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5월까지 견딜 수 있을까?



시방 3월 말인데 4월을 지내고 나면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령 대표적으로 대한항공의 경우 1년 매출액이 14조 가량이니 월 1조2천억 정도의 현금이 들어온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매출이 무려 세 달 동안 거의 없다고 하면 현금흐름에서 3조 이상 펑크가 난다는 얘기인데 대한항공이 아무리 대기업이라 해도 그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턱이 없다. (참고로 포털을 통해 대한항공의 2018년 말 재무상태표를 보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5천억이라 되어있다.) 


식당이나 기타 소상공인들 역시 매출이 엉망이다. 그런 상태에서 몇 달 동안 가게 임대료와 종업원 급여를 주어 가면서 버티긴 어려울 것이다. 다른 중소기업들 역시 상당수가 마찬가지일 것 같다. 평소 흑자냐 아니냐를 떠나 그렇다. 


너무 빠른 생각이지만 나 호호당이 보기에 4월 혹은 5월에 가서 한국은행이 제로 금리는 물론이고 직접 발권력을 동원해서 일정 기간 동안 양적완화를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한은에 의한 원화 양적완화의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이번에 우리 측에서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준이 600억 달러 통화 스왑을 해준 것으로 볼 때 이게 어쩌면 원화 양적완화의 힌트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미국은 기축 통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요 통화를 발행하는 유럽중앙은행(ECB)와 영국 영란은행, 스위스 중앙은행, 일본 중앙은행과는 무제한 달러 통화 스왑 계약을 맺고 있기에 그 국가들은 달러 부족으로 인한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연준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치솟자 달러 가치 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우리를 포함한 호주 브라질 멕시코 등 9개 나라 중앙은행에 대해 6개월 한시적으로 달러 스왑 계약을 허용해주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계좌를 열어준 셈이다. 


이번 스왑 계약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 중에 하나가 어쩌면 원화 양적완화를 가능케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원화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화가 아니기에 만일 한은이 돈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원화 가치의 대폭락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를 포함한 이번 스왑 체결 국가 9개 나라 중에 하나라도 금융위기가 촉발될 것 같으면 그게 글로벌 전체적인 금융위기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미국이 한 게 아닌가 싶다. 



미국도 우리 시장에 사실상 물려있는 셈이어서



그럴 법도 한 것이 현재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자금(미국 자금 포함)은 우리 국채만도 123조원을 보유 중이며 주식 또한 비중이 33% 선으로 시가로 치면 수백 조에 달한다. 그러니 우리 금융시장이 무너질 경우 그들이 입게 될 손실 또한 천문학적 숫자이고 그럴 경우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금융시장이 일제히 휘청거릴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금융 복합 위기는 현재 제시되는 정부의 추경이나 대책 정도론 앞에서 얘기했듯이 전체적인 유동성 부족을 메우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고 이를 방치할 경우 연쇄 부도 사태가 발생해서 국가 경제 전체가 통으로 도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미국은 우리가 양적완화를 해도 봐줄 용의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으로서 이번 달러 스왑을 허용해준 것이 아닐까? 


시간이 더 지나봐야 하겠지만 먼 훗날이 아니라 아마도 5월경이면 상황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 본다. 그리고 그 경우 답은 한은에 의한 양적완화 밖에 더 있겠느냐 싶다는 얘기이고 그러기 위해선 미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양적완화시행 시 원/달러 시세의 조정은 불가피하다.



물론 원화 양적완화에 들어갈 경우 역시 적당한 환율이 어느 선이냐 하는 문제는 남는다. 원화 가치의 대폭락은 모면한다 하더라도 어느 선까진 원화가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얼마까지 하락하느냐 하는 점보다도 그 과정에서의 속도나 과정이 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가령 빠른 시간 안에 달러가 1300 원대로 진입할 경우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 솔직히 말하면 미국 자금은 그 자체만으로도 10%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주가도 내리고 국채 가격도 하향 조정되는 마당에 환차손까지 입는다면 그 손실이 미국 금융 회사 입장에선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국 연준은 자국 금융 회사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 원화 가치의 하락에 대해 대단히 기술적인 스케줄을 만들어 실행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물론 구체적인 작전은 미국 금융회사들이 입안하겠지만 아무튼 그럴 경우 일종의 거대한 스케일의 작전 같은 것이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원화 양적완화가 시행될 경우 한동안 이른바 원/달러 시세가 예기치 않은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나 호호당의 계산법에 의해 미리 추산해보면 원/달러 시세는 양적완화가 시헹될 경우를 전제로 1,360원 정도를 중심으로 해서 일시적으론 1,500원을 상회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 같다고 본다.


 

글로벌화에 대한 역풍과 장기 침체



아울러 현 시점에서 분명해진 것은 코로나 19가 촉발한 글로벌 침체가 얼마나 이어질지 그건 알 수 없으나 당분간 상당한 침체는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는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였고 2008년의 미국 금융위기는 미국 자체적인 신용 네트워크의 결함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실물 경제가 거의 마비될 지경에서 오는 위기가 자칫 금융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더 복합적인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기에 회복이 언제 가능할 것인지도 현재로선 전혀 추산할 수가 없다.


더 큰 눈에서 볼 것 같으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는 1990년대 중반 미국이 추동해온 글로벌화에 대한 일대 逆風(역풍)이자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화는 정보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더욱 강력하게 추진되었고 그 결과 전 세계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장소와 위치에 상관없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구조, 생산을 중심으로 볼 것 같으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Global Supply Chain)이 작동되고 있으며 소비로 볼 것 같으면 이른바 ‘직구족’의 등장이 그렇다. 


그 바람에 국제간에도 그렇고 나라 내부에서도 그렇고 상품의 정보 특히 상품 가격이 실시간으로 비교되고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던 중간 판매상이나 소매상의 입지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그 좋은 예라 하겠고 우리나라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일반화되어있어 실시간 가격비교가 가능한 탓에 부가가치의 창출이 지극히 어려워져 버렸다. (부가가치의 창출이란 것이 알고 보면 정보 부족으로 인해 비싸게 구매해주는 바람에 생겨난다는 역설이 그 속에 놓여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언젠가 지나가겠지만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상황 또는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기에 이번 일로서 글로벌화는 당분간 역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구촌의 어느 후미진 구석에서 생겨난 변종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이 오늘날의 구조인 까닭이다. 


글로벌화가 역풍을 맞을 경우 나라 사이의 장벽이 두터워진다는 얘기가 되고 그로서 교역의 지속적인 증대를 통해 성장해온 글로벌 경제는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성장률의 하향 조정이 어느 정도까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단기 증시 전망



말이 나온 김에 증시에 대해서도 얘기해본다. 


증시의 경우 이미 작년 5월 무렵 블로그를 통해 2022년부터 우리 금융시장에서 외인자금이 빠져나갈 것이기에 서서히 추세적인 하락으로 갈 것이란 얘기를 한 바 있다. 그런 까닭에 나 호호당은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제 어지간하면 증시는 잊어버리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해주곤 한다. 


하지만 오늘은 눈앞의 증시 상황에 관한 것이다. 


증시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오르는 것도 내리는 것도 제약이 없을 것 같지만 나름 어떤 보이지 않는 단계 혹은 레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 레벨은 금리나 성장률 등의 환경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바, 현 시점에서 가령 코스피 지수의 하한선은 1590 포인트 선이라 여겨진다. 오늘 월요일 증시를 보니 또 다시 내려서 이 시각 현재 1500 포인트 초반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것을 두고 하락 오버슈팅이라 한다. 공포 심리에 의해 하락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말이다. 


따라서 현 증시 수준은 바닥이 아니라 바닥 밑의 가격인 셈이다. 물 꼴깍꼴깍 마시면서 잠수 중이란 말이다. 따라서 조만간 증시는 반등을 할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3월 12일, 즉 팬데믹 선포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을 시작한 가격 수준 이상으로 반등하긴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증시의 경우 당분간은 1590에서 1830 포인트 사이에서 오르내림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본다. 단타가 성행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중국발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어서



그러다가 만일 한은의 양적완화가 시작된다면 물론 그에 맞는 새로운 가격대를 찾아서 움직일 것이라 본다.

 

공식석상에서 할 얘기가 못 되겠지만 ‘차이나 바이러스’가 정말 크게 사고를 친 것이다. 이에 노골적으로 말은 못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전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촉매가 될 것이라 본다. 


하지만 중국발 위기는 이번 코로나19가 아니라 연말쯤에 가서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 나 호호당의 생각이다. 


독자 여러분의 무사 안녕을 빈다.