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으로 그리고 아주 연하게 물감을 칠한 이 그림 속의 성은 영국 켄트(Kent) 지방의 리즈 성이다. 호수 한 가운데의 섬에 지어진 성으로서 영국 튜더 왕조의 헨리 8세가 당시 스페인의 카스티야 연합왕국의 군주였던 이사벨 1세의 딸인 캐서린(흔히 아라곤의 캐서린)을 신부로 맞이하여 차린 신혼집으로 사용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아버지인 헨리8세에 관한 얘기는 너무나도 많고 유명하다. 헨리 8세는 캐서린과의 금슬이 대단히 좋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하는 바람에 부부 사이가 틀어졌다. 왕위상속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헨리 8세는 그러다가 캐서린의 시녀였던 앤 불린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당시의 교황 클레멘스 7세에게 캐서린과의 결혼을 무효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교황은 당시 유럽 최고의 권력자였던 카를 5세의 눈치를 봐야하는 탓에 이혼을 승낙하지 않았다. 카를 5세는 캐서린의 조카였기 때문이다.
이에 성질이 난 헨리 8세는 가톨릭으로부터 탈퇴하고 영국 성공회를 세운 뒤 스스로가 수장이 되었다. 그 뒤로도 참으로 많은 흥미진진한 얘기가 있지만 이만 줄인다. 아무튼 리즈 성은 헨리8세와 캐서린이 처음 신혼살림을 차렸을 성으로서 워낙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지금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어있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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