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머리가 무거워도 약간만 미열이 있어도 혹시 그 놈일까? 하며 신경을 곤두 세운다. 누굴 만났더라? 하고 며칠 사이의 접촉을 되돌아본다. 이런 이게 참 힘들다. 백신을 두 번이나 접종했지만 그럼에도 담배와 시가를 피우는 나 같은 사람은 걸리면 골치 아프다. 바깥 나들이도 잘 하지 못한다. 늙은 탓에 힘이 든다. 몇 년전 다녀온 풍경이다. 35번 국도를 타고 낙동강 지류를 따라가면 청량산을 만난다. 늦은 가을이었고 온 산은 단풍, 물가는 억새와 갈대 등 수초들로 가득했다. 언젠가 그려봐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었다. 다시 가봐야지 하고 다짐한다. 가게 되면 차를 세우고 얘기해야지, 아, 오랜 만이야, 잘 있었어? 아, 참, 신령님도 잘 계셨구요, 하고.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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