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고 10초도 되지 않은 저녁, 데워졌던 낮의 대기가 해가 지자 빠르게 식어들고 있었다. 돌아갈 집은 분명 우면동의 아파트인데 잠시 생각에 빠졌다. 어디로 가는 거지? 어디로 가야 하지?  그러고 보니 어디에서 왔는지도 애매해졌다. 定處(정처)를 잃어버린 나는 그저 불빛만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하늘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