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에 크게 三拜(삼배)를 올립니다.
인사가 늦어진 변명 또는 까닭
늦었지만 이제야 그리고 오늘에야 이렇게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것은 오늘 8월 31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간 괴롭히던 혓바늘들이 말끔히 가라앉았기 때문입니다. 아, 이제 어느 정도 내 몸이 회복을 했구나, 몸이 회복되었다면 그래 내 마음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아내 장례 기간 중에 눈물 콧물 참 무던히도 흘렸는데 그 중 콧물을 티슈로 닦다보니 코 아래가 심하게 헐었습니다. 그 염증 또한 며칠 내로 말끔히 나을 것 같습니다.
1975년에 아내를 만나서 1979년에 결혼했으니 얼굴을 보고 지낸지 50년입니다. 흔히들 반평생이란 말을 하지만 저로선 70년 삶에서 50년이니 5/7, 즉 7할의 시간을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사람이 제 곁에 없고 不在(부재)합니다. 사실은 곁에 없다는 사실이 좀처럼 실감이 가질 않습니다.
아침 6시 경에 눈이 떠지면 몸은 지금도 여전히 잔뜩 긴장해있습니다. 몸은 아직도 어서 벌떡 일어나 아내에게 가서 기저귀 갈아주고 자세를 바꿔주고 여타 원하는 것들을 시중들어야 한다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잠에서 깨면 아니야, 아내는 없어, 더 이상 아내는 힘들지 않아, 도 없어, 더 누워있어도 되고 좀 더 자도 돼! 하고 제가 제 몸을 타이릅니다. 가슴에서 배 엉덩이 등을 쓸어주면서 더 누워있어, 괜찮아! 하고 일러줍니다.
집에서 간호를 하다 보니 아들과 제가 24시간 카버했지만 새벽 3시에서 6시 사이엔 아들도 잠들고 저도 자는 시간이라 공백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깨는 순간 온몸이 경직되어 있습니다.
작년 10월 담낭암 판정을 받은 아내는 항암치료를 하고 운동도 하면서 나름 괜찮았으나 금년 5월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아들의 생일 다음 날 떠났으니
그리고 7월 그리고 8월 10일 응급실에 갔다가 패혈증으로 그 다음 날 11일 새벽 3시 5분에 숨을 거두기까지의 날들은 힘들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작년 10월 황달 증세가 심해져서 내과를 찾은 날로부터 정확하게 300일, 60일이 다섯 번 순환한 끝에 아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간의 병상 일지를 저는 제 스마트폰의 다이어리에 꼼꼼하게 기록해가면서 일진과 월운 등을 따져가며 전망해왔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5월부터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8월 중에 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삶이란 게 너무나도 신기하고 신비한 데가 있습니다.
8월 10일은 아내가 제 아들을 낳은 날, 즉 우리 아들의 생일이란 점입니다. 아내는 아들의 생일날 임종준비실에서 아들의 손을 꼭 붙잡고 있다가 그 다음 날 새벽에 떠났습니다. 차마 8월10일 아들의 생일을 자신의 忌日(기일)로 하긴 싫었던 것 같습니다.
아내가 남긴 가장 소중한 유품
그간 아내의 물건들을 대거 정리했고 지금도 해가고 있습니다. 50리터 재활용봉투 17개가 나갔으니 꽤나 많습니다. 간직할 것은 하나 둘씩 간직해가고 있지만 문득 또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아내가 아들 생일 다음날 떠났다, 그러니 아내가 남긴 가장 소중한 유품은 다름이 아닌 우리 아들이란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보고 싶을 때 아들의 손을 잡거나 안아봅니다. 그 절반은 분명 아내인 까닭입니다.
힘들었지만 힘든 것도 몰랐으니
그리고 그간 제 몸에 많은 무리가 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차라리 몸을 괴롭게 하는 것이 마음이 더 편했기 때문입니다. 콧등이 심하게 헐고 혀에 염증이 생기고 심하게 변비가 와서 약을 먹고 지내면서 최대한 정상 생활을 하고자 무진장 애를 썼습니다.
그러다가 금요일 오후 처음으로 1시간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일어나면서 문득 알았습니다. 그간 나 호호당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힘든 두어 달의 시간을 보내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 이제 억지 정상이 아니라 그냥 정상으로 복귀할 때가 된 것 같아,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문상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의 인사 올리면서
이에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다시 한 번 오로지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에 다시 한 번 크게 三拜(삼배)를 올립니다.
많은 분이 문상하셨고 성의를 보내오셨기에 천천히 시간을 두고 개인적으로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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