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내렸다. 5월에 걸맞는 화창한 풍경이 생각나서 구글로 검색하다가 적당한 사진을 발견했다. 좀 더 밝게 그리면 5월의 날씨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건물의 그림자를 연하게 넣어서 빛으로 넘치는 명랑한 그림이 되었다. 이탈리아 트렌토의 대성당과 앞 광장이다. 삼지창을 든 넵튠의 분수가 보인다. 먼 배경의 산색도 5월이고 하늘도 5월이다. 지금은 5월, 그림을 그려도 5월의 정서가 들어간다. 만일 11월의 쓸쓸한 풍경을 그리라고 하면 못 그릴 것 같다. 감정은 계절을 타고 가기 때문이다. 

 

종이는 국산 아트 프린스, 크기는 26x36 센티미터, 코발트 블루와 울트라마린 블루, 번트 시엔나와 번트 엄버, 레드, 엘로 오커. 즐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